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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5,000년의 문명사 - 상 - 고대 이집트에서 제1차 세계대전까지
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 이순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지중해를 '우리 바다'라고 불렀던 유일한 나라가 로마였다고 합니다.
라틴어로 '마레 노스트룸(mare nostrum)=our sea'이라 불렸던 지중해.
지금은 여행객들을 위한 바다로 전락(?)한 곳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 분명합니다.
지중해 라는 틀에서 유럽을 둘러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더군요.
보통의 유럽을 이야기 할라치면 고대에는 그리스-로마로 이어집니다.
이 두지역을 잇는 것으로 이집트가 있긴 하네요.
하지만, 그 이후 중세로 넘어가면서 부터 지중해는 십자군 전쟁이 등장할때까지
거의 나올일이 없는 한산한 지역이 됩니다. 이후에도 별로...
왜 그랬을까요? 지중해를 기반으로 패권을 잡은 나라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로마이후 유럽의 입장에서 보면 이슬람과 늘 나눠야 하는 바다가 되다보니-
때로는 이슬람의 바다같기도 한 - 다른 지역이 더욱 중요하게 여겨졌을겁니다.
대항해시대에 돌입하면서는 대서양이 훨씬 더 의미있는 곳이 되버렸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런것 같긴 하네요.
이 책에서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라도 지중해와 관련이 없으면
그냥 한두줄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그만큼 보통의 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로마 멸망이후 19세기나 되어야 다시 나타나는 통일된 이태리. 그들은 과연 1000년이 넘도록
무슨 일을 하고 지냈을까요?
왜 이태리는 지금도 남북간 격차가 많이 발생하고 있고
다양한 특성이 나타나는 도시들이 많이 있을까요?
대부분 이태리 여행을 하면 찾아가는 베네치아와 나폴리, 로마와 밀라노, 피렌체 등
그들의 복잡하고 잘 몰랐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중해를 이야기할때 빼놓지 못하는 또 한명의 주인공 이슬람.
유럽-미국의 서양 중심의 역사관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슬람의 활약이 그려집니다.
로마시대 이후 지중해를 양분(?)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자가 서양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슬람에 대해 은근히 적대시 하는 뉘앙스가 곳곳에
보여집니다. 아직까지도 유럽인들에게 이슬람은 두려움과 멀리하고 싶은가 봅니다.
또 하나 더. 지중해 역사를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주는 '쉼표'같은 존재. 바로 '섬'입니다.
키프로스와 크레테, 그리고 덩치만큼이나 스케일 크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칠리아.
그외에도 조연급 섬들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지요.
지중해를 대표하는 도시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콘스탄티노플과 이스탄불.
하나의 도시이지만 두개의 이름으로 불리는 그곳. 어찌보면 로마보다 더 지중해라는
곳에 어울리는 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이집트와 그리스) 누구나 아는 로마의 이야기,
그 로마가 무너지고 난 후 교황의 힘이 커지는 중세의 등장과 이슬람의 확장.
그들이 부딪힌 십자군전쟁, 유럽 각국의 힘이 부딪힌 지금의 이태리 지역,
그리스의 독립과 이태리의 재통일 이후 1차세계대전까지 지중해 지역의 흐름이
바다처럼 출렁거리며 흘러갑니다.
어느 정도 뻔한 흐름의 역사책이 지루하다면, 아주 좋은 대안이 될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 두권(상-하)으로 나뉘어져 꽤 두툼합니다.
가격도 싸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