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이번 주도 거의 다 지나갔다. 이래저래 평소 일어나기 힘든 기쁜 일, 슬픈 일 등이 뒤섞인 한 주였다.

기쁜 일은 방학 때 연수받은 성적이 100점이라는 것. 아직 상대평가 전이지만 어쨌든 100점이 어디냐.. 흐흐흐

슬픈 일은 아이가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세바늘 꿰맨 것. 오밤중에 응급실 가는 거.. 새삼 할 짓이 못된다 생각했다. 꿰맬 때 아파서 울며 안아달라 보채는 아이를 지켜보는 것도...

정신없는 일은 내가 맡은 업무가 방학 끝난 후에 일이 몰리는 업무라는 것. 붙어 있는 포스트잇만 여러 장. 다음 주는 되어야 다 정리될 것 같다.

 이번 주 일요일에 문학경기장에서 동아리축제가 열린다. 아이들이 참가하기로 해서 지금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아이들을 보며 새삼 느끼는 거지만 역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즐겁게 열심히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랄 뿐이다.

오늘은 아이가 일찍 자서 좀 더 놀다 자야겠다.

지금 책을 읽을까 밀린 리뷰쓸까 고민 중...

아무래도 밀린 숙제(?)부터 하는 게 좋겠지. 리뷰나 마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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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0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괜찮은가요? 흉터가 남지 않아야 하는데... 저도 눈썹 끝에 흉터가 있어요 ㅠ.ㅠ

여울이 2005-09-0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친 아이답지 않게 너무 잘 놀아서 탈이에요. 그만한게 다행이라 흉터 안 남는건 바라지도 않아요. 뭐, 머리에 벼룩이 육상트랙 정도 되는 상처는 남지않을까 해요. 어쨌든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시는 붉고 그림은 푸르네 2 - 알수록 흥겨운 대화체 풀이 중국 명시, 명화 100
황위펑 외 지음 / 학고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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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날(靑玉案 · 元夕)>
- 신기질


동풍이 불어오는 대보름날
東風夜放
나무마다 수천 송이 꽃이 바람에 지고
花千樹更 ? 落
별빛은 빗방울처럼 떨어지고
星如雨
화려한 꽃수레는 길에 가득 향기를 뿌리네.
寶馬雕車香滿路
퉁소 소리 울리고
鳳簫聲動
온 천지에 환한 달빛
玉臺光轉
밤새 춤을 추는 어룡들.
一夜魚龍舞
설류화에 황금실로 장식한 여인네들
蛾兒雪柳黃金縷
미소 띤 얼굴로 은은한 향기를 뿌리네.
笑語盈盈暗香去
군중 속을 그대 찾아 수천 번
衆 ? 尋他千百度
문득 고개를 돌리니
騫(?)然回首
그는 바로 거기
那人却在
등불이 사위어가는 곳에 있네.
燈火闌珊處-286쪽

<빗소리를 듣다( ? 美人 · 聽雨)>
- 장첩


소년이 기루에서 빗소리를 들을 때
少年聽雨歌樓上
붉은 촛불이 비단 휘장을 어둡게 비추었지.
紅燭昏羅帳
청년이 객주에서 빗소리를 들을 때
壯年聽雨客舟中
비구름 드리운 끝없는 강물 바라보며
江闊雲低
서풍에 우는 기러기소리 들었네.
斷雁卬西風
지금 절간에서 빗소리 듣는 이
而今聽雨僧廬下
이미 머리가 희끗희끗하네.
鬢已星星也
슬픔과 기쁨, 헤어짐과 만남도 모두 공허해지고
悲歡離合總無憑
섬돌 앞에서는
一任階前
날이 밝을 때까지 빗방울 떨어지네.
點滴到天明-3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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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9-04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시를 좋아하는가로 그 사람을 판단했던 조금 낭만적인 조금 서툰 시절이 있었어요. 님의 닉네임이 왜 푸른 보리밭인지 조금 알 것 같은데요 ^^;;;

여울이 2005-09-04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대산세계문학총서 41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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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잔 교도소에 있을 때였지요. 어느 날 열두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들어왔는데, 사고로 자기 엄마를 죽였다고 하더군요. 사냥총으로 쏘았다는 거예요. 3개월 정도 같이 있었는데,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지요. 그 애는 입에 자물쇠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3개월 동안 입도 벙긋 안 했지요. 잠도 한숨 못 자는 것 같았어요. 신경은 또 얼마나 예민한지요······. 그래도 나한테는 아무도 없을 때면 자기 얘기를 털어놓더군요. 그런데 알고 보니 어머니를 죽인 게 실수가 아니더군요. 사고가 아니라 그야말로 ‘살인 사건’이었어요······!
-작품 해설쪽

