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 참 놀라운 작가다. 역사속에 숨은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마치 그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옛문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이 이야기는 효종즉의년 조선사회를 뒤흔든 해괴한 사건의 실체와 전모, 그 사건속의 인물들을 낱낱이 파헤치는 소설이다.

구월은 한서린 한 여인네의 이름이다. 제목 그대로 역사서 곳곳에 흔적으로 남은 어느 살인사건의 범인인 구월의 살인, 그녀가 저지른 살인을 하나둘 낱낱이 파헤치는 이야기로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니 다소 어지러울수도! 또한 작가가 사용하는 문체가 현재에 많이 사용되는 단어들이 아니다보니 처음엔 다소 읽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허나 낯선 단어 바로 옆에 달아 놓은 주석 덕분에 금방 이해하게 되고 한꼭지를 읽어내려가다보면 문체의 가닥이 잡혀 오히려 읽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마치 역사드라마를 한편 보듯 읽어내려 가게 된다는 사실. 게다가 남다른 침착함으로 사건을 예리하게 추리해나가는 잔방유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니 그의 활약을 은근 기대하게 되는 우리 역사속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추리소설이라 하겠다.

전방유, 그는 어릴적엔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명석했으나 어찌된일인지 과거 시험에 늘 낙방하게 되어 점점 외톨이 신세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러다 미제로 남은 살인사건을 해결하게 되면서 인정을 받고 그에게 백주대낮의 강도사건으로 남을뻔한 사건이 넘겨지게 된다. 자상이 일곱인 시신과 범행을 목격했다는 간증인이 있음에도 범인을 밝히지 못한 사건을 전방유는 특유의 침착함과 예리함으로 사건의 진범이 구월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만다. 전방유의 사건 추리 과정이 마치 셜록홈즈를 보는 듯 흥미진진!

시대는 막 혼돈을 벗어나 새임금이 들어서고 조정 대신들은 임금의 눈치만 보는 지경! 결코 자기 혼자 벌인 일이라는 것만 강조하는 범인에게 배후 세력을 밝혀 내지 못해 안달하는 조정대신들, 분명 사건의 범인이 대군의 집 노비라는 사실을 아는데도 그 주변을 탐문할 것을 명하지 않는 임금 덕분에 사건은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한다. 그들 앞에 다시 한번 잔방유가 등장해 사건에 사용된 흉기의 출처를 밝혀내지만 어딘지 꺼림칙함과 씁슬함만이 남는다.

구월의 탄생과 구월의 사랑, 그리고 눈앞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사랑하는 이를 위한 복수, 복수를 위한 치밀한 계획과 실행에 옮기기까지 하나도 허투른게 없던 구월, 세상은 노비와 양반의 시대, 노비는 그저 양반의 부속품일뿐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던 때, 노비가 양반을 능멸하거나 죽이게 되면 노비는 무조건 능지처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수의 칼날로 주인을 죽인 구월은 결코 자신은 그의 노비가 아니라는 주장만 펼칠뿐, 자신을 도운 뒷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한채 죽음에 이른다. 구월 또한 잔인하지만 안쓰럽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죽음에 이르게 한 자상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를 밝히지 못하지만 모두가 어림짐작하게 되는 소설!

사람의 목숨보다 신분이 더 중요했던 그때에 구월이 당당하게 살인을 하므로써 호소하고자 했던 이야기게 귀기울이지 못하던 시대가 원망스럽다. 그런 시대의 살인 사건을 400년이 훌쩍 지나 지금에서야 사건은 물론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작가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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