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과 휴무가 겹쳐서 많이도 읽고 봤다.

 

<둔황>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남성적인 소설을 읽은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신선하고 깊이 있게 느꼈던듯.

유구한 역사 앞에서 한 사람의 인생은 그저 허무하고 보잘것 없을 뿐인데,

그럼에도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였다.

 

<파과>

친구가 권해줘서 읽게 된 책.

구병모 책은 처음 읽었는데, 문장이 매우 아름다웠다.

이상하게 그 많은 문장 중

킬러에게 희생되는 자들의 눈동자를 묘사한 부분들이

특히 나를 붙잡고 놓지 않았다.

 

<중간의 집>

나는 앨러리 퀸은 정말 별론데.

역시 별로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재미있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렷이 알겠긴 한데

그 메시지도 그닥 좋지도 않고,

또 내용도 막장이기도 하고. 그런데 뭐랄까.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에 비하면 또 점잖기도 하고.

화려한 부자들의 생활이 볼만도 하고.

근데 또 뭐 나랑 별 상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선남선녀들이고. ㅎㅎㅎ

 

<너의 결혼식>

이건 뭐 박보영을 위한 영화라고나 할까.

너무 예쁜 여주인공.

그런데, 내용에 공감하기엔 또 나는 너무 늙어서 별로 설레지도 않고.

자면서 우리딸 얼굴을 보니,

얘도 곧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그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 마치 자기가 태어난 이유인냥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좌절하고. 그런 걸 겪을거라 생각하니, 짠하기도 하고, 막 격려해주고 싶기도 하고.

이런 영화를 보고 나의 연애를 생각하기 보다

자식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다니.... 정말 늙었나보다.

 

<서치>

예전에 한번 봤었는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 번 더 봤다.

잘만든 영화다. SNS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혹은 또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보여주는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쓰러진 이의 몸을 뒤집어보는데, 푸른 얼굴에 두 개 박혀 열린 동공은 그리로 들어가면 언젠가 세상 끝을 만날 수 있을 것처럼 깊은 어둠으로 조밀하게 차 있는 터널 같다.- P17

그녀는 모로 쓰러진 몸을 툭 걷어차서 똑바로 뉘었다. 브로커의 눈은 그녀가 다음 할 일을 이미 아는 듯, 그녀의 바지자락에 매달리기라도 할 것처럼 손을 뻗었다.- P67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러첨 무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 번쯤은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P3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주는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다.

전직 검사 출신 작가 도진기의 <악마의 증명>,

그리고 정해연의 <지금 죽으러 갑니다>, <유괴의 날>.

 

<악마의 증명>은 꽤 흥미로운 소설집이다. 일어난 사건을 법리적으로 다툰다던지하는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소설부터, 과거를 계속 반복하는 사람이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추론을 한다던지 하는 환상적인 이야기까지. 추리소설이라고 하긴 어려운 장르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읽는 재미가 있었달까.

 

정해연의 두 권은 매우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았다. 반전에 반전이 더하는 추리소설의 미학에는 충실하나 문장이 좀 아쉽달까. 추리소설에 무슨 문장을 논하냐겠지만 내용은 참 재미있어서 오히려 그런 부분만 더 보충되면 정말 훌륭하겠는데 싶은 것이다.

 

아쉽기로는 김남주의 <그녀 이름은>이 정말 실망스럽도록 아쉬웠다.

이게.. 소설인가, 인터뷰 모음집인가 싶도록. <82년생 김지영>을 너무 감명깊게 봐서 이 책도 정말 기대하고 봤는데....

마치 <82년생 김지영>을 쓰기 위한 습작 같은 느낌.

 

이번 주의 한줄 평을 남기자면 '많이 읽었는데, 감명 없는 한 주'였다고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주는 많이도 읽었다. 쉽게 넘어가는 책들이 많아서 그랬나.

그래도 그 중에 고통스러웠던 책도 있었는데, 바로 <아주 편안한 죽음>과 <비하인드 도어>였다.

 

<아주 편안한 죽음>은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어머니를 보내면서 쓴 에세이이다.

나도 엄마가 생각나서 읽는 내내 힘이 들었다. 죽음에 대한 성찰들이 인상적이었다. 과연 죽음은 무엇인가.

나는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명제로 위로를 찾고는 하는데,

보부아르는 한 생명에게 있어 죽음은 갖아 큰 사건이라고 말한다.

왜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렇게되면 나깉이 심약한 사람들에겐 죽음은 너무 큰 공포다.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81년 초판에 이은 개정판인데 오타가 너무 많았다는 것.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 소설 <귀족의 보금자리>,<무무>가 함께 수록되어있다.

