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명박 후보가 지난 6월 6일 국립현충원에 방명록에 남긴 글의 맞춤법 교정본을 올렸다.
ⓒ 이외수 홈페이지

작가 이외수씨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향해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며 비판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이외수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외수가 화난 이유'라는 제목의 짧은 글을 올려 이 후보를 비판했다. 이씨가 화난 이유는 국어도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는 이 후보의 발언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5일 부산을 방문해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나 국사 등 일부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면 어학연수를 안 가도 영어에서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작가 이외수씨는 "무슨 망언인가, 이 분이 과연 대한민국의 언어와 역사를 얼마나 알고 계시기에 저런 망언을 서슴치 않는 것일까"라며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이 후보를 맹비난했다. 이어 이씨는 "모든 문인들이 영어로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라며 "나는 정치와 무관한 견지에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씨는 이 후보가 지난 6월 6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글에 '빨간펜 교정'을 한 사진을 올려 이 후보의 한국어 실력을 꼬집었다. 이 후보는 당시 방명록에 "당신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읍니다. 번영된 조국,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모든것을 받치겠읍니다"라고 썼다. 그러나 이 글에서 '~읍니다'는 '~습니다'가 맞다. 그리고 띄어쓰기도 두 곳에서 틀렸다. 이 후보 발언과 관련 이경숙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를 어떻게 영어로 가르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렇게 하면 한글날은 영어날이 되는 것인지, 김치는 젓가락이 아닌 포크로 먹는 것인지, 한국 대통령도 원어민 대통령을 수입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외수씨는 <벽오금학도> <꿈꾸는 식물> <들개>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다.

아래는 이씨가 지난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이외수가 화난 이유

한글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분이
국어와 국사를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신다

무슨 망언인가
이 분이 과연 대한민국의 언어와 역사를 얼마나 알고 계시기에
저런 망언을 서슴치 않는 것일까

모든 문인들이 영어로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 것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명박씨가 서명한 날짜는 6월 6일 현충일이다
그리고 이명박씨가 지칭한 당신들은 순국선열들이다

그 분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신 문화유산을
소멸 또는 약화시키겠다는 발언에 어떤 타당성이 있는가

나는 정치와 무관한 견지에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뱀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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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운하는 저지해야하지만.
    from 테츠의 서재 2007-10-26 20:08 
      저 기사를 봤을때 솔직히 이외수씨의 비판에 통쾌했다기 보다는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비판이랄까 글쟁이의 자기과시랄까..그래서 약간 언짢았었는데.. 내가 군대에서 받았던 부모님 편지가 딱 저랬었다. 맞춤법 마구 틀린. 특히 '읍니다'가 많이 나오는.. 그래도 맞춤법 틀린 편지가 부끄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이명박씨의 정책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그를 지지할 생각도 없지만 저 맞춤법 틀린 글은 나에게 마이너스보다는 호감으로 다가
 
 
turnleft 2007-10-26 0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일명 ㅇㅁㅂ(이뭐병) 후보라고도 하죠 -_-;

무스탕 2007-10-2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기사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요.. ^^
이외수님 멋져~! 했었다지요.

오늘 17, 총 8000 방문

2007-10-26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6 1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28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7-10-2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제가 책을 좋아하게된 계기가 바로 <벽오금학도>를 읽고 난 후랍니다~~
소설의 묘미를 아주 잘 나타낸 책이지요~~ 그러면 당근 이외수님도 좋아하는 작가중 한분입니다. 뒷말은 생략^*^

비로그인 2007-10-2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한국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 현란한 맞춤법과 오묘한 띄어쓰기의 매력에 있는데,
저런 것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자신감이 없습니다...-_-
" 한국어를 잘하면 전 세계 모든 언어를 능통할 수 있다 " (소리글자니까)
라는 믿음이 그 눔의 베트남어 때문에 무너지려고 하고 있다죠. ㅜ_ㅜ

푸른신기루 2007-10-2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urnLeft님// '이뭐병'은 좀 약한데요ㅋㅋ
세실님// 그렇군요!! 세실님을 책의 세계로 빠지게 한 그런 좋은 소설을 이제껏 읽지 않았다니..orz 당장 장바구니 고고씽?? ㅋㅋ
L-SHIN님//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명색이 나름대로 대선후보잖아요..OTL 아무리 막장후보라도 이건 정말..-_-^ 베트남어는 성조 때문에 그리 곤욕을 치르시는 건가요??

홍수맘 2007-10-2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지당~.
속이 다 시원해요. ㅎㅎㅎ
참, 이 배경음악은 뭐래요?

마늘빵 2007-10-26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춤법은 신기루한테 걸리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지... ㅋㅋ

프레이야 2007-10-26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루님, 김추자 노래에요? ㅎㅎㅎ
'번영된 조국' 뒤에 온점 아니고 반점 맞습니다.

푸른신기루 2007-10-2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음.. 글쎄요;; 블럭지정해서 그냥 끌고 왔더니 삽입되던데요;;;;;
아프님// 칭찬인지 놀리는건지..-_-a 뭐 암튼 과찬이십니다ㅋㅋ
혜경님// 노래는 잘 모르겠어요;; 아, 그것도 있었네요!! 혜경님이 한 수 위이십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