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잔 교도소에 있을 때였지요. 어느 날 열두 살쯤 되어 보이는 한 소년이 들어왔는데, 사고로 자기 엄마를 죽였다고 하더군요. 사냥총으로 쏘았다는 거예요. 3개월 정도 같이 있었는데,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지요. 그 애는 입에 자물쇠라도 달아놓은 것처럼 3개월 동안 입도 벙긋 안 했지요. 잠도 한숨 못 자는 것 같았어요. 신경은 또 얼마나 예민한지요······. 그래도 나한테는 아무도 없을 때면 자기 얘기를 털어놓더군요. 그런데 알고 보니 어머니를 죽인 게 실수가 아니더군요. 사고가 아니라 그야말로 ‘살인 사건’이었어요······! -작품 해설쪽
"그래도 여기를 떠나시오. 여기 있으면 곧 죽게 될 거요. 내가 형수를 살려둔다고 이제 어머니는 나하고 말도 안 해요. 이브라힘 형도 형수를 벼르고 있지만 내 눈치만 보는 중이오. 여길 떠나요. 재산이고 뭐?다 버리고, 애도 버려요. 난 분명히 말했소. 당신은 죽게 될 거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소. 할릴 형을 죽인 게 형수라는 걸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고, 또 온 아나바르자 지역에 얘기가 떠돌고 있소. 형수가 여기 버티고 있으면, 아마도 내가 당신을 죽일지도 몰라요. 여길 떠나 목숨을 보존하시오. 다시 이 집에서, 또 피를 보고 싶지 않으니. 나도 이젠 지쳤소. 내가 형수를 그냥 놔둔다 해도, 아마 내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고 아니면 이브라힘 형이 죽일지도 모르지. 아니면 어머니 친척들, 삼촌들, 사촌들이 당신을 가만히 놔두겠소? 언젠가 죽게 될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오. 만약 아무도 처치 못하면 형수 아들 하산을 시켜 죽이도록 할 거요." -41쪽
"원수를 갚으려면 압바스 형제들에게 가서 갚지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구! 그놈들한테 접근하기가 겁나니까 만만한 나한테 이러는 거 아니야? 나한테 화풀이하는 거 아니냐구! 가란 말야. 가서 압바스네 식구들에게 원수를 갚으란 말이야. 그렇게 한이 맺히면 거기 가서 풀란 말이야." -48쪽
"내가 뭘 했겠냐 하면 말이다. 나를 받아만 준다면 너희 집에 가서 자리를 깔고, 계속 거기에 붙어 있었을 거야. 나를 쫓아낸다면 또 꾀를 내서 너희 집에 들어가고 말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네 엄마 얼굴을 감상하면서 말이다. 하산아, 네 엄마 에스메를 바라보면서 천당으로 가고 싶구나. 네 엄마의 사랑과 아름다움을 마음껏 만끽한 사람이 어디 지옥에 갈 수 있겠니? 네 엄마를 지켜본 것만으로도 사랑으로 채워져 천국에 갈 수 있을 거다. 저세상에 있는 알라께서도 네 엄마를 보면 반해서 눈을 떼지 못할 텐데. 그런데 그런 네 엄마를 죽인다는 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소리니?......"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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