모두 좋았다. 다 가슴 아팠고.

러시아 소설은 다 좋은데, 이름이 너무 어려워.

 

<비하인드 도어>

아주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쉬지 않고 읽을만한 소설. 스릴러 다운 스릴러를 만났다.

추리하는 재미는 없지만. 강추한다.

 

영화 <원더>

말해 뭐해. 다들 너무나 잘 알고있는 영화.

아이들과 같이 보기 좋은 영화로 많이 추천받았었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이들도 너무 재미있게 봤다.

 

 

재미있었다, 좋았다. 이런 평 말고 제대로 된 서평을 쓰고자 한들,

도무지 그럴마음이 들지 않는 시간들이다.

읽는 재미도, 쓰는 재미도 예전같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나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따. 동생에게 엄마 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날 이전까지 내가 느꼈던 슬픔은 어느 것이나 스스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슬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지경이 되었을 때라도 나는 내가 슬퍼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느끼는 그 절망감을 도저히 제어할 수가 없었다. 나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내 속에서 울고 있었다.

(죽음과의 경주 中)
- P54

나는 사르트르에게 엄마의 입에 대해서, 그날 아침에 보았던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가 거기서 읽을 수 있었떤 것들을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다. 거절당한 탐욕, 비굴할 정도의 겸손, 희망, 참담함, 결코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던 고독을. 그 고독은 죽음 앞에 혼자서야 하는 고독이자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한 고독이었다.
사르트르는 내 입 모양 또한 내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있다는 걸 말해주었다.

(죽음과의 경주 中)
- P55

죽음과 고통 사이에 일종의 경주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처럼 불쌍히 여겨달라고 애원했을 때에도 어떻게 모른 체하고 그의 고통을 더 연장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 그리고 죽음이 승리를 거두는 때에도 왜 그리 가증스럽게 천국을 들먹이며 신비화시키는지!

(죽음을 응시하며 中)
- P112

엄마는 우리가 자신의 곁에 있다고 믿고 있었따. 하지만 우리는 이미 엄마가 서 있는 세계와는 다른 쪽에 서 있었다. (...) 엄마는 저 멀리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홀로 허우적거리고 있었지만 회복되고 싶은 집념과 인내와 용기 그 모든 것이 속임수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엄마의 그 어떤 고통도 전혀 보상받지 못할 것이다.

(죽음을 응시하며 中)
- P113

무엇보다도 우리가 고통스러워한 것은 엄마가 겪는 임종의 고통을 보다가 다시 또 의식을 되찾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느꼈던 모순된 감정이었다. 고통과 죽음이 경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차라리 죽음이 먼저 와 닿기를 열렬히 바라고 있었다.

(촛불이 꺼지듯 中)
- P150

친구인 보테에 아주머니가 그 날 심할 정도로 흥분하여 가정부 이야기를 했다. (...) 내가 돌아왔을 때 엄마가 말했다.
˝환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아픈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는 아무런 관심이 없거든.˝

(촛불이 꺼지듯 中)
- P160

굼요일은 별일 없이 지나갔다. 토요일에는 내낸 잠을 잤다.
:그게 좋은 거예요. 푹 쉴 수 있으니까요.˝
푸페트의 말에 엄마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잠만 자느라고 오늘은 살아가지 못한 셈이야.˝
삶을 그토록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죽음이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촛불이 꺼지듯 中)
- P160

엄마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엄마의 숨결이 얼마나 가늘었던지 나는 ‘아무 일 없이 그대로 숨이 멈출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검정 색깔 끈은 여전히 조금씩 오르내리고 있었다.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는 문턱을 넘는 건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촛불이 꺼지듯 中)
- P174

우리는 엄마의 유물들을 엄마와 가까웠던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싶었다. 털실 뭉치와 짜다가 그만둔 뜨개질 조각들이 든 반짇고리, 압지, 가위, 골무 등을 앞에 놓은 채 우리는 북받치는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사물이 지닌 힘인가 보다. 엄마의 삶이 그 물건들 속에 응축되어 있다. 그 어떤 순간에서보다도 더 분명히 현존하여 있는 모습으로.

(산 자와 죽은 자 中)
- P200

자연사란 없다. 인간에게 닥쳐오는 어떤 일도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세상에 그들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족는다. 그러나 개인에게 자신의 죽음은 하나의 돌발 사건이다. 죽음은, 그가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무엇으로든 정당화 할 수 없는 폭력이다.

(실존, 혹은 공허 中)
- P2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