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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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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TV프로그램에서 장애아가족 이야기를 볼 때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이 책의 저자가 그랬듯이 장애아가족은 웃음도 없고 늘 슬퍼보여야한다고 생각했다. 저자가 장애아를 둔 부모는 늘 슬픈 표정이 강요된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장애아를 둔 부모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일지 고스란히 알게 되었다. 우선 그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이 지배적이었다.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다는 것은 뭐랄까. 마치 처절히 불운한 운명을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유전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지푸라기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그의 행동들이 아무 의미없는 반복되는 행동만을 하기 때문이어서 일 것이다. 첫째 아들인 마튜는 세상을 떠났고 동생 토마는 서른이 넘어서 까지 살고 있는 듯 한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부모의 한숨과 자조가 섞여 있어 마음이 아팠다.

 다행인 것은 인간은 어떤 상황에도 적응하기 마련인가 보다. 태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저자는 장애아를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갖가지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도 나이를 먹지 않는 것다고 한다. 제대로 자랐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수많은 아이들을 보며 마튜와 토마는 그럴 일이 없다는 것에 안도한다. 무엇보다 이 글들에 믿음이 실려있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씌여 졌기 때문이다. 정상아(정상아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 된다.)를 둔 부모들이 너무도 의기양양하게 자식을 자랑하는 모습을 볼 때 역겹고, 생일파티를 하다가 초가 식탁보에 떨어져 불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분을 보며 그의 분노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한숨이 하루하루모여 그의 젊은 시절은 지나겠지만 그가 그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해내고 성장했을지 인간으로서의 삶을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은 분명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비로소 토해냈을 때 사람은 그 시련을 정녕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그런 면에 있어서 그에게 주어진 모든 굴레를 벗지 않았을까. 눈물로 호소하며 동정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담담한 글이 어떤 힘을 가지는지 이 책은 잘 말해준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장애아를 둔 부모의 심정을 담담히 그려가고 있다. 누군가의 처지를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이런 책은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이해하기 위하여.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내 나이도 모르겠다. 난 아직도 서른인 것 같다. 세상 만사가 두렵지 않다. 마치 내가 사상최대의 희극 속에 자리잡은 느낌이다. 난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 그 무엇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웃기는 말을 하고, 계속해서 웃기는 글을 쓴다. 내 길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내 삶은 막다른 길에서 끝이 난다.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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