"그래도 여기를 떠나시오. 여기 있으면 곧 죽게 될 거요. 내가 형수를 살려둔다고 이제 어머니는 나하고 말도 안 해요. 이브라힘 형도 형수를 벼르고 있지만 내 눈치만 보는 중이오. 여길 떠나요. 재산이고 뭐?다 버리고, 애도 버려요. 난 분명히 말했소. 당신은 죽게 될 거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소. 할릴 형을 죽인 게 형수라는 걸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고, 또 온 아나바르자 지역에 얘기가 떠돌고 있소. 형수가 여기 버티고 있으면, 아마도 내가 당신을 죽일지도 몰라요. 여길 떠나 목숨을 보존하시오. 다시 이 집에서, 또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 나도 이젠 지쳤소. 내가 형수를 그냥 놔둔다 해도, 아마 내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아니면 이브라힘 형이 죽일지도 모르지. 아니면 어머니 친척들, 삼촌들, 사촌들이 당신을 가만히 놔두겠소? 언젠가 죽게 될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오. 만약 아무도 처치 못하면 형수 아들 하산을 시켜 죽이도록 할 거요."
-41쪽

"원수를 갚으려면 압바스 형제들에게 가서 갚지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구! 그놈들한테 접근하기가 겁나니까 만만한 나한테 이러는 거 아니야? 나한테 화풀이하는 거 아니냐구! 가란 말야. 가서 압바스네 식구들에게 원수를 갚으란 말이야. 그렇게 한이 맺히면 거기 가서 풀란 말이야."
-48쪽

"내가 뭘 했겠냐 하면 말이다. 나를 받아만 준다면 너희 집에 가서 자리를 깔고, 계속 거기에 붙어 있었을 거야. 나를 쫓아낸다면 또 꾀를 내서 너희 집에 들어가고 말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네 엄마 얼굴을 감상하면서 말이다. 하산아, 네 엄마 에스메를 바라보면서 천당으로 가고 싶구나. 네 엄마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마음껏 만끽한 사람이 어디 지옥에 갈 수 있겠니? 네 엄마를 지켜본 것만으로도 사랑으로 채워져 천국에 갈 수 있을 거다. 저세상에 있는 알라께서도 네 엄마를 보면 반해서 눈을 떼지 못할 텐데. 그런데 그런 네 엄마를 죽인다는 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소리니?......"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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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웃음판 - 한시로 읽는 사계절의 시정
정민 지음, 김점선 그림 / 사계절 / 2005년 5월
절판


自述(자술) -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근래안부문여하) 근래의 안부는 어떠신지요
月到紗窓妾恨多(월도사창첩한다) 사창에 달 떠오면 하도 그리워.
若使夢魂行有跡(약사몽혼행유적) 꿈 속 넋 만약에 자취 있다면
門前石路已成沙(문전석로이성사) 문 앞 돌길 모래로 변하였으리.

-13쪽

시조 - 무명씨

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뵌단 말이 그 더욱 거짓말이
날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리오.
-14쪽

춘일(춘일) - 서거정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버들엔 금빛 돌고 옥빛은 매화 뜨니
小池春水碧於苔(소지춘수벽어태) 작은 못의 봄물은 이끼보다 푸르도다.
春愁春興誰深淺(춘수춘흥수심천) 봄 시름과 봄 흥이 어느 것이 더 깊은가
燕子不來花未開(연자불래화미개)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아직 안 피었네.
-17쪽

好鳥一聲(호조일성) - 신석정

갓핀
靑梅
성근가지
일렁이는
향기에도
자칫
혈압이
오른다.

어디서
찾아든
볼이 하이얀
멧새
그 목청
진정
서럽도록
고아라.

