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만나지 않아도 되고, 무슨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의무감이 나를 지배하지 않는 그저 무의미한 하루하루가 내 앞에 잔뜩 놓여있어서 

잠오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심심하면 읽고 끄적이다 그렇게 날이 저물고 다시 또 반복하고... 

가끔 답답하면 집 가까이 산책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깊은 심호흡 한 번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그냥 그렇게 무의미한 날들이 쌓여서 내 인생은 살아내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도 않고, 무언가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진심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 마음은 그러하다. 그냥 살아내었으면 좋곘다고. 무던히... 저기 가로수 나무처럼... 그저 무던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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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학부모께서 연락이 오셨다. 내가  예전에 담임했던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생겨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이전에 아이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는지 궁금하다시며 전화를 하신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너무나 귀하고 착한 아들인데 학교에서 말썽을 피웠다 하고 그것으로 징계를 하겠다 하시니 많이 속상하셨던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어머니께서는 속상하시다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되네요'라고 하셨다. 이 말을 학부모님들 만나면서 안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아이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 그것은 여자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잉태에서 부터 출산까지. 생명이 생겨나고 자라며 태어나는 그 신기함을 온몸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보다 더 경이롭고 놀라운 배움일 것이다. 하지만 아기를 낳는다고 해서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아기를 한 사회의 일원으로, 한 명의 오롯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지나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주는 기쁨을 바탕으로 아이의 아픔에 맘 졸이고,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준비하면서 엄마 또한 아이로서 성장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아이를 갖고 낳으면서 내가 가진 생각들이나 습관들이 많이 바뀌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경험했던 그 많은 감정들 - 아이가 아플 때 맘 졸였던 것, 때 쓰며 울 때 내 고집과 아이 고집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 등-이 결국엔 한 명의 여자를 엄마로서 만드는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 또한 성장하고 진정한 엄마가 되어간다.  

엄마가 되고 나서 교사로서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아이들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아이가 밉고, 싫고, 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참 귀하게 여겨지고 다가온다. 그러면서 아이들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조금씩 친해지게 되고 좀 더 많은 소통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해받기를 사랑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과 이해해도 어떤 한계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독립된 한 명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온전한 삶을 살아갈 능력을 갖고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면 제대로 된 사랑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법륜 스님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아이보다 자신을 먼저 바라보고 이해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고 좋은 업을 쌓으면 아이는 그것을 본 받아 잘 자랄 것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맘 속에서 엉켰던 실타래를 단칼로 끊어버리는 듯한 그 설법이 참으로 시원하면서도 명쾌하다.  

   
 

 우리 몸동작을 한번 보세요. 둘이 누워서 얘기를 하다가 "뭐? 그게 아닌데, 뭐라고?" 하면서 시비가 생기면 계속 누워서 논쟁을 합니까? 벌떡 앉습니까? 벌떡 앉습니다. 의견 충돌이 심각해지면 앉아서 계속 얘기합니까, 일어섭니까? 일어섭니다. 둘이 서서 대화를 하는데 계속 의견이 안 맞으면 고개를 쳐들고 합니까? 숙이고 합니까? 고개를 쳐들고 합니다. 내가 옳다, 하는 것을 '아집'이라고 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누워 있던 몸은 앉게 되고, 앉아 있던 몸은 서게 되고, 선 몸은 고개를 쳐들게 되고, 어깨와 목에 힘을 주게 되고, 눈은 부릅뜨게 됩니다. 이게 몸이 나타내는 동작이에요. 내가 옳다고 하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고개를 쳐들고 싸우다가 '어, 내가 잘못 생각했네'하는 마음이 들면 치켜뜬 눈이 어떻게 돼요? 약간 눈이 내리 깔리고, 좀 더 잘못했다 싶으면 고개가 숙여지고, 좀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가 숙여지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게 되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이마를 땅에 대고,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하게 됩니다. 절을 한다는 것은 참회한다, 뉘우친다는 표현입니다. 뉘우치는 마음 없이 절만 하는 것은 허리 운동이에요. 이것은 참회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절을 할 때,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숙일 때 나타나는 동작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소위 말하는 오체투지예요.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는 겁니다.  -  절을 하면서 자기 생각을 내려놓으면 절은 수행이 됩니다. -p224~226 

