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집 - 종묘, 경복궁, 자금성, 파르테논 신전 새롭게 보기
구본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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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쉰이 넘도록 두 번 이상 읽은 책은 5권을 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숨어 사는 외톨박이>와 소설 <나스타샤>도 한 번 만 읽었을 뿐, 그 내용을 머릿속으로만 음미하고 기억할 뿐, 가끔 책장에서 꺼내어 먼지를 닦아주고 어루만져줄 뿐 다시 읽지는 않았다. 


건축 전문기자였던 고(故) 구본준 선생의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은 내게 각별한 책이 되었다. 이역만리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헤어지기 싫어서 다 읽고도 책장에 꽂지 않았고 심지어 마지막 쪽을 넘기자마자 첫 쪽을 다시 펴게 된 책이다. 한 권의 책을 완독했다는 정복심을 만끽하고자 읽은 책을 흐뭇하게 책꽂이에 꼽는 개선식을 하지 않았고 책상에 앉으면 편안하게 닿을 수 있는 곁에 모셨다. 


‘뉘 집에 가든지 좋은 벽면을 가진 방처럼 탐나는 것은 없다. 넓고 멀찍하고 광선이 간접으로 어리는, 물속처럼 고요한 벽면, 그런 벽면에 낡은 그림 한 폭 걸어놓고 혼자 바라보고 앉아 있는 맛, 더러는 좋은 친구와 함께 바라보며 화제 없는 이야기로 날 어두운 줄 모르는 맛, 그리고 가끔 다른 그림으로 갈아 걸어보는 맛, 좋은 벽은 얼마나 생활이, 인생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일까!’ -이태준의 무서록 중에서


 탐나는 벽을 보게 되면 이태준을 떠올리게 되듯이 앞으로는 장중함과 숭고함이 드러나는 기둥을 보게 되면 구본준 기자를 생각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건축 전문기자의 길을 걸으면서 경험하고 습득하고 느끼고 공부한 동서고금의 건축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묶은 책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은 그저 건축이라는 종합예술의 엑스트라라고 여겨왔던 ‘기둥’으로 시작한다. 


기둥이란 그저 주연배우인 상층부가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부속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기둥이야말로 건축물의 주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집트에 있는 하트셉수트의 장제전,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산 피에트로 광장, 로열 크레센트 등이 기둥으로 멋을 낸 우아한 건축물로 소개되고 있는데 정작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건물에 관한 비화였다. 


공모를 통해 당선된 설계는 원래 수평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었다고 한다. 건축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간섭하기를 좋아하는 국회의원들이 이 디자인은 ‘폼이 나지 않는다’며 ‘돔’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단다. 원래는 수평성을 강조하여 민주주의의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뽑아낸 디자인은 권위의식이 반영된 기둥이 줄지어 선 모양으로 바뀌고 만다. 기둥은 최고의 디자인이기도 하지만 권위의 상징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설계가 엉망으로 바뀌게 된 것에 대해서 분노한 건축가들은 자신들의 작품목록에서 국회의사당을 제외했다는 씁쓸한 뒷이야기다. 


건축 전문기자로서 세계 각국의 유명한 건축물을 많이 답사했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은 우리나라 건축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구본준 선생의 종묘와 궁궐을 비롯한 한국의 건축물에 대한 애정은 깊다. 그렇다고 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중국의 자금성에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그것은 초라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왜 하필이면 그렇게 대단한 건축물에 비교하느냐?’는 식의 억지 설명도 하지 않는다.


 백성을 그저 일하는 노예로 취급한 중국과 달리 우리의 왕조는 백성을 귀하게 여겨서 만리장성과 같은 백성들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 분명한 대규모 공사를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차분히 사실을 기초로 설명한다. 또 경복궁이 원래는 현재보다 훨씬 더 큰 규모였는데 일제에 의해서 상당 부분 훼손되어 오늘에 이른 것 뿐이라고 말한다.건물들만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자금성과는 달리 우리의 궁전은 숲과 연못 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는 자랑스러운 건축양식이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1930년대 말 세계정복을 꿈꾸던 히틀러가 위압적인 건축물 하나로 한 나라를 집어삼킨 이야기도 흥미롭다. 히틀러가 미친 짓 즉 전쟁을 일으킬 것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독일의 이웃 나라인 체코슬로바키아의 대통령 에밀 하샤는 최후의 수단으로 히틀러와 담판을 짓기로 한다. 에밀 하샤 대통령은 히틀러의 관저를 찾았는데 그 규모가 하도 압도적이고 권위적이어서 실제로 기절하고 말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히틀러의 집무실에 발을 디디기 위해서는 길이 137m 천장 높이만 9m인 대리석 홀을 지나서 높이 5m인 문 5개를 통과해야 했는데 집무실은 넓이가 무려 100평이 넘고 방문자가 문을 열고 히틀러의 책상까지 가는 데에만 거의 1분 가까이 걸리는 규모였다고 한다. 