봄 오자
산자락
흔들리는
아지랑이,
아지랑이 속에
청매에
멧새 오가듯
살고 싶어라.
-19쪽

病餘吟(병여음) (첫째 수) - 강희맹

楊柳凝煙翠幕低(양류응연취막저) 버들에 엉긴 안개 푸른 장막 깔렸는데
新荷出水葉初齊(신하출수엽초제) 새 연꽃 수면 위로 잎들이 나란하다.
滿庭綠樹重陰合(만정록수중음합) 뜰가득 푸른 나무 그늘과 하나 되자
忽有黃鸝來上啼(홀유황리래상제) 꾀꼬리 날아와 올라앉아 우누나.
-23쪽

九曜堂(구요당) (첫째 수) - 이제현

溪水潺潺石涇斜(계수잔잔석경사) 시냇물 잔잔하고 돌길이 비탈진 곳
寂廖誰似道人家(적료수사도인가) 적막하기 도인 사는 거처와 비슷해라.
庭前臥樹春無葉(정전와수춘무엽) 뜰 앞에 누운 나무 봄인데 잎은 없고
盡日山蜂咽草花(진일산봉열초화) 진종일 산벌만 풀꽃에서 잉잉대네.
-33쪽

九曜堂(구요당) (둘째 수) - 이제현

夢破虛窓月半斜(몽파허창월반사) 빈 창서 꿈을 깨니 달은 반쯤 기울었고
隔林鐘鼓認僧家(격림종고인승가) 숲 저편 쇠북 소리 절 있음을 알겠네.
無端五夜東風惡(무단오야동풍악) 뜬금없이 새벽녘 봄바람 고약하니
南澗朝來幾片花(남간조래기편화) 아침에 남쪽 시내엔 몇 점 꽃잎 져 있으리.
-34쪽

龍門春望(용문춘망) - 백광훈

日日軒窓似有期(일일헌창사유기) 약속이나 있는 듯이 날마다 들창가에
開簾時早下簾遲(개렴시조하렴지) 주렴 걷기 일러지고 내리기는 더뎌지네.
春光正在峯頭寺(춘광정재봉두사) 봄빛은 하마 벌써 산 위 절에 왔건만
花外歸僧自不知(화외귀승자불지) 꽃 밖으로 가는 스님 저 혼자만 모르누나.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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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이 2005-08-30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자 일일이 찾아서 쓴 시. 미친 짓일지도.... 시간나면 더 써야지.
 
시는 붉고 그림은 푸르네 2 - 알수록 흥겨운 대화체 풀이 중국 명시, 명화 100
황위펑 외 지음 / 학고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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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연꽃 향기만 남고(一翦梅)>
- 이청조

붉은 연꽃 향기만 남고 아름다운 돗자리도 가을이라 찬데
紅藕香殘玉簟秋
조심스레 비단 치마 벗고 홀로 목련나무 배에 오른다.
輕解羅裳 獨上蘭舟
구름 너머로 누가 아름다운 편지를 가져올까
雲中誰寄錦書來
기러기 돌아갈 때 달이 서쪽 누대에 가득 차네.
雁字回時 月滿西樓
꽃은 절로 떨어지고 강물은 혼자 흘러가며
花自飄零水自流
그리움은 서로에게 슬픔이 된다.
一種相思 兩處閑愁
풀 길 없는 이 그리움은
此情無計可消除
눈살이 펴질 때쯤 다시 마음에 차 오른다.
才下眉頭 却上心頭

- 이청조가 남편 조명성과 헤어진 후 극도의 그리움과 이로 인한 슬픔을 표현한 시


-242쪽

<꽃행상에게서 봄꽃을 사다(減字木蘭花 감자목란화)>
- 이청조

꽃행상에게서 봄이 막 피어나는 꽃을 한 가지 샀네.
賣花擔上 買得一枝春欲放 (매화담상 매득일지춘욕방)
점점이 맺힌 눈물은 붉은 아침 햇살에 빛나는 새벽 이슬이구나.
漏梁輕勻 猶帶彤霞曉露㾗 (루량경균 유대동하효로량)
신랑이 내 얼굴이 꽃보다 못하다고 할까 봐
怕郎猜道 奴面不如花面好 (파랑시도 노면불여화면호)
머리에 비녀처럼 꽂고 괜스레 신랑에게 비교해보라 하네.
雲鬢斜簪 徒要敎郞比幷看 (운빈사잠 도요교랑비병간)


- 신혼부부의 아기자기한 생활의 즐거움이 넘쳐나는 애정시
-249쪽

<여름날 짓다(夏日絶句)>
- 이청조

살아서는 응당 사람 중의 호걸
生當作人傑
죽어서는 또한 귀신의 영웅이네.
死亦爲鬼雄
지금에야 그립구나
至今思項羽
강동을 건너지 않으려 했던 항우가.
不? 過江東
-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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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이 2005-08-30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한자 일일이 찾으며 맘에 드는 시 옮긴 것. 아직 더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