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 월출산자락 영암이다.

12월 초에 첫눈이 내린 후 딱 이틀 빼고 계속 눈이란다.

연세드신 두분만 계시지만 하우스나 양계장, 축사 같은 건 다행히 없으시니, 게다가 몇년 전에 신축한 집이니 별 문제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트렉터 세워두기 위해 슬레이트 지붕 쳐 둔 곳은 무너져내렸고, 싸매둔 수도도 얼어서 터졌고, 그러나 터진 수도를 고치러 사람이 올 수도 없단다.

초반부엔 내 살아생전에 이렇게 쉬지 않고 눈이 오는 건 처음 본다 나만이 아니라 나보다 나이 많이 드신 양반들도 다 그러더라  라고 얘기하셨다. 아직 여유가 있으셨다.

지난 주엔 너희 아무래도 연말에 못오겄다. 그때까지 눈이 녹지 않을 것 같다. 계속 내리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제 전화드리니... 눈이 많이 오는 것도 이렇게 지옥인지는 정말 몰랐다. 버스는 며칠에 한번 들어오고 창고 지붕은 다 내려앉고 수도는 얼어서 안 나오고, 사는 게 아니다. 암만해도 인자 농사 그만 지으라는 하늘님 뜻인가부다. 하셨다.

속없이 눈 많이 내린다고 온 가족이 나가서 외식하고 들어온 며느리는 죄책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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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사랑 2005-12-2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출근하면서 뉴스를 들어보니 고창, 순천...난리라더군요. 어제 하루만 70cm눈이 쌓였는데 제설작업도 못 하고 있대요. 복분자 키우는 한 농가는 재산피해만 2억이 났고 낡은 집에 사는 사람들은 집 무너질까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다는군요.
걱정이 많이 되시겠어요....

하늘바람 2005-12-2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얼마나 무서우실까요? 걱정이겠어요

물만두 2005-12-22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보고 무척 걱정되던데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아영엄마 2005-12-2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더위도 사람 잡더니만 눈도 여러 사람 고생시킵니다요. ㅡㅜ(시댁도 기름값 많이 드니 매트 깔고 주무신다고 밤에 보일러 끄고 주무셨다가 얼어 터져서 교체하셨대요..)

세실 2005-12-2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출산 자락이면 전남 영암....그쪽이 피해가 심각한듯 합니다.
정말 징하게 많이 내리던데....시댁어른들 맘 고생 참 심하시겠어요....

호랑녀 2005-12-2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닐하우스에서 흘러내린 눈이 옆으로 쌓이더니 드디어 비닐하우스 높이를 넘어섰다고, 그러니까 하우스가 폭 파묻혔다고 하네요. 낮에는 마을회관에 다들 모여계신다고 하던데, 그나마 좀 나은 편이래요. 옆동네는... 마당을 나올 수가 없어서 그냥 하루종일 집안에 갇혀 있다구요.

水巖 2005-12-2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66666

  이 숫자 어떠세요? 

 


호랑녀 2005-12-23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수암님... 고맙습니다. 꾸벅~

숨은아이 2005-12-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

호랑녀 2005-12-23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고맙습니다 ^^
숨은아이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