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9.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03158.html


올림픽과 국가주의의 ‘잘못된 만남’

베이징 올림픽 개막 1주일을 앞두고 이 글을 쓴다. 일본에서는 요즘 모든 미디어들이 유력선수 소개와 나라별 메달 획득경쟁에 관한 예상으로 떠들썩하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히노마루(일장기)를 등에 달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국가대표라는 긍지와 책임감을 강조하는 말이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것은 힘든 훈련을 거친 선수들이 빼어난 체력과 정신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주는 보편적인 감동이다. 비유하자면 일류 무용이나 오페라에서 받는 감동과 같은 것이다. 그것을 어떤 민족이나 국가의 우수성이라는 신화로 바꿔 사람들을 국가주의에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온 것이 근대 스포츠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나의 이런 견해가 한국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약간 불안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2년간의 한국 체류 중에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대회 때의 ‘붉은 악마’ 열풍을 즐기는 듯한 지식인의 얘기는 내겐 당혹스러웠다. “한국인이라면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건 당연지사”라는 얘기를 “아니 이 사람이?” 싶은 지식인이 입에 올렸다. 질려버린 건, 재일조선인에 대한 강연이나 강의를 할 때마다 꼭 같은 질문을 받은 것이다. “그럼, 한국 대표와 일본 대표가 경기를 한다면 선생은 어느 쪽을 응원할 건가요?”

잊을 수 없는 것은 1960년대 중반 무렵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 올림픽 축구예선 한-일전이다. ‘빗속의 결전’으로 불린 명승부였다. 그때 어린아이였던 나는 “한국팀 이겨라!” 하고 텔레비전 앞에서 외쳤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한국이란 국가를 향한 애국심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 무렵 한-일 협정이 체결됐는데, 일본은 끝내 식민지 지배 역사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매한 조선 사람을 일깨워주었다는 오만한 얘기들이 일본 사회를 가득 채웠다. 우리 재일조선인들은 최저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무권리 상태에 방치돼 있었다. 그런 일본이 스포츠에서마저 승자가 돼 뻐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내가 한국팀을 응원한 것은 강자와 약자, 부자와 빈자, 다수파와 소수파가 싸울 때는 항상 후자 편에 서고 싶다는 마이너리티로서의 의지(윤리라고 해도 좋다)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22살의 재일조선인 4세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다는 소박한 욕구에서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이처럼 ‘귀화’를 강제하는 보이지 않는 국가주의의 힘이고, 그런 강제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는 스포츠 신화에 대한 무지몽매한 신앙이다.

이런 심리와 국가주의는 본래 다른 것이지만 그들 간에 일선을 긋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두 가지를 묶어주는 게 가족주의적인 정서다. 축구선수 박지성은 “우리 아들”로 곧잘 불리는데 이건 위험한 비유다. 우리 아들이든 아니든 뛰어난 플레이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법이다. “아들이니까 응원하는 게 당연하다. 아들이니까 이겼으면 좋겠다”는 심리는 자식 사랑에 눈먼 부모의 심리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 대다수가 이런 ‘자식 사랑에 눈먼 부모’ 심리에 빠져 있는 모습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두렵기조차 하다.

더구나 실은 박지성은 그 부모의 아들이지 우리 아들이 아니다. 그것을 ‘우리 아들’에 비유하는 것은 본래 다양한 타자들로 구성되는 공공적인 사회를 ‘피를 나눈 가족’으로 구성되는 혈연공동체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사술(詐術)이다. 이 사술에 의해 소박한 서민의 심리가 국가주의에 흡수되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축구 일본대표에 이충성이라는 선수가 들어 있다. 재일조선인 4세다. 올림픽 일본대표팀에 선발되려고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올림픽이 없었다면 국적 변경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을 바꾸는 큰 결단이었다”고 본인은 얘기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히노마루를 등에 달고 싸운다”는 결의를 요구받을 것이다. 예컨대 한-일전에서 이 선수가 활약한다면 한국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볼까? ‘민족의 배신자’일까, 아니면 ‘스포츠는 국경을 넘는 아름다운 신화’일까? 이와 같은 두 가지 시선은 어느 것이나 천박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뛰어난 스포츠 선수가 귀화 따위를 하지 않더라도 마음껏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곧 스포츠를 국가주의로부터 해방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위한 첫걸음은 올림픽에서 국기와 국가를 추방하는 일이다.

