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식날... 꿈에 부풀어서 학교에 갔던 3학년 딸아이... 풀이 죽어 돌아왔습니다.
엄마, 우리 선생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오늘 못나오셨어.
일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다니 얼마나 슬프실까 뭐라고 써두었더군요. 아버지 살아계실 때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판에 박힌 말과 함께...^^
토요일에 딸아이는 또 풀이 죽어 돌아왔습니다.
선생님께서 월요일부터 나오신다는데, 선생님이 기쁘시게 교실을 꾸며놓자, 월요일에 모두 7시 반에 만나자(헉, 평소에 지가 일어나는 시간인데) 이런 말을 했더니 아이들이 모두 안 된다고 했답니다. 누구는 늦게 일어나서 안된다고 했고 누구는 엄마가 안 된다고 할 거라면서 안 된다고 했고 또 누구는 아침에 바쁘다고 했다나요.
월요일에, 그래도 안 되겠던지 8시가 못되어서 딸아이는 일찍 학교에 가더군요. 가서 칠판에 써놓았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선생님께서 고맙다고, 네 덕에 힘이 난다고 하셨다는 얘길 듣고, 아니 그럼 네가 썼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어? 라고 물었더니... 다른 남자애가 말씀드렸다네요.
왜냐구요? 딸내미가 1등으로 오고, 남자애가 2등으로 오고, 선생님께서 3등으로 오셨대요. 그런데 선생님이 보시고는 이거 누가 썼니? 라고 물으시니.. 남자애가 나는 안했는데요? 쟤가 했어요. 라고 일렀대요...ㅜㅜ
어쨌든... 우리 딸 참 이쁘죠? 공부만 빼고는 뭐든지 잘하는 우리 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