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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대단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살인 사건을 추리하는 이야기도 아닌데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정말 놀라운 심리스릴러!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가는줄 모르고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된다.
우리는 가끔 그럴때가 있다. 내가 모른척 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낄때! 그런데 심지어 살인사건과 관계된 일이라니 더욱 그 사실을 감추게 되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예민해져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모든것을 의심 하고 심지어 스스로 조기치매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까지 하는 캐쉬! 아니 정말로 조기치매증세가 시작되는거라고 믿게 만드는 상황들! 폭풍우가 치던 밤, 자신이 모른채 하고 지나쳤던 차안에 친한 친구가 타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 그녀를 궁지로 몰아가게 된다. 그런 과정이 너무도 공감이 가고 주변 상황들과 맞물려 심리상태가 어찌나 세밀하고 실감나게 표현되어 있는지 글속에 푹빠져 읽게 된다.
낯선 번호로 걸려오는 침묵의 전화, 자꾸만 깜빡거리는 건망증등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게 되는 그녀는 약물과다 복용에까지 이르러 점점 더 무기력해져만 가는데 ...
십분 공감이 되는 죄책감이라는 소재는 그녀의 행보에 초점을 맞추게 하고 아직 잡히지 않은 살인사건의 범인이 주변을 어슬렁 거리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불안과 긴장감을 높이고 약속을 하고도 자꾸만 까맣게 잊어버리는 그녀의 증세는 엄마의 조기치매 이력 때문에 더욱 치매로 의심하게 만든다. 그녀의 치매의심 증세등의 이야기가 질질 끄는 듯한 느낌이 들때쯤 캐쉬가 스스로의 잘못을 고백하는 순간이 오고 그제서야 그녀는 올바른 궤도에 올라서게 되는데 믿을 수 없는 사실이 그녀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
‘폭풍우속 살인사건의 범인은? 아니 사건이 해결되기는 하는걸까?’ 하는 궁금한 마음을 밑바닥에 깔고 캐쉬의 행적을 쫓아 긴장감에 책을 읽고 있던 우리는 어느순간 늘 주변을 맴돌고 있는듯한 그 살인사건 바로 그 한복판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직접적으로 살인사건을 다루거나 추리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살인사건을 녹아들게 만드는 이런 글이라니 놀랍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