22살의 재일조선인 4세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다는 소박한 욕구에서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그것을 비판하기는 어렵지만, 내게 만일 그와 찬찬히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면 귀화해선 안 된다고 조언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이처럼 ‘귀화’를 강제하는 보이지 않는 국가주의의 힘이고, 그런 터무니없는 강제로부터 눈을 돌리게 하는 스포츠 신화에 대한 무지몽매한 신앙이다.

그러한 내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봐 온 올림픽 중에서 가슴 깊이 감동한 장면이 하나 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전. 고교생이었던 나는 그것을 흐릿한 흑백 텔레비전 중계로 보고 있었다. 미국의 스미스 선수가 우승하고, 같은 미국의 칼로스 선수가 3위에 입상했다. 시상대에 선 그들은 미국 국기가 게양될 때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블랙파워 설루트’(blackpower salute). 공민권운동 중에 퍼져나간 인종차별 반대 의사표시다. 그것은 또한 베트남전 반전 의사표시이기도 했다. 그들은 국가를 등에 업고 싸운 것이 아니라 강대한 국가를 상대로 싸웠던 것이다. 얼마나 눈부신 장면이었던가!

스미스와 칼로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아 국가대표팀에서 제명·추방당했다. 귀국 뒤에도 그들은 예컨대 경기단체 임원이 된다든지, 유명팀 지도자가 되든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면 당연히 받을 수 있는 특권을 모두 박탈당했다. 그런 그들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들처럼, 고난에 차 있지만 긍지 높은 자세를 히노마루를 등에 단 이충성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가혹한 요구일까.

서경식/도쿄경제대학 교수
번역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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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2008-08-11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서재에서 데리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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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똑똑한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 23권이 특히나 알라딘에서 완전 인기 절정이군요!

이를 어쩌나... 군생활동안 제가 반입했었던 도서도 무려 4권이나 있었군요. 아싸~! 안걸리고 넘어갔다! 이렇게 기뻐해야 맞죠? 아니, 죄책감을 느껴야 맞으려나? 허허. 어이상실.

이런 활기찬 불온도서 붐을 더욱 활기나게 하는 것은 아프락사스님의 이벤트 : "군인들이 편히(?) 사 볼 수 있는 (23권의 책들을 대신할) 대체 도서를 선정해주세요. :) "

그렇군요. 이제 이 23권은 우리 군인들이 보질 못할테니... 안타깝네요. 하지만 너무도 다행인 것은 우리 국방부 관계자들은 똑똑하다는 것! 아니, 완전 개비웃으려고 '똑똑한'이란 반어를 쓴 것인데, 설사 국방부 관계자들이 진짜로 똑똑하다하더라도(설마????), 예하부대의 간부들은 대개 이 23권에 맞먹을 불온도서를 분별해낼 식견일랑 전혀 없습니다. 부끄럽지만 장교출신으로서 한 달 전만해도 군대에 적을 두고 있었고 실제로 사병들 책들을 싹 검사하란 명을 받은 적도 여럿있고 여튼 제 경험상 그렇다는 겁니다. 그나마 다행이고 희망이죠? ^^ 그러니 아프님의 취지대로 대체도서를 선정해보는 건 상당히 신선하고 우리 사병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좋군요♪

아주 최근까지 군대에 몸을 담았던(노예계약에 묶여있던) 감을 살려 대체도서를 선정해보겠습니다.

