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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김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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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3월 24일에 저장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05년 04월 18일에 저장
구판절판
붉은 포대기
공선옥 지음 / 삼신각 / 2003년 2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05년 04월 18일에 저장
품절

피어라 수선화- 창비소설집
공선옥 지음 / 창비 / 1994년 1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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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세트 - 전2권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이승수 옮김 / 서교출판사 / 2004년 4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2005년 04월 25일에 저장
절판

요절복통하게 웃기고 눈물나게 감동적이었던 책. 어려운 일을 겪고 있을 때 지인이 시리즈를 일일이 소포로 보내주었다. 얼마나 많은 힘이 되었던지...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2월
10,800원 → 9,720원(10%할인) / 마일리지 540원(5% 적립)
2005년 04월 25일에 저장
구판절판
이 책의 제목이 된 <깊이에의 강요>와 <체스>를 대학시절에 무척 즐겁게 읽었다. 그 때의 희한하게 암울하면서도 공허하고 약간 들뜨기까지 한 분위기에 잘 어울려서 그랬을까.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9,800원 → 8,820원(10%할인) / 마일리지 490원(5% 적립)
2005년 04월 25일에 저장
구판절판
베르그송을 좋아했으니 당연히 카잔차키스의 이 소설에 매혹되지 않을 수 없었을 밖에.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시사영어사 편집부 엮음 / 와이비엠 / 2000년 1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2005년 04월 16일에 저장
품절
그렇다 이 대역문고판이 바로 내가 읽은 사강의 첫 책이었다. 왼쪽이던가 오른쪽이던가 여하간 한글부분만 단숨에 독파. 그 때는 잘 몰랐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참 희한하지, 이 책으로 사강이 프랑스 문단에 혜성같이 데뷰했을 때 그녀 나이 19이었던가? 신기하게 읽은지 십년도 넘은 지금 그리워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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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5-07-1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은 너무 낯설어요. 읽어보고 싶은 책은 대체로 품절인 경우가 허다하네요. 사루비아, 에이스문고를 기억하시는군요. 먼지 톡톡 털어내고 배깔고 누워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날입니다.^^
 

남편을 졸라서 만보기를 얻어냈다. 아마존 신용카드로 책을 많이 사면 20불짜리 상품권을 한 장씩 주는데 십불 하는 만보기 하나만 그걸로 사주라고 생떼를 써서 겨우 얻은 것이다. 크기는 성냥갑만하고 두께는 한 이센티쯤 되는 것이 매일 걷는 걸음 수를 잰다고 하니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날씨도 풀리고 하니 겨울동안 두툼해진 허리살도 좀 줄일 겸 만보기라도 들고 다니면서 운동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소포를 받아들고 가슴이 설레었다.

건전지의 작동을 막아놓은 테잎을 쑥 뽑아내자 만보기가 힘차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잘 귀기울여 들으면 뭔가가 살아 있는 작은 새의 심장처럼 팔딱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만보기를 개시해서 하루종일 허리에 끼고 다녔더니 저녁쯤 집에 돌아가보니 구천여에 달하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물론 그날 좀 무리를 하기는 해서 점심시간에도 내둘러 한 시간 내내 만보기 세상 구경 시켜준다고 싸돌아다니고 퇴근하는 길에 도서관에 책도 반납하고 유난스레 부지런을 떨기는 했다.

신이 나서 걸음의 숫자며 소비된 칼로리며 따위를 열띤 목소리로 남편에게 읽어주고 있는데,
내가 그 날 하루 9마일 여를 걸었다는 기록이 나왔다.





나의 간신 만보계, 아무리 열심을 냈다고 한들 9마일을 걸었을리가 만무하건만 그렇게 통크게 거짓말을 해주다니. 그 날 저녁 이래로 온 몸이 쑤셔서 나의 만보걷기 운동에도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진실을 좀 뒤늦게 알았더라면 운동의 효과라도 보았을 것을, 왠지 야속한 생각이 든다.
그 넘의 마일리지 따위는 뭐하러 알려주겠다고 붙여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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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문헌정보학 대학원의 학생들 중에는 풀타임 보조 사서로 이미 도서관에서 이미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반 수 이상은 이미 석사학위가 있어도 문헌정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따지 않으면 사서직 자체에 지원할 수 없으니 울며 겨잠거기로 학위를 또 하고 있는 경우이다. 하루 종일 뼈빠지게 일을 하고 와서 밤중에 수업을  둗고 있으면 어쩔 수 없이 하품이 쏟아진다. 이럴 때면 도서관에서 말단직으로 일하며 겪는 고충을 우스개로 나누는 것보다 잠을 더 잘 깨워주는 묘약이 없다.

한 번은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던 학생이 일을 시작한 지 거의 반년이 지난 후에야 대출대 아래에 비상시에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책을 옮기다보면 실수도 누를 수도 있는 버튼인데 그게 사실은 비상시에 경찰을 호출하는 버튼이었단다. 잘못 눌러서 야단을 낼 수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비상시에도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있다는 걸 몰랐으니 큰 해를 당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자기들은 다 알면서 직장에 새로 들어온 신참에게는 일이 돌아가는 방식이며 가지가지를 알려주는 데 그렇게 인색한 것일까? 그게 자신한테 무슨 손해를 입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일년간 일해온 직장의 상관이 최근에 다른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갔다. 아는 것을 나누고 항상 무엇이든 협의해서 최선의 방식으로 문체를 해결해가던 훌륭한 보스였는데 내가 운이 없어서 그랬는지 좋던 시절은 일년 만에 막을 내렸다. 보스는 떠나면서 최근에 문헌정보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정식 사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던 내 동료 사서보조를 적극 자신의 후임자로 추천했다. 그 친구는 이 곳에서 이미 삼 년 넘게 일한지라 후임으로 적격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원래 내부 승진이 드문 직장에서 보스의 적극적 추천 덕분에 그 친구는 남들은 그렇게 어렵게 해서 얻어내는 보조사서에서 정식사서로의 이행과정을 아주 손쉽고 운좋게 넘겼다.

