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뒤늦게 싸이질에 빠진 사람들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싸이질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싸이질에 끝끝내 동참하지 않는 까닭은?

그건 딱히 서재질 --; 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난 네트워크에 지쳤다. 언제나 조금만 움직이면 다 마주쳐버리는 넓지만 지독하게 좁은 온라인 세계가 숨막혀서 여기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대인관계를 기피하고자 하는 건 아니지만.. 아지트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 모두모두 만나서 노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아직도 난 여기가 편안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aika 2004-05-0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싸이가 무서워요...누구든지 찾아낼수있는 그 네트워크의 무서움과 내가 남의 일상사를 훔쳐볼수있는 그 ...... 하여간 무섭더군요...

이리스 2004-05-0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세세하게 타인의 일상사를 구석구석 훑어볼 수 있는 곳이지요. 그렇지만 꼭 만났으면 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찾아도 없더군요. 이름은 있는 것 같지만 텅빈 미니홈피만 있을 뿐이죠. 세상사라는게 다 그런가봅니다. 쩝...
 

 

남자는 여자의 과거인가?


홍상수 감독의 이번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칸에 초청되었다. 사실 홍상수라는 이름 하나로 영화를 볼까 말까 결정하는 사람의 수가 대폭 늘어났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거기에 유지태와 성현아 그리고 김태우라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으니 영화를 보려고 마음 먹는게 어려울 것이 없다.

메가박스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있는 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사람들이 수런거리고 여기저기서 디카와 핸드폰으로 촬영을 해서 그제서야 무대를 보니 배우들이 나와 있는 것이었다. 이 영화 때문에 체중을 한껏 불린 유지태는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조금은 어색하게 서 있었고 김태우는 여유롭게 인사말을 전했고 성현아는 상당히 긴장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섰다. 배우들이 물러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초반, 그리고 중반, 끝까지 가면서도 이전의 홍상수 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 부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그 황망함은 아직도 감당이 안 된다. 여기저기서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은 불평스러운 마음을 입으로 토해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지태는 탐욕스러운 지식인으로 거의 완벽하게 변신했다. 부풀어 오른 몸은 홍상수 감독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도구로 매우 효율적으로 쓰인 듯 했다. 반면 날렵한 김태우는 외관상으로는 더 나아보였으나 이 두 배우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앉아 서로 심리전을 펼치며 대사를 받아칠 때는 재미보다 짜증이 앞섰다.

여자가 남자의 미래라면, 남자는 여자의 과거인가? 뭐, 영화에서 보면 남자는 여자의 과거인 것 같긴 하다. 여자가 남자의 미래인가는 알 수 없지만. 성현아가 맡은 캐릭터의 그 애매모호하고 맹한 면은 소화하기 쉽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그녀의 연기가 나빴다고 평할 순 없다. 다음 작품에서는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연기력을 펼쳐 보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유지태는 영화 속에서 솔직하고, 특이한 교수로 나온다. 좋게 말해줘서 그렇다는 것이다. 제자와 함께 여인숙에 들어가 제자에게 오럴을 받는 교수가 솔직하고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추악하다고 경멸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런데 솔직함과 천박함은 사실 아슬아슬한 경계를 대고 같이 서 있다. 한 발만 더 나아가면 천박해지고 한 발 더 들어오면 솔직하게 되는 것이다.

홍상수 영화에는 언제나 여관과 술이 처음부터 끝까지 주 무대와 주인공이 되어 등장한다. 여관과 술로 살아온 인생이라는 둥, 사람들은 아예 홍상수 감독의 일상이 영화 아니냐고 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이 어쨌거나 여관과 술을 빼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감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그리고 추악한 지식인과 그 지식인의 부인은 언제나 그림자 같은 존재라는 점도 같다. 특별히 부각되지도 않고 없는 것도 아닌.

술은 사람을 풀어지게 하고, 술을 마시지 않았을 때 보다 더 가깝게 만들어 준다는 점은 맞다. 그래서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술을 무지막지하게 먹인다. 그리고 정말 서로 친하게 만들어놓고 그냥 그걸 찍는다. 그래서 쉬워 보인다고? 그런 의미는 결코 아니다. 홍상수니까 찍는 것이라고 믿는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aika 2004-05-06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들이 포진한 가운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들이 수군거렸을 그분위기를 상상하니 웃음이 나네요..영화를 본후 계속 제목에 대해 생각을 하는데....해답이 안나오는군요.. ^^

이리스 2004-05-0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우들이 끝까지 남아있었던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먼저 갔거나... 혹시 모르죠. 구석진 자리 객석에 있었다면 그 소리를 들었을 수도. ^^ 하지만 들었더라도 상관없었을듯한 분위기였습니다. ㅋㅋ
 

어린이날인 어제, 난 잠실야구장에서 엘쥐와 두산의 경기를 보았다.

그러나.. 내가 야구장만 가면 엘쥐가 패하는.. 그것도 대.. 패하는 징크스는 여전했다.

인상만 잔뜩 찌푸리다가 7회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야구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것일까. ㅠ.ㅜ

줴에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aika 2004-05-07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예전에 누구의 엄마는 당신이 축구 경기보면 한국이 패한다고 보고 싶어도 참았다는데...
님도 그런 징크스가 있으시군요...저는 스포츠를 안좋아하고, 야구를 모르니 다행(?)인듯 싶어요...^^

이리스 2004-05-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래도 다음경기에서 엘지가 11: 4로 크게 이겨서 기분은 좀 풀렸습니다만 전에도 늘 이랬어요. 내가 갔을 때 대패.. 하고 그 다음 경기에는 또 대승을 하는.. 하여간에 참..
 

뭐,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마법 데이즈.. 는 상당히 불편한 날들이다.

난 이 무렵에 삼겹살을 먹어두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어제도 두툼한 삼겹살을 꾸역꾸역 씹어 먹었다.

영양은 좀 보충 된 것 같은데 치솟아 오르는 이 짜증은 도무지 해결이 안된다.

이번달은 약 안먹고 버틸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으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쎈연필 2004-05-05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성과 육식의 습관... 천운영의 소설들이 생각나는군요

이리스 2004-05-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고기.. 하면 천운영이 떠올라요. 그러고보니 저녁에 먹은 음식에도 또 고기가..
 

회사에 갔더니 후배가.. 드라마 <불새>를 보다가 소리를 꽥 질렀다고 한다.

어제 에릭의 대사 중.,,

뭔가 타는 냄새가 나지 않나요? 킁킁... 제 마음이 불타오르고 있는....

켜~~~ 이런 대사가 있었다. 바로 이 대사를 듣고 후배는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느끼함의 절정을 달리는 이 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릭은 너무나 귀엽다. ^^;;;

오늘 내 엠에스엔 대화명은 에릭에릭에릭.. 이다.

그가 메가패스 광고에 모델로 등장했을 때도 난 그가 에릭이란 걸 몰랐었다. --;;

아, 이제 조금 있으면 불새 할 시간이다.

휘리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