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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학부모께서 연락이 오셨다. 내가 예전에 담임했던 아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생겨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가야하는데 이전에 아이가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는지 궁금하다시며 전화를 하신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너무나 귀하고 착한 아들인데 학교에서 말썽을 피웠다 하고 그것으로 징계를 하겠다 하시니 많이 속상하셨던 것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어머니께서는 속상하시다며 눈물을 흘리셨는데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자식은 내 맘대로 안되네요'라고 하셨다. 이 말을 학부모님들 만나면서 안들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아이 키우는 것이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 그것은 여자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일 것이다. 잉태에서 부터 출산까지. 생명이 생겨나고 자라며 태어나는 그 신기함을 온몸으로 경험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보다 더 경이롭고 놀라운 배움일 것이다. 하지만 아기를 낳는다고 해서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아기를 한 사회의 일원으로, 한 명의 오롯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지나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주는 기쁨을 바탕으로 아이의 아픔에 맘 졸이고,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준비하면서 엄마 또한 아이로서 성장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아이를 갖고 낳으면서 내가 가진 생각들이나 습관들이 많이 바뀌었다.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경험했던 그 많은 감정들 - 아이가 아플 때 맘 졸였던 것, 때 쓰며 울 때 내 고집과 아이 고집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 아이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의 고민 등-이 결국엔 한 명의 여자를 엄마로서 만드는 과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 또한 성장하고 진정한 엄마가 되어간다.
엄마가 되고 나서 교사로서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아이들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아이가 밉고, 싫고, 이해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참 귀하게 여겨지고 다가온다. 그러면서 아이들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조금씩 친해지게 되고 좀 더 많은 소통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해받기를 사랑받기를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랑과 이해해도 어떤 한계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독립된 한 명의 사람으로서, 자신의 온전한 삶을 살아갈 능력을 갖고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면 제대로 된 사랑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법륜 스님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아이보다 자신을 먼저 바라보고 이해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바른 생각과 바른 행동을 하고 좋은 업을 쌓으면 아이는 그것을 본 받아 잘 자랄 것이라고 이야기 하신다. 맘 속에서 엉켰던 실타래를 단칼로 끊어버리는 듯한 그 설법이 참으로 시원하면서도 명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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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동작을 한번 보세요. 둘이 누워서 얘기를 하다가 "뭐? 그게 아닌데, 뭐라고?" 하면서 시비가 생기면 계속 누워서 논쟁을 합니까? 벌떡 앉습니까? 벌떡 앉습니다. 의견 충돌이 심각해지면 앉아서 계속 얘기합니까, 일어섭니까? 일어섭니다. 둘이 서서 대화를 하는데 계속 의견이 안 맞으면 고개를 쳐들고 합니까? 숙이고 합니까? 고개를 쳐들고 합니다. 내가 옳다, 하는 것을 '아집'이라고 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누워 있던 몸은 앉게 되고, 앉아 있던 몸은 서게 되고, 선 몸은 고개를 쳐들게 되고, 어깨와 목에 힘을 주게 되고, 눈은 부릅뜨게 됩니다. 이게 몸이 나타내는 동작이에요. 내가 옳다고 하는 생각이 강하면 강할수록 이렇게 됩니다. 그런데 고개를 쳐들고 싸우다가 '어, 내가 잘못 생각했네'하는 마음이 들면 치켜뜬 눈이 어떻게 돼요? 약간 눈이 내리 깔리고, 좀 더 잘못했다 싶으면 고개가 숙여지고, 좀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가 숙여지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게 되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이마를 땅에 대고,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하게 됩니다. 절을 한다는 것은 참회한다, 뉘우친다는 표현입니다. 뉘우치는 마음 없이 절만 하는 것은 허리 운동이에요. 이것은 참회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절을 할 때,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숙일 때 나타나는 동작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는, 소위 말하는 오체투지예요.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는 겁니다. - 절을 하면서 자기 생각을 내려놓으면 절은 수행이 됩니다. -p224~226
자식은 자식대로 자기 인생을 살 뿐이에요. 그런데 부모는 자식의 인생을 마치 내 인생인 양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사랑을 쏟다 보니, 자식이 내 마음 같지 않은 걸 보고는 괴로운 거예요. 자식은 커가면서 엄마품을 떠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품안의 자식만 생각하고, 그 시절에 집착하면 부모도 자식도 괴로울 수 밖에 없어요, 지금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만, 애들 없이도 살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독립을 해야 해요. 이것이 엄마도 행복해지고 자식도 행복해지는 방법이에요. '자식 떄문에'라고 이유를 다는 것은 자기 삶이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p235
오늘부터 자기를 아름답게 가꿔 나가는 연습을 해보세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사랑해 주겠으며, 내가 나도 사랑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 남을 사랑하겠어요? 남에게 사랑받고, 남을 사랑하는 출발점은 먼저 나 스스로를 사랑하는 거에요.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내가 괴롭지 않은 삶을 지켜 나가는 거에요. 자식이 속을 썩이든 말을 안 듣든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이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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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때문에 고민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선물로 산 책인데 나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 내 아이가 행복하기 바란다면 내가 먼저 행복해지고, 내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것. 엄마가 행복해진다면 아이 또한 행복해진다는 것을 너무나 단순하지만 어려운 것. 스님의 말씀을 통해 많은 엄마들이 아이와 부모가 행복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