 

<손석춘 소설 3종 세트>


 

 

 

 

아름다운 집  이름 없는 한 북한 지식인의 삶을 그의 일기와 편지를 통해 풀어가며 1938년부터의 한반도 역사를 풀어간다. 그의 일기와 편지들은 모두가 마음놓고 사랑할 수 있는 사회, 같은 한민족으로서 분열과 불신을 걷어내고 사랑과 신뢰가 충만할 수 있는 사회, 아집으로 맞선 대결이 아닌 더 큰 자유 속에서 통일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이야기 한다. 아직까지도 각종 강제 정신교육을 통해 북한을 마치 뿔달린 시뻘건 괴물같이 인식하도록 만들려는 국방부의 노력에 심신이 지치고 아파가는 우리 사병들, 이 책은 그들에게 남북-선악의 이분법이란 시각을 되돌아보게 해줄 것이다.

유령의 사랑  칼 마르크스의 생애를 유서라는 형식을 통해 새롭게 조망했다.1부는 주인공 한민주가 대학 후배이자 보수언론의 논설위원인 류선일의 공격을 받는 내용. 지칠대로 지친 민주는 마르크스의 무덤을 찾았다가 비밀 유서 세 통을 건내받는다. 2부는 유서를 공개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3부 '유령' 편에서는 주인공이 마르크스와 영적 대화를 나눈다. 상상만으로도 통쾌하지 않은가?! 마르크스를 한국 군대의 한 가운데에 들여놓을 수 있다니!!! "소설 유령의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면 그냥 그럭저럭 연애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하고 넘어가지 않을까?!

마흔아홉 통의 편지 태어나자마자 스웨덴으로 해외 입양된 주인공은 어느 해 생일에 문득,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양부모는 그녀에게 생모의 유물인 나침반과 '홍수련'이라는 한국 이름을 알려준다. 홍수련은 이내 자신의 뿌리를 찾아나선다. 그녀의 조국은 과연 어디인가, 무엇인가. 자랑스럽고 위대한 단일민족 대한민국에 대한 찬양의 찬양만을 듣고 듣는 사병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숨틈이 될 수 있는 소설.

종합평 : 소설이라는 점을 들어 불온서적에 대한 검열의 잣대를 다소 낮출 수 있다. 제목도 둥글둥글한 것이 별반 의심이 안된다. 허나, 누군가 자세히 소설의 내용을 쑥 훑어본다면 금세 불온해져버릴 수 있는 위험성 내포! 어쨌든 군대내에서 가장 교묘하게, 가장 불온해질 수 있는 지름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군사독재 시절,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한 채 빠리에서 택시를 몰아야만 했던 ‘똘레랑스의 전도사’ 홍세화가 감성적 터치를 가미해 전하는 그의 빠리 망명생활. 수필이라는 형식 그리고 청소년추천도서 등 다수 선정. 얼핏보기엔 그냥 무난해 보인다. 이는 즉 불온한 느낌을 피해갈 가능성이 크다는 말. 허나 이 책은 나를 처음으로, 아주 진솔하게 불온의 세계로 안내했던 아주 귀한 책. 그래서 중대원들에게도 기회 닿을 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추천하던 책. 얼핏 불온한 냄새가 나지 않으면서도 개개인을 불온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할 수 있는 진솔한 글이 담긴 필필필필 대체도서!

 

<특강/인터뷰 모음집>

 

 

 

 

똑똑한 국방부 관계자들 기준으로는 아마도 불온한 위험분자와 양호한 지식인들이 뒤섞여 있는 특강/인터뷰 모음집들. 그닥 많이 불온하지는 않은 몇몇 사람들 혹은 잘 판단되지 않는 몇몇 사람들로 인해 아마도 불온한 몇몇의 이야기들까지 덩달아 군부대 내에서 온전히 돌아다닐 수 있을 듯. 일명 물타기 작전?! 군부대 내에서도 안정적인 방법으로 떳떳이 불온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간직할 수 있다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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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8-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빠리의 택시운전사 넣으면 부대에서 아 얘가 제대하고 외국 나가 택시 운전하려나보구나 생각하는거 아녀요? 국방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요. :)

Arm 2008-08-03 21:37   좋아요 0 | URL
ㅎㅎ 다른 이벤트 글들도 찾아 읽고 있어요. 분위기남 아프락사스님 덕분에 불온도서 사건이 더 재밌어졌습니다♪

푸하 2008-08-03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잘 봤어요. 불온함의 전파자로서의 앎님의 행보가 많이 기대됩니다.^^;