원래 젊은 보스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덩달아 기대가 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방금 학위를 따고 사서가 된 이와 함께 일하게 되었으니 격의없이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아주 좋을 거라고 혼자서 짐작을 했던 것이다.

그 기대가 최근 몇 주 사이에 폭삭폭삭 무너지고 있다. 이 친구가 승진을 하고부터 자기가 하던 여러가지 업무를 전부 나에게 넘겨주고 있는데 어떻게 그 일들이 처리가 되어야 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안 주고 그냥 일을 시키는 것이다. 물어서 겨우 답을 받아서 일을 개시하고 보면 받은 답이 틀린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일을 받을 때마다 모호한 지시사항을 구체적으로 만들려고 질문을 하는데, 질문을 하면 귀찮아 한다. 뭔가를 물어보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답을 하지만, 그 부분을 모르기 때문에 일처리에 있어서 문제가 생기면 결국 그 부분을 알아내서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의 낭비며 또 얼마나 많은 말단직원들이 이런 일로 사기를 잃게 되는가. 나이와 일하는 방식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나의 믿음은 완전히 깨졌다.
왜 정보는 나누면 나눌수록 업무의 분담이 잘 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데 스스로 아는 걸 남과 공유하는 일이 그렇게 힘드는 걸까?

생각해보면 한 조직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 조직과 그 조직 안에서 행해지는 업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인지도 모른다. 아랫사람에게는 업무처리에 필수적인 정보만 전달하고 나머지는 차단하는 것이 미리 비판의 가능성을 닫을 수도 있고 더불어 권위를 세우는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인 이상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방식으로 돌아가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즐거울 법 하지 않다. 일하다보면 알아야 할 것이 많고 잘 일하려면 필요한 것 이상을 알아야 문제 상황에 최적의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인데 무조건 정보를 꽁꽁 닫아두고 비상사태가 돌발하지 않는 한 절대로 알 수 없게 한다면 말단 직원 입장에서는 자기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뭐에 쓰이는지 무슨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지 무슨 필요가 있기는 한 건지도 알 도리가 없다.

노동의 소외가 따로 없는데, 이 경우의 소외는 체제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서 유도된다는 것이 더 한스럽다고 하겠다.

언젠가 내가 상관이 되는 때가 오면 나는 정말 잘 해 줄텐데.
상관이 된 이들도 그렇게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막상 상관이 되어보니 당하던 시절이 억울해서 옛사람들이 하던 대로 하는 것일까?
상관이 되니까 옛시절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옛사람들이 하던 대로 하는 것일까?
아니면 옛사람들이 하던 대로 해야 그들 같은 상관 대열에 속했다는 기분이 비로소 들기 때문에 옛사람들이 하던 대로 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드디어 만인이 평등한 사회에 살게 되었는데도 늘 상대를 재고 아래에 있는 듯한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든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게 하려는데 그렇게 목을 매는 것일까.
직장만큼 인간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키에 가장 적절한 장소도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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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5-25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아랫사람을 거느러보지 않아서 보스의 맘을 모르겠어요.
자리에 가면 사람들이 다 그렇게 되는건가요?
젊다는 것이 유연한 사고를 갖는다는 것은 아닌가봐요?
잘 계시지요라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속상하시겠어요.
직장을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때가 일의 경중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실망이 더 크다는걸 보스들은 잘 모르나봐요.

검둥개 2007-05-2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아나님, 사실 직장에서 일하다보면 이보다 깨는 이야기도 많고 많지요 ^.^
이 경우는 기대 때문에 실망이 좀 컸던 것이어요.
젊다고 다 유연한 건 아닌가봐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보스가 되어야,
직장민주화가 활성화될텐데요 ㅎㅎㅎ =3=3=3


marine 2007-07-0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구절절 맞는 말이예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 주지 않음으로써 신참에게 권위를 세우려는 방법말이죠.

검둥개 2007-08-1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rine님 글쎄 왜 안 가르쳐줄까요. 남한테 아는 걸 가르쳐주어야 남도 내가 모르는 걸 가르쳐 줄텐데 말여요. :-)
 

나, 잡목 우거진 고랭지
이 여름, 깊은 가뭄으로 흠뻑 말라 있으니
와서, 와서들 화전하여라
나의 후회들 화력 좋을 터
내 부끄러움들 오래 불에 탈 터
나의 그 많던 희망들 기름진 재가 될 터
와서, 장구 북 꽹가리 징 치며
불, 불질러라, 불질러 한 몇 년 살아라

한때 나의 모든 사랑, 화전이었으니
그대와 만난 자리, 늘 까맣게 타버렸으니
서툴고 성급해 거두지 못하고, 나누지 못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다른 숲을 찾았으니
이제 나, 잡목 우거진 고랭지
와서, 불질러라, 불



이문재, 화전, <마음의 오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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