압도적인 분위기에 기가 완전히 죽은 에밀 하샤 대통령은 히틀러의 협박 몇 마디에 나라를 넘겨주겠다는 조약에 서명한 다음 다시한번 기절했다. 에밀 하샤가 느꼈던 공포는 우리나라의 군사 정권 시절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온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며 실제로 히틀러의 집무실과 남영동 대공분실은 방문자와 수인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도록 설계되었다. 


어쨌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내가 <세상에서 가장 큰 집>을 늘 곁에 두고 싶은 이유는 단 한 줄이라도 그냥 지나치거나 대충 읽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구본준 선생의 글은 따뜻하고, 자상하며, 사실에 기초한다. 그 어떤 건축 관련 책보다 쉽게 읽힌다. 메시지는 명확하며 문체는 간결하다. 문제는 진중하지만 유쾌하다. 새삼 그의 묘비명이 허투루 짓지 않았다는 것을 알겠다.


 ‘세상이 궁금했던 유쾌한 글쟁이, 여기에 집 짓다’ 


나는 1968년생 그는 1969년생이다. 보통의 경우라는 나는 그가 지은 따뜻하고 유쾌한 글 집에 놀러 가 그의 글을 맛보며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유달리 그의 이른 소천이 아쉽고 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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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 서울편 2 - 유주학선 무주학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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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의 초기 소설과 유홍준의 답사기를 좋아한다.(이문열의 이름만 나와도 발작하는 괴생명체들이 있어서 굳이 말해두는데 나는 그의 ‘초기 소설’만 좋아할 뿐 그의 정치성향이나 구시대적인 남성중심주의 사고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두 사람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 수천 권의 각종 희귀본과 값비싼 사진집이 가득한 내 서재에서 유일하게 누군가가 훔쳐간 책이 이문열의 소설이다. 

내가 근무한지 2년 된 학교에서 유일하게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책이 유홍준의 답사기다. 2년 동안 내 책상위에는 아마도 수백 권의 책이 오갔을 게다. 2년 동안 책을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분은 유홍준의 신작 출간 소식을 알고 있었고 간절한 눈빛으로 읽고 싶다고 하셨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 1>을 빌려가셨다. 책 주인도 읽지 않은 책인 것을 알고도 예의상 2권이 아닌 1권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이 책을 무척 좋아하시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돈을 받고 글을 쓰면서 ‘억지로’ 읽어야 하는 책이 늘었다. 반면 유홍준의 답사기는 아껴가면서 읽게 된다.


어쩔 수 없이 2권을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과연 유홍준이군이라는 감탄을 했다. 한양도성은 전쟁을 대비한 성곽이 아닌 수도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울타리란다. 그러니까 적들이 수도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쌓은 높은 벽이 아니고 ‘보기 좋으라고’ 만든 장식물이라는 것. 적을 방어하기 위한 성곽치고는 너무 낮고 부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잘 못되었다는 것이다. 


이 재미난 사실을 음미하다가 문득 화가 치밀었다. 이 장식물을 만드는 공사에 동원되었다가 사망한 사람이 무려 872명이었을 뿐만 아니라 귀향길에 죽은 자도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15세기의 일을 두고 21세기의 시선으로 바라보니까 생기는 비판이다. 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 단지 수도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공사에 동원되어서 죽어간 백성들의 죽음이 안타깝고 어이가 없다.


차라리 한양도성이 그냥 ‘부실한’ 성곽으로 건설되었다면 그 백성들은 덜 억울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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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7-08-19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 한 권을 떼인 이후로 책을 빌려주는 건 직계가족을 빼면 절대불가입니다. 이 담에 호을 짓는 다면 이불선생 정도 (빌리지도 않고 빌려주지도 않는다는 의미의)로 지을까 할 정도로 절대로 빌려주지 않습니다. 경험상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치고 함부로 남의 책을 빌리는 경우는 드물고, 안 읽는 사람들이 꼭 괜히 빌려가서 책장에 꽂아놓고 읽은 다음에 주겠다는 소리만 하더라구요. 이번에 5권부터 싹 주문해서 드디어 다 갖춰보게 될 유흥준 선생의 책이네요.ㅎ 밑줄 그어가면서 읽던 기억이 새록새록..근데 그게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네요.

박균호 2017-08-19 14:28   좋아요 1 | URL
저도 20년째 답사기를 사고 있는 중입니다..책은 그냥 주면 주지 빌려주진 못하겠더라구요
 

<갤러리 페이크>와 <바텐더>라는 일본 만화 시리즈에요. 아마도 전권이 다 있을겁니다.