Arm 2008-08-03 21:38   좋아요 0 | URL
푸하님~~ 방학도 없이 분주한 일상이신가요?
'앎'을 알려주신 건 정말 정말 정말 평생의 귀한 재산이 되었어요! ^-^

순오기 2008-08-03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제가 본 건 '빠리의 택시 운전사 '하나군요.
남들이 올린 책 빼고...나도 올려볼게요.^^

Arm 2008-08-03 21:39   좋아요 0 | URL
추천해드려야지~ ^^

2008-08-03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8-07 16:06   좋아요 0 | URL
어제 책 잘 받았어요~ 서평 밀린 책이 있어서 금방은 못 읽을거에요.ㅜㅜ
잘 읽을게요~ 앎님, 배보다 배꼽이 컷어요.^^

Arm 2008-08-09 18:07   좋아요 0 | URL
배가 있기에 배꼽이 있었어요~ ^^

조선인 2008-08-04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리의 택시운전자도 한때 불온도서였어요. 지금은 풀렸지만. ㅋㄷ

순오기 2008-08-05 23:07   좋아요 0 | URL
파리의 택시운전사에 이어 나온, '한강은 남북을 가르고 세느강은 동서를 가는다'도 한때 금서였어요.^^

Arm 2008-08-09 18:09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순오기님. 그렇담 세상이 좋아지고는 있는 거겠죠? 그렇겠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Arm 2008-08-1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결국 글샘님으로부터 이벤트 선물을 받게 되었어요. 야호~

감은빛 2008-08-1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군대에서 [빠리의 택시 운전사] 읽었어요. 몰래 숨겨서 읽었죠. 사실 남성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검열나오기 전에 다 알 수 있고 충분히 아무도 모를 곳에 숨길 수 있으니까요.
 

 

대한민국 제18대 국회 조찬기도회


 





<자료출처: 뉴스파워 최창민 기자>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마태 6,6)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예수님, 이 꼬락서니를 어찌하오리까!  

 

국회에 '이스라엘 12지파' 등장한다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7.08 10:03 | 최종수정 2008.07.08 13:15
[CBS정치부 도성해 기자]

르우벤, 시므온, 유다, 단, 납달리, 갓, 아셀, 잇사갈, 스불론, 므낫세, 에브라임, 베냐민.

'이스라엘 12지파'가 조만간 국회에 등장한다.

국회 조찬기도회(회장 황우여 의원)에 소속된 기독의원 115명은 조만간 여야를 아우르는 12지파 별 소모임을 만들어 소그룹 기도회와 나눔, 교제, 봉사활동 등에 나설 예정이다.

국회 조찬기도회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조찬기도회원 중 장로 직분(피택 장로 포함)을 가진 의원들이 꼭 12명이라는 데 착안해 이들을 연장자 순으로 르우벤부터 베냐민까지 이스라엘 12 지파의 족장으로 삼고, 그 아래 8~9명의 의원들을 부족민들로 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각 지파별로 1주일에 한번씩 모임을 갖고 교제와 봉사는 물론 정치를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이나 개인적인 고민 등을 나누고 서로에 대한 중보기도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각 지파별로 한달에 한번씩 전체 조찬기도회를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 국회의원 12지파에는 무려 110명이 넘는 의원들이 속해있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핵심 당직자나 중진의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어 여야간 중재역할을 하는 데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나라당내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도 고르게 섞여 있어 당내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장로 직분을 가진 12명의 족장과 담당할 지파명은 ▲ 이상득-르우벤(한) ▲ 김성순-시므온(민) ▲ 이경재-유다(한) ▲ 허천-단(한) ▲ 이용경-납달리(창조) ▲ 서종표-갓(민) ▲ 김영진-아셀(민) ▲ 황우여-잇사갈(한) ▲ 김진표-스불론(민) ▲ 임두성-므낫세(한) ▲ 이병석-에브라임(한) ▲ 최규식-베냐민(민) 으로 확정됐다.

