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표류기>를 리뷰해주세요.
대한민국 표류기
허지웅 지음 / 수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허지웅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초반에 20대의 독립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 글빨이 장난이 아니로군 했다. 고시원에서 살았던 이야기는 사뭇 절절했는데 고시원 총무까지 하면서 밤과 낮을 노동으로 전전했을 그의 삶이 그려지는 듯했다. 솔직하게 때론 조금 과장하기 하면서 하는 그의 이야기에는 유머가 있다. 그 유머는 스스로를 다소 비하하는 듯 하면서 자조적인 상황으로 몰아가지만 그래서 웃을 수는 없지만 심각한 상황을 좀 덜 심각하게 만드는 유머였다. 부모의 도움없이 서울살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 또한 경험했으므로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그의 분투기는 본받게 하는 무엇이 들어있었다. 그래, 나 당당해요. 나 내 멋대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꺼에요라는 반항적인 모습이랄까. 중간에 여자친구와 헤어져 자살을 감행하나 불발에 그친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다행이란 말인가.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 법..

중간에는 다소 정치적인 글들이 나온다. 조금 중복되는 것들이 많은데 블로그에 두서없이 올린 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20대로서의 사회를 보는 안목, 그리고 20대가 꼭 아니라도 기자라는 직업에서 풍겨지는 전문성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이 책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져갔다. 그의 톡톡튀는 글이 부담스러웠고 과격한 어투가 정치적 목소리와 맞닿아 몇 장은 그냥 스킵해버렸다. 최민수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사건의 내막을 몰랐는데 그런 일이 있었군 했다. 마지막에는 영화평들이 대부분이다. <추격자>와 <미쓰 홍당무>를 관심있게 봤다. <미쓰 홍당무>를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단언하건대 허지웅처럼 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멋대로 살아가기에 용기도 없고 사실 비판적인 생각조차도 없다. 허지웅 같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너무 생각없이 사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더구나 그는 나와 나이도 비슷한데 말이다. 앞으로 그의 행보가 어떨지 기대가 된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생각하며 줏대 있게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톡톡 튀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아, 나는 정말 미치도록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언제쯤 나는 고개를 들고 거울을 보고 나를 세울 수 있을까. 언제쯤 나는, 나아질 수 있을까.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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