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강빈씨와 자전거로 산천을 돌며 써내려간 수필.

 

우리나라의 산하 구석, 그 산하에 뿌려진 삶, 그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 그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역사와 흔적이 그려있다.

그의 자전거 두 바퀴가 들길, 산길, 강변의 길을 달릴 때 시간과 공간이 포개져 있고,

과거와 미래, 살 길과 죽을 길, 꿈과 현실, 절박한 긴장과 노곤한 휴식이 앞치락 뒤치락 거리며 일상을 채워나가는 것이었다.

강이 산을 살짝 굽이쳐 흐르고, 산은 슬며시 강에게 자리를 내주듯 기쁨과 슬픔은 서로를 밀쳐내는 게 아니라 내 몸안에서 서로를 부등켜 안는다 한다.

 

생뚱맞게도 웃고 있는 자와 울고 있는 자에게 똑같이 따뜻한 가을빛이 쏟아지는 것은 공평일까, 우롱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유흥준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역사와 문화가 먼 조상의 흔적을 현실 속으로 가까이 끌어 당겨준 기행문이었다면, 정끝별의 <여운(旅雲)>은 손수 샷터를 눌러댄 풍경과 재치스럽게 지인들의 아름다운 싯귀를 들이대며 마치 빨강머리 앤이 사랑스럽게 조잘대듯 써내려간 산문집으로 기억된다.

 

이 책은 때때로 지적 뇌의 움직임이 필요할 정도의 전문적, 이념적 용어가 읽어내려가던 눈길을 되돌리게도 한다. 낙범이는 이 작가를 합리적 보수주의라고 하던데, 그래서 남편과 잘 맞을거라고(?).

 

싫다고 밀쳐내고, 좋다고 억지로 가슴에 품으려 들기보다 함께 출렁거리며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알맞은 인생길.

 

걷든, 자전거를 타든, 자동차로 이동하든,

하동의 재첩국, 안동 간고등어, 충무 김밥, 의정부 부대찌개, 나주 곰탕... 이런 거 먹으면서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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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가 독자에게 자신의 만화를 읽으며 전달되기 바라는 바람이 들어있는 책.

 

나무는 해거리(한 해 풍성한 결실을 맺으면 다음 한 해는 지친 줄기와 뿌리를 쉬게 하기 위해서 성장을 멈추는 것) 하는데 사람은 하루 24시간, 인생 80해를 혹사 시키는 안타까움이 있다.

 

나무처럼 조금씩 쉬어가면서, 돌아다보면서, 인정하면서 살고자 한다.

 

꽃은 반쯤 피었을 때 가장 예쁘고, 술은 적당히 취했을 때가 가장 즐겁단다.

 

집착하는 순간 당신은 자유를 잃게 됩니다. - 숫타니타파

 

커다란 바위는 세찬 폭풍우에도 끄덕하지 않고

깊은 연못은 맑고 고요해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그 어떤 비방과 칭찬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 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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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과 제목의 연관성에 대해 깊이 생각케한 책.

솔로몬왕이 모든 자연의 생명체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말에서 기인된 제목인 듯하다.

 

저자는 <비교행동학>이라는 학문의 창시자로서 곤충을 비롯해 고등동물까지 직접 키우며 비교 관찰한 연구 결과를 기록한 노트이다.

 

동물들과 완전한 교류가 가능하다는 저자의 확신을 진돗개(짱과 설희)를 키워낸 나이기에 믿고 충분히 공감한다.

 

내가 일찍이 이런 분야의 학문을 접했다면 흥미있게 잘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설렘도 느껴졌다.

 

과정 중에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있어 각종 동물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취할 수 있다.

 

이즈음 난 시골에 작은 집과 정원, 텃밭을 가꾸는 상상을 자주 해왔던 터라 물고기, , 물오리, 닭 등의 글들이 내 상상을 자극하고 북돋아 주었다.

뿐만 아니라 직접 키워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내 꿈이 이루어진다면 다시 들추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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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익스프레스>

책의 앞부분에는 감수의 글이 있었다.

'아직도 유전자가 DNA이며, 아주 확고한 물리적 실체를 의미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유전자를 향한 여정은 근래에 이르러 유전자라는 물리적 실체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드는데 까지 나아갔다.'

라는 부분을 읽었을 때,  이 책에 대한 나의 흥미도는 이미 절정이었다. 머릿속으로는 "우쒸. 젠장. 양자역학으로도 모자라서, 유전자까지.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또 다시 알 수 없는 곳이 되려는 건가." 라며 투덜댔지만

저자의 전작 "어메이징 그레비티"도 즐겁게 읽었던 터라, 불평은 그저 내 흥분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제스쳐에 불과했다.

 

전작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더 쉽게 이해했다. 물리학보다는 생물학이 더 이해가 잘 되는 것인지, 아니면 유전자의 실체를 찾기위한 여정을 판타지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그런지.

(다큐같은 영상으로 만들면 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전작에서도 나는 이 사람이 그 사람 같고 도대체 누가 누군지 그저 대사로만 짐작할 수 있었는데, 등장인물이 전부 과학자라서 안경 쓴 과학자, 수염 있는 과학자, 이런 식으로만 겨우 구분했을 정도였다. 그러니 전작에서 내가 자신있게 구분할 수 있는 과학자는 아인슈타인 뿐이었는데, 과연 그의 스타일은 패셔니스타라 할 만 했다. 게다가 거의 남자가 아닌가. 그러니 캐릭터를 쉽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할 그래픽 노블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나 할까?)

 

여하튼 저자의 다음 행보는 '진화'인가 보다. 당연하지, 유전과 진화는 한 쌍이 아니던가.

너무나 궁금하다. 기대하고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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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에게는 집을 소유한다는 의미는 정원을 마련하고 가꾸는 행위가 동반됨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가 자연을 근본으로 하며 소재로 글을 쓴 것은 그의 방랑벽이나 자연으로의 귀향이 내재된 때문만이 아니라, 과일수를 가꾸며, 정원을 다듬어 뿌리를 내리려는 동경에 기인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정원일에서 자연과 인생의 신비를 성찰하고, 우주 공간의 흐름을 느껴가는 과정을 시, 산문, 편지글 등으로 표현한 기록이다.

 

간간이 그가 그린 삽화, 그의 아들의 천진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밀짚 모자, 작업북의 모습이 실려있어 또 다른 독일 시인 헤르만 헤세를 느낄 수 있었다.

 

법정 스님이 좋아하는 책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책은 영혼을 맑게, 평화롭게, 또한 선량한 마음을 품게 해주는 책이다.

 

내가 드물게 연이어 두 번 읽고, 내 전원생활의 꿈을 격려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한편 헤르만 헤세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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