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이 엮은 시집 들고 책소풍 나왔어요! 가끔은 집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책읽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게 감사한 일이며 힐링이고 이런게 바로 소확행!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풀꽃 시인이 들려주는 100편의 시라 감동스럽기까지!

띠지를 벗기면 더 사랑스러운 분홍빛 색상의 양장표지가 나와요. 요즘 한창 피는 분홍 장미를 연상시키는 표지와 초록 나무!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촉촉한 감성의 시를 전해주는 시집이랍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왜 그렇게 좋은가 했더니 오랜 기간 초등학교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군요. 나 또한 그 순수함을 좀 묻혀 올 수 있을까 하며 시집을 넘깁니다.

특히나 이번 시집이 좋은건 시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삽화입니다. 시는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달라서 배경 그림이 방해가 될때가 있는데 어쩜 이리 자연스럽게 아무렇게나 자연의 모습을 담아 놓았는지 시인의 시가 숲속 한가운데 모든 자연스러운 것들로 다가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도 물론 좋지만 시인이 엄선해서 실어 놓은 타인의 시들도 참 좋습니다.

누군가 아름답게
비워둔 자리
누군가 깨끗하게
남겨 둔 자리

그 자리에 앉을 때
나도 향기가 되고
고운 새소리가 되고
꽃이 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비워둔 자리이고 싶습니다.
- 빈자리/나태주 p29

운율이 참 잘 어우러지는 시도 좋디만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은 나태주 시인의 시는 마치 산문 같은 느낌을 주어 한편 한편 편하게 읽게 되요. 그런데다 시인의 넉넉한 마음을 담은 시들이 위로가 되고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고 때로는 앉아 쉴 수 있는 빈 의자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평소 알고는 있지만 시인을 잘 몰랐거나 새롭게 알게 된 시들! 시가 주는 느낌들이 새삼스러우면서도 내마음을 대신 이야기해 주는 거 같고 나를 토닥여 주는 것만 같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
흰 구름 한 송이
새소리도 몇 움큼
...

나태주 시인의 시 속에는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시어들이 가득합니다. 꾸민듯 꾸미지 않은 소박함이, 자연을 사랑하는 시인의 마음이 시속에 녹아 있는 듯 합니다.

너의 얼굴 바라봄이 반가움이다
너의 목소리 들음이 고마움이다
너의 눈빛 스침이 끝내 기쁨이다

끝끝내

너의 숨소리 듣고 네 옆에
내가 있음이 그냥 행복이다
이 세상 네사 살아있음이
나의 살아있음이고 존재 이유다.
- 끝끝내/나태주 p30

이번 시집에서 제게 가장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준 시에요. 아마도 누구에게나 다 그렇게 다가오겠지만 이 세상 제가 살아 있음이 존재 이유가 된다니 오히려 내게 존재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만 같은 시!

꽃향기가 나고 숲 형기가 나고 새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시집! 내내 곁에 두고 한편한편 자연과 더불어 감상하고 싶은 시집, 당신을 생각하느라 한권의 시집으로 탄생한 건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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