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모르고 태어난 날도 모르는 모모는 이제 열살, 아니 열네살! 창녀라는 직업상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엄마들에게서 아이들을 도맡아 키우는 로자 아줌마네 집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아줌마는 물론 아파트 주민들과 의사샘 그리고 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이 모모! 아직은 부모의 보호아래 살아가야 할 나이의 모모가 스스로의 삶의 무게를 견디며 행복을 찾으려 애쓰며 살아내는 생의 이야기가 때로는 해학적이면서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육중한 몸으로 늘 7층을 오르내리는 일을 힘겨워하는 로자 아줌마는 누가 뭐라해도 모모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다. 한때 엄마가 그리운 마음에 어리광을 피우며 관심을 끌기 위해 복통을 일으키고 여기저기에 똥을 싸대며 괴롭히기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성장을 위한 통과의례 같은 것일뿐. 비록 열살 나이지만 이제는 스스로 돈벌이를 하기도 하고 동생들의 밑을 닦아주며 로자 아줌마에게 힘이되고자 한다. 너무 일찍부터 철이 들어 어린아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로자 아줌마의 걱정을 듣지만 그 또한 사랑이라 여기며 스스로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모모!

비록 불행한 처지에 놓여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른데다 자신이 놓여 있는 처지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때로는 방황하고 갈등하고 반항을 일삼는 감수성 예만한 아이 모모! 우신을 꾸며 아르튀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친구삼아 늘 곁에 두며 위로 받는가 하면 온갖 것들을 상상으로 불러내어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를 견뎌내려 애쓰는 모모! 출생의 비밀마저 웃지 못 할 해프닝으로 끝나버렸지만 열살인지 열네살인지도 모르고 살아야했던 모모에게 부모의 존재란 로자 아줌마 그 이상은 아니다.

아우슈비츠에 대한 공포심으로 지하에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별장이라 부르며 악몽을 꾸는 밤이면 도피처로 삼던 로자 아줌마! 모모의 삶의 무게만큼이나 육중한 몸을 더이상 감당하지 못해 정신마저 오락가락하는 로자 아줌마의 삶의 무게까지 짊어 지려 애쓰는 모모! 비록 돈때문에 모모를 돌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로자 아줌마의 존재는 모모에겐 등을 기댈 수 있는 비빌 언덕! 그런 존재의 죽음을 혼자서 지켜내려 발버둥치는 모모의 온갖 노력이 너무도 안타깝다.

‘나는 너무 행복해서 죽고 싶을 지경이었다. 왜냐하면 행복이란 손 닿는 곳에 있을 때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실의 삶이 너무도 버거운 모모에게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던 거꾸로 움직이는 영사기나 기계로 만들어져 절대 부서지지 않는 서커스 장난감등을 바라보며 행복해 하는 모모의 시선은 이야기를 더욱 역설적이면서 극적으로 끌고 간다. 삶의 절박함을 잊으려 발버둥치는 모모를 보니 행복이 행복인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오히려 모모보다 더 철없이 여겨진다. 모모가 지금 이곳에 있다면 우산 친구 아르튀르를 앞세우고 배부른 투정을 하는 현대인들의 엉덩이를 걷어 찰지도!ㅋㅋ

평론가 이동진의 말처럼 한 번 마음먹고 읽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소설! 더우기 생동감 있는 일러스트가 한몫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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