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책, 이제 가까운 편의점에 맡기시면 됩니다.
20090912000098
알라딘에서 중고샵을 오픈한지는 꽤 되는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내보낸지는-왠지 '팔았다'는 단어는 가슴이 아프다 -
이번이 처음이었다.
편의점 택배라는 것이 있지 않았다면 아마 실행하지 못했을게다.
택배아저씨를 기다리는 것만큼 이 모든 실행을 주저하게 만들 일이 있을까?
이 세상에 여러가지 거짓말이 존재하는데
중국집에 배달으르 시켰을때 언제나 전화하면 나오는 답이 "방금 떠났다"는 것이다.
택배아저씨(왜 꼭 아저씨인지는 모르겠지만)들 역시 '오늘 중'에 도착한다는 것만 확실하다.
그분들 역시 모든 사정이 있기 때문에 약속한 시간에 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기다리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못할짓이다.
애꿋게 택배아저씨께 욕을 해야 하고, 그 분들은 늘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욕을 먹어야 하니
서로간에 참 민망한 상황이다.
하지만, 편의점 택배라. 이것 썩 괜찮은 방법이었다.
몇가지 무시무시한 경고문들이 있었지만
(내용이 다르면 보낸사람의 비용으로 택배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둥...알라딘 짱 살벌)
택배아저씨와의 갈등을 해소시켜주는 방법으로 바람직하다.
내보낸 책들을 잘 포장한 뒤에 (박스가 없으면 책도 못팔겠다 -_-)
그 안에 주문 내역서를 넣고
책들이 흔들리지 않게 나름 신문지로 장치를 해주고
(아무리 생각해도 종이신문의 역할은 참으로 다양하다. 잘 구겨서 넣어주면 좋다.
물론, 책을 받고 신문지들을 버려야 하는 알라딘 직원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흠집없는 책을 받아볼 이용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신문지 분리수거는 기꺼이
감수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님 말고..)
택배를 배송할 수 있는 집근처의 편의점으로 간다.
편의점에 가보니 무게를 잴 수 있는 앙증맞은 저울이 있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IT발전에 감탄을 한번 하고
(알라딘에서 설정한 신청번호를 꾹꾹 누르면 보내는 사람과 받는사람의 주소가
자동적으로 인쇄된 스티커가 나온다. 놀랍지 않은가? 난 놀랍던데..)
인쇄된 스티커를 박스위에 잘 붙인 후 편의점 직원에게 상자를 넘기고
영수증을 받으면 된다.
내보낸 애들이 여행을 잘 하고 있는지 웹으로 확인을 하고
'몸값'이 입금 된것까지 확인하면 끝난다.
(어째, 꼭 인신매매범이 된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한다)
택배아저씨의 등장을 기다리며 마음 졸일 필요도 없고
얼굴 붉히며 '지금 몇신데 안오는거야'라며 모르는 사람을 욕할 필요도 없다.
비가 오면 그 다음날 나가면 되고, 마음이 울적하면 한밤중에 나가도 된다.
알다시핀 편의점은 24시간 아니던가..
서로에게 득이 되는 - 사업에선 win-win이라 한다던데 -
그보다는 서로 행복한 얼굴로 지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구조라 마음에 든다.
이제 택배아저씨와의 화해가 시작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 약간의 불편함...
1) 아직 정착이 안되었는지 쓰이는 말이 여러가지가 되어 햇갈린다.
- 내가 기억해야 하는 숫자를 부르는 말이 여러가지이다.
접수번호 (이건 알라딘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숫자)
신청번호 (이건 택배사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숫자)
- 알라딘내에서도 아직 잘 정립이 되어있지 않은가 보다.
이벤트페이지에서는 '주문번호'를 기억하라고 하는데 아무리 뒤져도
페이지에는 '접수번호'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주문번호=접수번호라는것. 사소한 것이지만 통일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2) 주문 수정때 '삭제'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첫 주문을 하다가 깨달았다. 아 1~2권이 더 있는데...
주문 수정이란 것이 있었다. 무슨 실험 정신인지 모든 책들을 다 취소했다.
(1~2권 추가만 해도 되는데 -_-) 그랬더니 더이상 추가도 안되고
깡통 계좌만 남아 버렸다.
- 결국, 다시 주문하고 알라딘에 팔기로한 하나의 주문은 깡통으로 남고
깡통 주문이되었던 아니면 사정이 있던, 이행할 수 없는 주문은 지울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