부족원들도 당과 지역, 선수, 성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이미 선정됐다. 다만 어느 지파에 속할지 여부는 국회가 개원하는 날 12명의 족장들이 제비를 뽑아 결정하기로 했다.(아래 참조)

한편 목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강명순 의원은 12지파에는 속하지 않고 목사임을 감안해 제사장 직분을 맡아온 레위 지파로 분류돼 조찬기도회 전체를 위한 중보기도를 담당하기로 했다.

강명순 의원은 이미 18대 국회가 시작된 지난 5월 30일부터 매일 오전 7시 의원회관 107호실에서 기도모임을 갖고 있다.

황우여 의원은 "장로 국회의원을 정확하게 12명으로 세워주신 데는 하나님의 오묘한 뜻이 있는 것 같다"며 "12지파별 모임을 통해 국회와 국가를 위해 매주 열심히 기도하는 정치인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여야와 지역, 선수, 성별 등을 고려해 나눠진 12 그룹)
1. 이윤성/김효석/송훈석/이혜훈/이종구/안민석/김성회/허범도/장제원 의원   2. 김형오/원혜영/정두언/박영선/박상은/신지호/김성수/윤영/조원진 의원   3. 서청원/이낙연/김기현/박순자/김종률/성윤환/윤석용/권영진/김성식 의원   4 .김충조/허태열/진영/전병헌/박영아/손범규/조전혁/김선동/김광림 의원   5. 정몽준/원희룡/서상기/진수희/주승용/강봉균/이화수/홍장표 의원   6. 천정배/안경률/박병석/공성진/최규성/홍정욱/유정현/정미경 의원   7. 정장선/최철국/우제창/김정권/김충환/김장수/강용석/백성운 의원   8. 홍준표/홍재형/권경석/서갑원/김동철/이정선/구상찬/김태원 의원   9. 정세균/조진형/강성종/조해진/황영철/주광덕/안형환/전혜숙 의원   10. 김영선/이성헌/변재일/조경태/정양석/이철우/윤상현/곽정숙 의원   11. 정의화/조배숙/김부겸/이사철/이범래/김동성/고승덕/이진삼 의원   12. 남경필/박진/이군현/신낙균/류근찬/구본철/이정현/이춘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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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뭥미~~ ㅠㅠ
11일간의 여행 떠나셨다고요~ 다녀오시면 책선물 드릴게요.
내 맘대로 님을 행운의 주인공으로 정했어요. ^^

Arm 2008-07-25 21:3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이건 또 뭥미~♬ ^-^
이야;; 제게 이런 행운을요?! 가슴이 순간 환해지네요!

순오기 2008-08-01 18:36   좋아요 0 | URL
국방부 불온서적에서 한 권 골라주세요~ 주소와 연락처도 비밀로 남겨주시고요.^^
너무 시간이 흐르면 내 맘 변할 수도 있다고요~ㅋㅋㅋ

Arm 2008-08-03 21:39   좋아요 0 | URL
드디어 맘 정했습니다! ^^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서평단 알림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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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문제가 사회에서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가는 그 사회의 민주주의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사회 모든 구조물의 기반을 이루는 힘'인 노동과 노동문제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 출판사 후마니타스 출판 철학 중

그간 노동문제와 관련된 도서를 지속적으로 출간해온 후마니타스에서 신간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를 내놓았다. 지난 2007년 6월 매장 점거 농성으로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랜드 노동자들. 어느새 그/녀들의 파업 투쟁은 1년을 넘어섰다.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는 사람 냄새나는 진솔한 인터뷰와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의 글을 모아 이랜드 노동자들의 그 1년이라는 무수한 아픔과 눈물이 밴 시간의 의미를 되짚어 본다. 물론 활동가들의 글도 가치있으나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참 맛은 크고 작은 총 14개의 인터뷰이다. 인터뷰는 이랜드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터뷰어들이 인터뷰이 1명에서 4명 등과 자연스럽게 소박하고도 절실한 대화들을 엮어가며 채워진다. 이외에도 고등학생인 한 조합원의 자녀, 납품업체 직원과의 인터뷰, 미니인터뷰 또한 그 맛이 새록새록하다.