일베, 메갈,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고 말하는 분만 아니면 누구나 신청가능합니다.  

저는 서재가 너무 복잡하고 필요가 없는 책들이에요. 꼭 필요 하신 분은 댓글로 이유를 달아주시면 보고 적당히 선정해서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두 시리즈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신청해주시고요. 택배비는 제가 부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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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득 2017-08-16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갤러리 페이크> 받고 싶습니다. 이 만화에 있는 이런저런 미술 지식 때문에 언제고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사실 이 만화를 구하려고 알라딘 중고 서점을 많이 기웃거리던 참인데(그것도 오래전부터 말이죠ㅠ ㅠ) 정말 구하기 힘들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나눔 하신다는 글을 보고 얼른 들어와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박균호 2017-08-16 12:12   좋아요 0 | URL
네, 이 만화의 명성을 듣고 중고로 구입했었네요.
헤르메스님이 오랫동안 구할려고 노력하셨다니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시네요.
주소와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오늘 보내드리겠습니다.

2017-08-16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6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상한나라엘리스 2017-08-16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한발 늦었군요. 갤러리 페이크 정말 열심히 읽던건데 결국 완결을 못 봤거든요..윗분 부럽습니다^^구하기 힘든 책인데도 이렇게 나누시다니 박균호님도 대단하시네요. 전 바텐더로 신청해봅니다.

박균호 2017-08-16 13:19   좋아요 0 | URL
바텐더 드릴게요. 주소와 연락처 주세요.

박균호 2017-08-16 14:30   좋아요 0 | URL
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책은 오늘 택배로 보내겠습니다.

2017-08-16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6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6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7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균호 2017-08-17 22:31   좋아요 0 | URL
네 ^^ 즐겁게 읽어시길..

transient-guest 2017-08-19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그러우십니다. 저에게 들어온 책은 좀처럼 나가는 일이 없으니 호를 지으면 삼불이라고 해야할 듯..ㅎㅎㅎㅎㅎ

박균호 2017-08-19 15:29   좋아요 0 | URL
조금씩 욕심을 버리고 살려구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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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닐 때 방학이 되면 담임 선생님은 ‘방학생활’이라는 교재를 나눠주셨다. 읽을거리도 있고 학습 내용도 있는 책인데 딱히 읽을거리가 없는 시골에 살았던 나는 꽤나 재미나게 읽었더랬다. 그 책에 실렸던 학습 만화가 생각난다. 내 또래의 학생이 방학 내내 숙제는 하지 않고 놀다가 개학 하루 전에 연필을 들고 숙제를 시작하는 시늉을 한 다음 친구에게 자랑스럽게 ‘숙제의 반은 했어’라고 자랑한다. 

의아한 친구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을 때 그는 “00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잖아”라고 말한다. 속담의 용례를 설명하기 위한 만화였는데 멍청하게도 나는 정답을 알지 못했다. ‘시작’이라는 정답을 스스로 알게 된 것은 한 참 뒤였다. 어떤 일이든지 시작하기가 그만큼 어렵고 시작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큰일’을 했다는 뜻일 게다.

취미로 시작한 글쓰기가 ‘계약’을 한 글쓰기가 되어버린, 재미나고 하고 싶어서 한 일이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의무로 바꿔버린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은 글쓰기에도 잘 적용된다. 고료를 받고 잡지에 연재하는 A4 용지 2매 정도의 원고는 카드 대금 청구서 만큼이나 무섭다. 나는 주말부부인데 금요일 오후면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한 꼭지의 글을 쓰는데 필요한 참고 서적을 가방이 터질세라 넣어서 본가로 왔고, 일요일 저녁이면 그 가방은 고스란히 다시 학교로 향했다. 

주말에 편안하게 써야 한다는 생각과,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쉬고 글은 평일 저녁에 써겠다는 생각은 근 2달 동안이나 실행되지 못했다. 원대한 포부를 품고 여름방학은 시작되었는데 전기요금이 무서워서 에어컨을 켜지 못하니 더워서 글을 써지 못했고,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 열람실을 가봤으나 책상이 너무 좁아서 글을 써지 못했고, 집 앞의 독서실을 갈려고 생각해봤는데 독서실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것은 민폐이니 그것도 안 되겠더라.

예전에 책을 쓰겠다고 본가에서 나와서 따로 오피스텔에서 지냈다고 하는 처자의 이야기를 듣고 ‘뭘 또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했는데 퇴직을 하면 조그만 원룸이라도 구해서 나만의 작업실을 구하는 것이 나의 꿈이 되었다. 어쩌다 보니 출간계약을 작년 여름에 한 건, 그리고 올 초에 한 건 총 두 건을 했는데 진척된 것이 미미하다. 페이스북에서 출판사 대표가 로그인되어 있으면 서둘러 도망치기 일쑤다. 마음은 급한데 여름방학은 속절없이 끝나간다. 