자식은 자식대로 자기 인생을 살 뿐이에요. 그런데 부모는 자식의 인생을 마치 내 인생인 양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사랑을 쏟다 보니, 자식이 내 마음 같지 않은 걸 보고는 괴로운 거예요. 자식은 커가면서 엄마품을 떠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품안의 자식만 생각하고, 그 시절에 집착하면 부모도 자식도 괴로울 수 밖에 없어요, 지금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만, 애들 없이도 살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독립을 해야 해요. 이것이 엄마도 행복해지고 자식도 행복해지는 방법이에요. '자식 떄문에'라고 이유를 다는 것은 자기 삶이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p235 

오늘부터 자기를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연습을 해보세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해 주겠으며, 내가 나도 사랑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남을 사랑하겠어요? 남에게 사랑받고, 남을 사랑하는 출발점은 먼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거에요.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내가 괴롭지 않은 삶을 지켜 나가는 거에요. 자식이 속을 썩이든 말을 안 듣든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이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p236

 
   
 
아이 때문에 고민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선물로 산 책인데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내 아이가 행복하기 바란다면 내가 먼저 행복해지고, 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것. 엄마가 행복해진다면 아이 또한 행복해진다는 것을 너무나 단순하지만 어려운 것. 스님의 말씀을 통해 많은 엄마들이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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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도서관에서'철학이 나를 위로하다'라는 제목으로 강신주 선생님의 강의를 했다. 김수영의 시 '팽이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처음에 선생님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이야기 하시다 강의록과 연관되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평소 선생님의 글을 읽고 그 사유의 깊이나 본질을 뚫어보는 관점에 참 놀랬었다. 오늘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강의의 중요한 주제는 '나를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詩)'는 나니까 쓸 수 있는 글이며, 남의 흉내를 내지 않은 글이고 나에게 이르는 글이라는 말도 참 인상적이었고, 인문학이라는 것은 자유를 읽고 자유를 사는 것이라는 것, 나는 나니까 나에게 이르려고 하는 것, 나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공부하는 것은 남을 흉내내지 않기 위해서, 남들이 한 말, 내것이 아닌 것을 찾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나니까' 남들과 다른 '나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 나니까 살 수 있는 삶. 아..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평소 어렵게 느껴지던 김수영의 시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해가 되었다. 들고간 책에 사인도 받고, 준비했던 군고구마 선물도 드렸다. 같이 사진도 찍었으나 표정이... 대학원에 가서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선생님을 뵙고 더 강해졌다. 다음에 또 뵙고 좋은 강의를 들었음 좋겠다. 아~! 아트앤스터디가 있지... 강의 등록해야지.  좋은 강의를 들어서 기분이 붕 뜬 하루였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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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서 모임 갔다가 문득 든 생각이 

"나는 책을 왜 읽지?" 

라는 물음이었다. 책의 내용을 온전히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허기진 사람 마냥 꾸역꾸역 책을 읽어내리는 내가 과연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지 싶었다. 책을 읽는 것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책을 읽는다','이만큼의 책을 읽었다'라고 자랑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견디기 힘든 시간을 견디는 수단일까? 

나에게 책은 뭘까? 책을 왜 읽을까?  

책이 내게 하나의 기쁨이었는데 갑자기 회의가 들기 시작하니 모든 것들이 낯설어진다.  

화가나고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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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생각하지 않으면 책을 읽지 않은 것과 같다는 생각에  짧게라도 내 생각을 적어보자 라고 해서 시작한 리뷰 적기인데 다른 달인들의 서재와 리뷰를 보니 내 글이 참 허접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학적인 표현과 다양한 개념, 유명 인물들의 언사를 언급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그만큼의 학습을 하지 못했기에 내 리뷰는 단순한 내 삶과 생각을 바탕으로 해서 표현될 뿐이다.  

처음엔 부끄럽다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나다' 라고 인정하니 그저 맘 편하다. 누군가에게 보이려고 하는 것 보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하는 거니까... 그저 부지런히 읽고, 생각하고, 끄적거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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