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학 - 미국인도 모르는 미국 이야기 빌 브라이슨 시리즈
빌 브라이슨 지음, 박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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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미국에 대한 학문적(?)인 내용을 기대했는데 영국에 살던 빌 브라이슨이 미국으로 와서 산지 3년정도 되었을 때 느꼈던 미국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재미로 받아들이기에도 이 책이 나온 시점과 번역된 시점의 간격이 10년도 넘는다. 빌 브라이슨의 책이 유행처럼 번역되곤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가볍게 미국에서 사는 것은 이런 것이다 정도를 알기에는 금방 읽을 수 있다. 너무나 만연된 편의주의나 다양성 등이 미국을 대표하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커피 한잔 시키려 해도 몇가지 옵션을 말해야 하는 장면은 예전에 읽었던 <랄랄라하우스>를 연상케했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병적인 수준이라는 점은 신기했다. 나라가 커서 당연할 것일지도. 투철한 서비스정신, 친절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밌었다.  

 의외로 가슴뭉클했던 글은 첫째 아이를 독립시키면서 쓴 브라이슨의 소회를 적은 글이었다. 마지막쯤에 아이의 고등학교졸업식에 가서 한 연설문도 마음에 들었고.  

 제목처럼 발칙하지는 않은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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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 미술, 패션, 인테리어 취향에 대한 내밀한 탐구
박상미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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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의 문제만큼 어려운게 있을까. 나는 *가 싫어 혹은 나는 *는 절대안해 라고 말할 때, 나는 너 보다 까다로운 취향을 가지고 있으니 우월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는 절대 *는 안해라고 말하고도 속으로는 그렇게 절대적으로는 말할 수 없는데 라고 슬쩍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많으니, 나는 취향이란 어떤 한 사람을 일관되게 피력해주는 무엇이라고 나름 정의를 내리고 있었나 보다. 

 이 책에는 취향을 보는 다양한 관점이 나온다. 취향하면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패션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 예술가들의 취향 등, 문학의 한구석을 이야기 하는가 하면 저자의 일상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분야가 다양하며 읽는 맛이 더하다. 힙스터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대충 이해가 가려다가 89페이지의 힙스터 부부사진에서 이것도 힙스터?하며 의아해했다. ㅋ <로열 테넨바움>이란 영화는 보지 못했는데 보고 싶다. 그 오묘한 입구로 들어가야 하는 을지면옥에 가서 시원한 냉면 한그릇도 먹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옷, 가방등에는 어떤 의도나 취향이 있나를 생각해보다가 관두었다. (네, 전혀 일관성이 없습니다.) 트루먼 카포티의 패션취향을 아는 것도 재밌고,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쇠라의 소묘화를 보고 침묵의 위대함을 느꼈다! 여태까지 관심 밖의 작가였는데. 

 글쎄다. 누군가는 강한 취향을 가지고 있고, 나 같은 사람은 취향? 글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취향이 강하든 그렇지 않든 중요한 것은 관심의 문제일 듯하다. 관심을 갖는 순간 삶이 조금 풍요로워지고, 재밌어지고, 의미를 갖을 테니까. 그 취향의 영역이 비단 패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니, 자신에게 맞는 색깔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지닌다면 더 멋진 사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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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by 북
마이클 더다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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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오픈북>을 인상깊게 읽어서 이 저자라면 믿음이 간다. 기본적으로 이런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데 다른 책소개 책들과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일단, 고전위주로 많이 소개되어있고 분야도 종횡무진이다. 인문 사회 철학 예술 분야가 주되긴 하지만. 책을 엄청나게 읽은 사람답게 다방면의 박식함이 곳곳에 드러나 부럽기도 했다.  

 책은 이런 식으로 서술된다. 교육상 좋은 책들, 치유가 필요할 때, 일과 독서, 예술과 책 등. 주제별로 인상적인 구절들이 나열 되고 마이클 더다가 소개하고 싶은 책들이 등장한다. 아쉬운 것은 그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번역서들이 그만큼 특정 분야에 편중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번역자분들 금과옥조같은 좋은 책들 부디 번역좀 해주시길.. 독서를 하다보면 책이 책을 부르는 것 같다. 계속해서 읽지만 끝은 없다. 다행이기도 하지만 불행이기도 하다.  

기억해 두어야 할 말! 

심판의 날에 우리는 무엇을 읽었으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 토마스 아 켐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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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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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에게 '나는 누구인가' 와 같은 질문만큼 절대적인 화두는 없을 듯하다. 이 질문은 인류전체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고 나 자신의 아주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하다고 할까. 나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문학작품을 좋아하고 이 작품 역시 그러하다.  

 꽤 오래전에 정신병원에서 사람을 소리소문없이 잡아다가 비인간적으로 대하며 거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몰살시키는 사례를 TV에서 본 적이 있었다. 이 소설도 가족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수감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초반이 좀 지루한감이 없지 않으나 중반이후부터는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어이없는 사건들에 기가 막힐 지경이어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수명과 승민은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을까. 스물다섯살은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최대정점의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나이에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게는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것이 유일한 삶의 희망이었다면 이와 대비되는 현실에서의 우리의 희망은 무엇인가.  

 문장이 고심해서 쓴것 같지만 좀 겉도는 듯한 느낌이 있다. 읽는데 서걱서걱거렸다. 하지만, 3년동안이나 이 작품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고 실제로 정신병원에 까지 들어가 조사를 하였다고 하는 작가의 노력은 굉장하다. 그런 성실함을 바탕으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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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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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아주 가벼운 필체로 전하고 있다. 이 작가의 산문집은 거의 다 읽는 편인데 읽은 것 중 제목만큼 가장 가벼운 것 같다. 한겨레에 연재했던 글들인가 보다. 아오, 공작가 술을 정말 좋아하나 보다. 술얘기, 친구들얘기가 반이다. 읽으면서 유쾌했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들이 정말 우꼈다. 얼굴이 알려지다 보니 제황절개로 아이를 낳았는데 마취에서 깨어나자 마자 간호사들이 달려와 사인을 해달라는 이야기며, 이혼하러간 법원에서까지 어떤 남자가 사인을 해달라고 해서 울며 웃었다는 이야기. 스스럼 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얘기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부럽다. 또 소설가로서 항상 주변의 꺼리들을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능력도 부럽다. 천성이 소설가 인것 같다. 마음의 근육 부분에서 좀 감동하여 옮겨본다.  

신기하게도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는 것을 나는 발견하게 된 것이다. 마음을 조절하려고 애쓰고,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내 마음뿐이라는 걸 생각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처음에는 이것이 갑자기 마라톤을 뛰려는 것처럼 어림도 없는 일로 보인다. 그런데 실패하고 또 실패하면서도 어찌됐든 그래 보려고 애쓰면 신기하게도 근육이 생기듯이 조금씩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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