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명동에 갔다가 아주아주 충동적으로 헌혈을 했어요 후훗.
알라딘에 헌혈을 자주 하시는 분이 많아서 별거 아니겠지만 제게는 굉장히 큰 사건이었어요
중학생 때 예방접종을 맞았는데 손으로 너무 꽉 누르고 있다가 갑자기 떼는 바람에 피가 머리로 확 쏠려서 기절하고 경련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부터 주사를 포함하여, 바늘이 제 몸을 둘러싼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것에 몸이 알러지를 일으키더라고요. 사실 아직도 귀를 뚫지 않은 것도 그 이유 때문.
고등학생 때 엉치뼈가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물리치료 받고 주사를 맞고 나서 엄마가 다시 데리러 올 때까지 대기실에 있는데 눈 앞이 하얘지면서 식은땀도 나고 어지러워서 기절할 것 같았어요. 마침 엄마가 들어오셔서 곧 죽을 사람처럼 팔을 뻗어서 "엄마.." 불렀더니 왜 이렇게 하얗게 질렸냐면서 놀라시더라고요. 그래서 간호사도 놀라고 의사선생님도 놀라고..
그리고 또 고등학생 때 학교에 헌혈차가 와서 처음 헌혈을 하는데 또 식은땀에 어지럽고 하얗게 질려서 간호사분이 부채 부쳐주시고 누워서 음료수도 하나 더 마시고 쉬다가 왔어요. 그 때 간호사분도 이제 헌혈 못 할 것 같다고 하시고 저도 이젠 주사도 제대로 못 맞겠구나- 했는데..
요 몇 년 새에 많이 가라앉은 것 같기도 하고 혹시나 없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한 번 시험해보고 싶기는 했었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솔직히 적십자 비리가 많았어서 평소에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만 그냥 걷다가 헌혈 홍보하시는 분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정말 충동적으로 해버렸어요. 혈액형 검사하는데 증상이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긴장하고 전에 헌혈할 때 무슨 일 있었냐는 말에 없었다고 거짓말까지 하고-_-;;
다행히도 조금 어지럽고 식은땀도 잠깐 밖에 안 났어요^-^ 게다가 문화상품권 3000원짜리랑 초코쿠키 손바닥만한 거(지금 먹고 있는데 겁나 맛있어요!!) 두 개나 받고 주스도 마시고 놀다왔어요~ 내 피가 누군가의 몸에 들어가서 도움이 될 거라는 왠지 모를 뿌듯함도 생겼고요. 으.하.하!
전혈헌혈은 2달 있다가 해야한다던데 11월에 또 해야지~
뭐야 이거, 팔이야 다리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