절호의 기회는 있었다. 아내가 처제와 함께 3박 4일의 일정으로 일본 여행을 갔고 딸아이는 벌써 개학을 했다. 새벽에 딸아이를 깨워서 아침밥을 먹인 다음 학교에 데려다 주고 밤에 다시 데려오는 것이 유일한 임무고 나머지 시간은 창밖을 내다보면 정원수가 보이는 우리 집 1층 아파트는 오로지 나의 차지다. 거실 책상 위에 노트북과 참고해야 할 책이 얹어졌고 작년보다 인하된 전기요금 덕분에 웬만큼 에어컨을 켜도 부담이 되지 않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환경도 갖추어졌다. 

눈이 피곤할 때면 고개만 돌려도 대추나무에 열린 대추를 바라보기도 하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던져주기도 한다. 환경이 너무 쾌적하다 보니 또 나태해지더라. 낮에는 먹고 자고를 반복하다가 밤이 되면 어슬렁어슬렁 기어나가 운동을 하고 딸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픽업하고 집에 돌아오면 어느새 잠이 들었다. 

낮에 담당 편집자와 대화를 나눴는데 그분이 ‘선생님, 지금 하고 계신 00 출판사의 원고가 마치면 우리 원고 써주실 거죠?’라고 하신다. 미안한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정신은 번쩍 들었는데 방학은 딱 1주일 남았고, 에어컨을 켜면 추위를 타는 아내는 오늘 밤에 돌아오며 거실에 구축된 나의 글쓰기 환경은 철거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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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09 1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 컴퓨터가 거실에 있습니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글을 써야하는데, 그 상황을 생각하면 부끄러워집니다. 글을 쓰고 있는 제 모습을 가족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게 불편합니다. ^^;;

박균호 2017-08-09 12:16   좋아요 1 | URL
그거 엄청 불편하죠. 전 그렇게는 글을 못쓰고 서재에 틀어 박혀 씁니다. 아무도 없을 때만 저렇게 거실에 전을 치고 글을 쓰죠. 대프리카에 사시는 것 맞죠? 건강 조심 하셔요.

cyrus 2017-08-09 12:18   좋아요 2 | URL
김천도 날씨가 무척 더운 지역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균호님도 건강하세요.

박균호 2017-08-09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천은 대구에 비하면 시원한 편이에요. 그나저나 요즘은 대구보다는 경주나 포항이 라이징 스타죠.!! 여튼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7-08-0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9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9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0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0 14: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박균호 2017-08-09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운동중입니다 이따 집에 가서 자세한 답글 드리겠습니다!!

[그장소] 2017-08-09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뭐든 숙제가 되면 , 반이나마나 시작조차 어려우니 ㅋㅋㅋ 절벽 앞에 가 계셔야 할 듯 합니다~^^

박균호 2017-08-09 21:2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ㅠㅠㅠ

transient-guest 2017-08-11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이 되면 취미로 하실 떄보다는 부담이 생길 것 같아요. 그래도 부럽기 그지없습니다.ㅎㅎㅎ

박균호 2017-08-16 13:29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ㅎㅎㅎ
 

<독서만담>저자와 의 독서만담...이란 주제로 서울숲에서 강연을,

'나는 글쓰기가 처음인대요'라는 주제로 상주도서관에서 강연을,

2017 국제도서전에도 참가하는데요. <북바이북 출판사> 부스에서 저자 사인회를 하게 되었네요. 

모두가 여기 알라디너님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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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6-16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전 행사 일정을 방송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도서전 홍보뿐만 아니라 도서전에 소개된 서점을 알 수 있고, 유익한 강연까지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도서전이 방송 콘텐츠를 활용하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박균호 2017-06-16 10:4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그냥 뉴스로만 볼 수 있으니 아쉽네요

stella.K 2017-06-16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사진 잘 나왔는데요?
인상 참 좋으십니다. 국어 선생님이라 그러신가...?ㅋㅋ

모처럼만의 서울 나드리시겠습니다.
먼곳에서 오시는 길일텐데
평안히 다녀가십시오.
저는 그냥 응원만하겠습니다.^^

박균호 2017-06-16 15:41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근데 저 영어 선생이랍니다..^^

stella.K 2017-06-16 15:49   좋아요 2 | URL
ㅎㅎ 헉, 그러신가요?
근데 왜 전 자꾸 국어 선생님이라고...ㅠ
죄송합니다.^^

박균호 2017-06-16 15:52   좋아요 1 | URL
ㅎㅎㅎ 괜찮습니다. 흔히들 그렇게 착각 많이 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