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의 집 앞에서는 취재진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흩어져서 각자 발길을 돌렸을 것이고..

설레다 마는 노벨문학상…한국,왜 못받나
[국민일보 2005-10-14 17:49]

노벨문학상은 올해도 한국을 비껴갔다. 어느 해보다 수상의 기대가 한껏 고조되었던 터라 그 후유증이 적지 않다. 한국은 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것일까.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에는 한국 문학의 수준이 아직 미천해서 일까,혹은 번역의 문제 때문일까.

혹자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으로 선정된 한국이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동안 80여명의 작가들을 독일로 보내 낭송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우리끼리 과당 경쟁을 벌인 자책적인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해답은 의외로 스웨덴 한림원의 과도한 정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2일 BBC,더 타임스 등 영국언론들은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일주일 늦어진 것을 두고,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53)을 수상자로 선정하는 문제에 대해 한림원 심사위원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터키 국가정체성 부인’ 혐의로 기소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오르한 파묵을 수상자로 선정하는데 있어 한림원 의원들 사이에 ‘정치적 논란을 피하자’는 입장과 ‘문학은 문학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 충돌했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파묵은 시리아 출신의 시인 아도니스,그리고 한국의 고은 시인과 함께 올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명된 비서구권 출신 작가다. 노벨문학상 역대 수상자 101명 가운데 구미 문학인들이 86명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서구 중심으로 치우친 것이 사실이어서 올 노벨문학상이 비서구권에 돌아간다면 이들 3명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었다.

그러나 파묵은 지난 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쿠르드인 3만명과 아르메니아인 100만명을 학살했지만 그 누구도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해 ‘국가정체성 부인 및 이미지 훼손’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로 오는 12월16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영국 언론의 보도는 스웨덴 한림원이 이같은 정치적인 상황을 무시못할 변수로 고려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일부 문인들은 스웨덴 한림원의 선정이 너무나 일방적이며,노벨이 유언에서 남긴 ‘가장 이상적인 경향의 작가와 작품’에 대한 시상이라는 대명제에 많은 의구심을 가지기도 한다. 스웨덴 한림원의 18명 회원들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과정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몇몇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특정 작가를 선호하여 가령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중국 출신의 극작가 가오 싱젠이 선정됐을 때 한림원 회원이자 중국 전문가인 고란 말름크비스트가 바로 가오 싱젠의 번역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영향력 있는 한림원 회원이 작가의 수상을 저지한 경우도 있다. 보르헤스의 경우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와 악수하는 사진 한 장이 노벨상 수상을 불가능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20세기 세계 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프루스트나 제임스 조이스,카프카,헨리 제임스,콘래드,로렌스,가르시아 로르카,조지 오웰,브레히트와 같은 거장들은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얻지 못했다. 물론 그 연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스웨덴 한림원이 수상 작가와 그의 조국이 처한 정치상황을 매우 중요한 변수로 고려하고 있다는 개연성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문학평론가 최원식 교수(인하대 국문과)는 올 노벨문학상이 영국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에게 돌아간 데 대해 “핀터에게 줄 바에야 그의 대표작인 ‘결혼파티’가 세계 각처의 연극 무대에 올려지던 1970년에 주어졌어야 마땅하다”며 “비서구 지역 작가를 찾다가 여의치 않으니까 핀터에게 방기하듯 주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노벨문학상이 한국 작가에게 주어지려면 한반도의 정치 상황에 획기적인 계기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남북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휴전 협정이 정전협정으로 바뀌는 국제정세의 흐름 같은 걸 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

 

# 결국은 모든게 정치적인 문제인 것이군. 인간관계도 모두 정치적이고.

오르한 파묵이 재판을 앞두고 있다니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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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5-10-1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 문학상도 결국은 한 사람의 작품세계를 보는 것이 아니고 심사위원들의 주관적인 입장으로 상을 주게 되는 것이로군요..ㅠ.ㅠ
그나저나 오르한 파묵이 재판을 앞두고 있다니...ㅡ.ㅡ;;;

이리스 2005-10-15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노벨 문학상 작품중에서 내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것은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 뿐이었지만 어쩐지 해가 지날수록 더 씁쓸해 지네요.

마태우스 2005-10-15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가요...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전 노벨상의 아우라 때문인지 뭔가 있어보이던데... 구두님의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이리스 2005-10-16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있어보이는 것이 늘 문제죠. 그게 노벨상 뿐이겠어요.
가르침은요 무슨 ^^;;
 

그래 스물넷과 마찬가지로 4만 원 이상 주문시 2천 원 마일리지 추가 적립을 시행한댄다.

이벤트 기간에는 1천 원 할인쿠폰도 준다네~

http://www.aladin.co.kr/cs_center/wcs_notice.aspx?pn=20051014_plus

흠.. 더 지르게 되는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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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10-14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이라도 팔아 책 사시게요? ㅋㅋ

이리스 2005-10-15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진주님 해설이 더 재미있어요~ ^^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하여 사진 퍼다 나릅니다.







사진작가 조선희씨가 운영하는 별다방이지요~

강남구청역 부근 언덕배기 골목길 중턱에 있는 조선희 스튜디오와 함께 붙어 있습니다.

찾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적어서 또 그 맛에 갈만 합니다. ^^;

커피도 맛이 좋고.. 토스트도 맛있고.. 가격도 꽤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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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5-10-1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희의 최근 사진에세이집을 신청해두었어요. 내일이면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찻집도 하고 있었네요.^^ 낡은구두님 잘 지내시죠?

이리스 2005-10-1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정말 간만입니당 ^^;;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저두 망설이다 결국 주문을 했습니다. 호호..

Laika 2005-10-1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강남구청역이면 가까운데...한번 가봐야겠어요..^^

이리스 2005-10-15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가까우시군요. 그렇다면 한 번 시도해보심이~ *^^*

마늘빵 2005-10-1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다. 가보고싶은데요

이리스 2005-10-18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친구와 함께 가보세요~ ㅎㅎ
 

 

 

 

 

 

오호라, 이 책이 바로 <과자... 내 아이를..>이란 책이 나오게 한 책이로군.

사람은 뭔가를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고 일평생 엄청나게 많은 횟수의 식사를 하게 마련인데 그 때마다 먹는 음식이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말도 안되는 일일 것이긴 하다.

주로 마시는 음식이 정성껏 조리한 영양 가득한 식단이며, 간식으로는 녹차와 다식을 먹고 매일 아침에 신선한 우유와 과일 그리고 애채를 섭취하며 주말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면 불량 청소년이 될 확률이 적어지는건가?

우걱우걱 냉동 조리 식품을 데워서 3분만에 식사를 끝내고 배가 고프면 맥도널드에 가서 햄버거 세트로 배를 채우고 수시로 과자 봉지를 뜯어 감자칩을 씹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두 책 다 아직 안읽어 보았으나 둘 다 비교하며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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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14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책 다 읽으면 꽈자랑 아스크림이랑 3분 카레랑 라면 먹을 때마다 찜찜할 것 같아서 차마 못 읽겠어요. ^^;;;
딱 끊지도 못할텐데.. 흑..
초코파이가 그렇게 몸에 나쁘다면서요. 올 추석에 초코파이로 배 채우는 두 살 된 조카애기 보면서 어찌나 찜찜하던지.. 먹는 걸 뺏을 수도 없고.. ;;

이리스 2005-10-15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실은 저도 그런게 두려워서 못읽고 있다지요? ㅎㅎ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지 아니하리라

- 사 43: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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