인터뷰의 내용들은 차갑고 딱딱하고 저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따스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바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곳에 닿아있다. 노동조합, 매장점거, 투쟁 등의 단어를 들으며 왠지 그/녀들이 낯설고 문제있고 무언가 엇나간 억센 사람들이란 이미지로 떠오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녀들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들어보자. 그/녀들은 1년이 넘도록 투쟁, 투쟁! 거칠게 외치지만 이내 우리의 귀에는 구수하게 익숙한 우리 이모, 우리 삼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녀들은 결코 먼 나라 다른 별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오히려 우리 옆에서 때론 함께 때론 각기 울며 웃으며 동행하던 우리 이모, 우리 삼촌에 더 가깝다.

아무래도 제 생활이 집회 위주다 보니까 가정생활은 뒷전이 되죠. 남편이 가사일을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중학생, 초등학교 5학년짜리 아들 둘이 있는데, 못 챙겨 주는 게 미안하죠. 엄마 마음은 항상 애들한테 빈자리에 대한 죄책감이 있잖아요. 중학생 아들은 며칠 전에도 ‘엄마가 꼭 이겨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야 ‘내가 비정규직 인생 안 산다’고. 그런 애를 보면서 다른 사람도 저럴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무언으로 지지해 주는 사람들. 그런 노동자들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새 그러고 살아요. (장은미, 월드컵분회 조합원)

일 끝나고 집에 오면 딸아이 자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봐요. 딸아이가 커서 힘들게 공부해도 어디다 써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요. 1년 있으면 직장에서 나가야 되고, 10년 동안 일하다 보면 일고여덟 번은 직장을 옮겨야 할 텐데. 아이들이 우리처럼 그렇게 살아갈 걸 생각하면 정말 슬퍼져요. 아, 아이들이라도 꿈꿀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근데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그런 세상은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조희숙, 월드컵분회 조합원)

그/녀들의 목소리를 계속 들어보자.

우리가 하는 게 옳지만 왜 바보처럼 네가 하냐고. 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하겠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다른 누군가도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도 소리를 안 낼 테니까 나라도 소리를 내는 거다, 이런 당당함은 있지만 주위의 시선이...... 빨갱이로 몰리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고 바보 취급 받는 것에 대한 억울함도 있고. 이런 이야기를 더 힘든 사람이 옆에 있는데 꺼내기가 서로 쉽지 않은데, 길어지다 보니까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하지만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거를 우리 아이들이 다 알고 있는데 포기해 버리면...... 아이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아.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저희 큰 아이 같은 경우는 엄마가 이랬어, 이런 이야기를 내가 했던 게 아니고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들어서 알게 되고, 그래 엄마 열심히 해봐, 도와줄 거는 없지만 신경 안 쓰게 공부만 할게, 이런 애한테 엄마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 엄마 옆에 있는 사람들 등지고 나왔다 이런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은 거지. (황선영, 월드컵분회 조합원)

투쟁을 계속하실 수 있는 원동력은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지키는 거요. 그거 없으면 운동 못하잖아요. 여기서 내가 만약에 포기한다면 나 자신이 용서가 안 되는 거지. 그래서 있는 거예요. (이선화, 00분회 조합원)

요구안을 100퍼센트 따 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살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거를 알게 되었다는 것. 정치도 그렇고 내 권리가 뭔가, 내 권리는 내가 목소리 내야 되는구나, 한두가지가 아니죠. 삶에 대해 느끼는 게 많아요. 이게 성과죠. (이경옥, 이랜드 일반노조 부위원장)

'이러한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곧바로 그/녀들을 지지해야하는 게 정답이다'라고 강요하진 못할 것이다. 허나 이 하나만은 확실히 물어도 되리라, 젖은 애환으로 촉촉한 그/녀들의 목소리는 너무도 인간적이지 않은가, 인간의 목소리?

 

또한 그/녀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면 오늘 역시 전국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럼 먼저 그/녀들의 투쟁을 살펴보자.

