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앞두고 딱히 이렇다할 복잡한 심경이 아녔던 나로서는 서른이 넘어서도 별다른 감정적 변화가 없었다. 다만 나이들게 되면서 늘어나는 몇가지 여유로움에 감사했을 따름이었다.

어제 <타임 투 리브>를 본 뒤 오뎅바에서 오뎅전골에 뜨끈한 사케잔을 기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거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인생의 길이 또렷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뿌옇게 번지는 기분이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수록 천국으로 가는 길을 명확하게 알게되기 보다는 지옥으로 가는 길을 명확하게 알게 된다고 했다. 그러니 역설적으로 그 길을 안가면 지옥행은 면하게 된다는 뜻이리라.

한데 지금 나는 그냥 걷기만 한다. 어디로 가는줄도 모르고 코앞의 돌 정도만 피해갈 뿐이다. 숲을 보기는 커녕 나무도 그저 잎 하나 밖에는 못보고 사는 셈이다.

무슨.. 자격증 시험처럼 급수가 정해져 있는 인생살이 시험같은게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아, 나는 8급이구나 7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자기관리 부분을 10점 더 올리고, 인간관계 관리 부분을 15점 업그레이드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연히 주변 사람들에게 폐나 끼치고 있는 날들이라 부끄럽기 그지없는 서른둘의 겨울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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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1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전 점수 낮을까봐 겁나요

이리스 2006-02-11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0 점이야 나오겠어요? -_-;;; 겁내지 말아요,우리.

hnine 2006-02-13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을 넘긴지 오래된 제게도 왜 이렇게 공감이 가는 글인지...
낡은 구두님, 마흔이 되면 달라진답니다. accept할것은 하게 되고, 내가 할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더 확실하게 말할수 있게 될겁니다. 30대를 거치지 않고 마흔이 오지 않지요.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또 보내고, 그렇게 살지요 뭐.
인생의 자격증, 자신이 줄수 있겠지요. 이왕이면 우리 후하게 주기로 해요 ^ ^

이리스 2006-02-1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치나인님 / 아.. 그러니까 마흔이 오기까지.. 시련의 세월을 견뎌야.. ㅠ.ㅜ
헷.. 큰언니 같아서 님이 조아욤.. (호호호오~) ^.^

로드무비 2006-02-1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 오오, 청춘입니다.
부러워요, 낡은구두님.^^

이리스 2006-02-1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 ㅋㅋ 그러게요. 이제 시작인거죠~ 부러우시긴요.. ^^;
 

주말마다 학원 수업때문에 종로를 가게 되었다. 하여 종종 반디앤 루니스를 들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첫 수업이 있던 오늘도 들렀는데 이거 매번 이런식이면 곤란하지 싶다.

오늘만해도 꽤 많이 질렀기 때문.. ㅠ.ㅜ

30% 특별 할인 행사하는 책 사고 뭐, 경품등을 챙겨와서 돈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여하튼...두렵다.

경품 때문에 봉투 하나에 다 안들어가서 봉투 두개에다가 꾸역꾸역 넣어가지고 왔다.

무엇을 샀는고 하며눙....

 

 

 

 

이렇게 사고... 마침 VOD 세일을 하고 있기에.. 몇개 샀다. 3천원에 팔고 있지 않겠는가!!

 

 

 

 

사은품으로 받아온 것들은... 무엇인고 하니.. 커피(녹차)메이커, 녹차 한봉지, 노혼혼 인형, 오리엔 탱고 시디.

으흐흐흐..... 흐.. 흑....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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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루아드 읽고 팠는데요. ^^ 뿌듯하시겠어요

이리스 2006-02-11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하고 두근두근.. 알라딘 검색해보니 모두 여기서는 안하는 사은행사 및 할인행사였네요. ㅋㅋ 뿌듯은 하지만 갈수록 은행 잔고가.. ㅠ.ㅜ

물만두 2006-02-11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은 책이 있는데 우시기는요^^

이리스 2006-02-12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 ㅋㅋ 네, 그만 울게요. ^^
 

늦지 않게 간다고 갔으나 12분 전에 겨우 도착.. 이런저런 채비를 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쿵쿵...떨리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기다림.. 오, 미녀 선생님 등장!!

키는 좀 작은 편이지만 세련되고 날씬한 미녀 선생님은 외모 가꾸는 정도가 차밍 스쿨 강사 수준이다. ㅎㅎ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미녀 선생님!!! 불끈~~ 열심히 해야지 ^^;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보니 이럴수가, 학교 선배이자 직장 선배가 한 클라스가 아니던가!!

아, 세상은 좁고 좁구나.. -_-;;

숙제도 내주시고.. 일본어에 대해서는 도무지 아는거라곤 어디서 주워들은 회화 몇마디가 전부라 이번주 내에 히라가나를 몽조리 외우고 오늘 배운 표현을 외운뒤 다음 단원 단어들을 외워가야 한다.

헉헉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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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1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일본어를 배우시네요. 감바레(맞나요?) ^^;

이리스 2006-02-1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감사합니다.私も頑張る!
 
너는 펫 5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구판절판


눈에 눈물이 고였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스미레~
왜?
스~미~레~
....
스미레.
자꾸 왜...
너무 좋아.

그래, 이런저런 걱정거리는 적지 않지만 이 생활이 최고로 해피하다는 것은 사실이야. 설령 잃는다해도 잊을 수 없을거야.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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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소중하다 - 한 뉴요커의 일기
대니 그레고리 지음, 서동수 옮김 / 세미콜론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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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헛된 생각들이다. 몽테뉴가 말한 것처럼, '나의 삶은 지독한 불행으로 가득한데, 그 대부분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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