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추억
윤 동 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가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마음이 복잡해질때 윤동주의 시비를 찾는다는 아직 소녀같은 내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어느 날이 기억난다. 우연히 본 이 시... 아무 느낌이 없다가 마지막에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는 말에 한참 서성이는 내 자신을 본다.
그래, 젊음아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