점거 농성을 하고 경찰의 탄압에 맞서 싸우다 연행되기를 여러 날, 그래도 놓아 버릴 수 없어 돌멩이 맞고 물대포 맞으며 여기까지 왔다. (진재연, 사회진보연대 회원)

나는 점거하다가 털린 것보다 그때가 더 속상했던 거 같아. 물대포, 그거를 세상에. 천막에다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무슨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어쩌면 사람한테 그럴 수 있어. 세상이 원망스럽고 경찰이 밉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전경들 중에는 ‘오버’하는 애들이 있어요. 나이도 어린 애들이 우리한테 입에도 담지 못할 욕을 하고. 감정이 있는 인간이다 보니까 화가 나서 그런다지만 방패로 사람을 찍고, 욕하고, 때리고. 그러면 우리가 너무 억울하지, 어린 애들한테 그렇게 당하니까. 또 자본가라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구나, 정말 힘이 막강하구나 하는 거를 투쟁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정미화, 월드컵분회 조합원)

또 사진 찍힌 사람, 동영상에 나온 사람들한테 민사로 손해배상이 들어오고 있어요. 연행되어서 몇 십만 원 벌금받은 사람이야 아주 많고. 한 분은 농성장 안에서 편지 낭송을 했는데 쓴 사람도 아니고 대신 나가서 읽었는데 그걸로 1억100만 원 손배가 와 가지고 너무 어이가 없는 거지. 도대체 나한테 이걸 받겠다는 거냐? 한 달에 80만 원 벌어서 이거 언제 다 갚겠냐? (황선영, 월드컵분회 조합원)


출처: 연합뉴스 (2007년 7월31일)



출처: 한겨레신문 (2007년 7월31일)


출처: 이랜드 일반노조 (2007년 9월8일)

집회, 농성, 구호, 팔짱끼고 눕기, 점거, 물대포, 연행, 방패 찍기, 사진 채증, 강제 해산, 장기화. 어디 보자, 이 모든 것들은 촛불집회가 진행되어 온 모습 속에서 너무도 너무도 익숙한 장면들 아닌가? 정부에겐 집회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냐 작냐의 차이였을 뿐 그들의 정책에 반하는 ‘불순세력’에 대한 대응태도는 이렇듯 ‘일관성’이 있었다. 어차피 그들에겐 촛불시민이나 이랜드 노동자나 일부 불순세력일 뿐인 것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앞서 소개한 그/녀들의 이야기에서도 살필 수 있듯 그/녀들은 투쟁을 이어가는 이유로 대의를 내세운다. “나라도 안나서면 안된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이다. 힘들지만 계속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답은 촛불시민에게 왜 계속 촛불을 드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과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 촛불시민들이 굳이 퇴근 후 개인시간, 꿀같은 주말의 자유시간을 써가며 비 맞고 목쉬고 얻어맞고 폭도로 몰리며 밤을 새지 않아도 되 듯 그/녀들 또한 돈도 못벌고 자기 돈 써가면서 뙤약볕 아래에서, 칼바람 속에서 집회하고 연행되고 벌금물고 여러 날을 박스 깔고 돌바닥에서 자지 않아도 되었다. 하루 벌어 살기가 빠듯한 그/녀들은 서둘러 복직하거나 다른 직장을 찾아서 적은 임금이나마 벌어도 된다. 그게 당장 편한 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오늘도 대의를 내세우며 가뭇한 희망의 밥숟갈을 넘긴다.

이렇듯 이랜드노조의 투쟁과 촛불집회는 진행되어가는 구조의 유사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 이유만으로 그/녀들의 대의에 박수를 쳐달라고 억지를 부릴 순 없다. 다만 촛불집회와의 그 유사성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그/녀들의 억울한 마음과 진지한 눈빛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 한 발 더 나아가 그/녀들의 대의에 대한 이야기는 한 인용문을 던지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들은 비정규직 투쟁의 구심점이란 대의를 오늘도 치열하게 외치고 있고, 아마도 곧 비정규직이 될 우리의 청년들은 학점, 영어점수, 자격증을 통한 비상을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웅크리고 있다. 그/녀들의 외침이 지금은 남의 일이겠지만 몇 년 후에도 꼭 남의 일이란 보장의 가능성은 그저 희박하다.

지금의 20대는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며, 곧 비정규직이 될 운명 앞에 서있다. 8백만 명을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평균은 119만 원이며, 전체 임금에서 20대가 평균적으로 받는 비율을 적용하면 88만 원이 된다. 그나마도 세전 금액이다. 따라서 하루 8시간을 일하는 20대 비정규직이 한 달에 확보할 수 있는 경제력은 그보다 적다. 이 임금을 기준으로 한 달에 50만 원을 저축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려면 죽음 같은 삶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렇게 10년을 모으면 6천만 원이고, 20년을 모으면 1억 2천만 원이 된다. 그리고 50대가 되었을 때, 그나마 비정규직 일자리조차 남아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렇게 본다면 20대는 평균적으로 전세는 물론 결혼도 하기 어려운 세대이다. 결혼을 해서 소넹 얻는 돈은 중산층이 자녀 한 명에게 들이는 사교육비 정도이다. 아니, 이들도 전부 그만한 돈을 들여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 아닌가? TV가 시키는 대로 물건을 사들이고, 잡지가 시키는 삶의 방식을 채택한다면, 20년 후에 1억 2천만 원의 자산 대신 그만큼의 빚이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20대, 그들이 바로 ‘88만 원 세대’이다. (우석훈, 박권일, 88만 원 세대)

‘그런 그/녀들을 응원하고 싶은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는 이 책을 만들었다.’는 엮은이의 말처럼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라는 책이 그/녀들의 그간의 상처를 다소나마 어루만져주고 그 상처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감수성, 삶에 대한 감수성으로 공감할 기회를 제공해주고 나아가 가뭇하기만 그/녀들의 희망, 아니 우리들의 희망을 부디 더 맑고 향기롭게 가꾸어가는 데 작지만 귀중한 힘이 되길 바란다. 나의 이 얕은 서평 또한 그/녀들에게 작은 응원이 되길 감히 바래본다.

 

덧글1> 책 수익금의 1퍼센트는 이랜드 투쟁에 지원됩니다.

덧글2> 그런 의미가 있는 책을 서평단에 뽑혀 공짜로 받아보게 되어 마음에 걸리고 걸립니다;;;;
꼭 한 권 제 돈으로 사서 주변 친구에게 선물할게요. ^^;;;

덧글3> PD수첩 ‘이랜드, 신화창조의 그늘’ (2007.07.31) 동영상 링크 mms://cast.kdlp.org/branch/seoul/20070731_pdnote.wmv

덧글4>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홈페이지 http://www.elandtu.or.kr/

덧글5> 책에 대한 아쉬움 몇 가지...
- 인터뷰마다 날짜를 기재해주셨다면 시기별 상황도 고려하며 더 풍부하게 글을 읽을 수 있었을텐데요.
- 비정규직 법안의 내용, 그 의미와 이랜드노조 파업 시작의 상황에 대한 간단한 글을 실어주셨다면 이랜드사태에 무심했고 사전지식이 없었던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차례의 각 항목에 인터뷰어의 이름만 기재되어 아쉽더군요. 응원하기 위해서는 진정 주인공인 인터뷰이들의 이름이 차례에도 기재되었으면 합니다.

덧글6> 촛불집회에 이랜드노조도 함께 하시던데 마침 이 책을 읽고 있을 때라 책에 조합원 이경옥님 사인도 받았답니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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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상적 예외 상태 속의 사람들 -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from 도서출판 그린비 2008-08-29 14:30 
    '당신들의 요구는 정당하지만 우리에게는 돈이 없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를 솔직한 눈으로 바라보자. '전체'를 위해 희생해야 할 '부분들'이 사실상 전체이고, '정상'에서 벗어난 '예외'가 정상을 이룬다. (부커진R 1호『소수성의 정치학』)저는 정상을 벗어난 '예외'입니다. 그린비엔 비정규직이 없기 때문이죠.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인구가 800만에 가까운(혹은 넘어선) 이 시대에 정말 특별한 존재, 예외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