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케이블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하는 인간 극장 재방송을 시청했다.
페루 남자와 우여 곡절 끝에 결혼해서 사는 한국 여자 이야기였다. 뭐, 지하철 무료 공연을 하고 어렵사리 음반을 내긴 했지만 수입은 거의 없는 상태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인의 사위 사랑이었다. 솔직히 장인 입장에서는 변변한 수입도 없이 음악 한다고 공연하러 돌아다니는 외국인 사위가 곱게 보이기 힘들텐데 사위를 어찌나 예뻐하고 아끼는지 보기만 해도 사랑이 묻어났다. 외아들에게 쏟는 사랑이 저럴까 싶을 만큼.
그들은 용산구 어느 동네에 거처하는 것으로 나왔고 장을 봐서 돌아오는 아내의 손에는 L 마트의 비닐봉투가 들려 있었다. 음, 우리집 앞이군. 별것 아닌 일에 친근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늘 붐비는 휴일에 마트가긴 싫었으나 냉장고가 텅 비어버린 탓에 쇼파에서 뒹굴거리다가 억지로 일어나 마트에 갔다.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사고 둘레둘레 시식코너를 돌며 고픈 배도 채워 주시고, 사은품을 준다기에 쿠폰을 들고 증정 코너에 가서 키친 타월 한 묶음을 받아들고 좋아라.. 카트를 밀며 집으로 향하는데.. 으헉,... 바로 눈 앞에서 어제 케이블 재방송으로 본 그 인간극장의 페루 남자와 마주쳤다.
거참, 우연 치곤.. 여름에 방송된 다큐멘터리를 겨울에 재방으로 본것이고 그걸 본 바로 다음날 사람 북적거리는 마트에서 눈 앞에 그 방송의 주인공을 마주치다니. 이런 우연, 아우.. 이제는 좀 무섭다고. -_-;;
아내와 함께 장을 보고는 박스로 꼼꼼히 패킹해서는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아마 아내를 먼저 보았다면 누군지 못알아봤을텐데(얼핏 돌아봤는데 아내는 차림새가 방송에 나온때랑 많이 달라서 거의 못알아 볼 뻔 했다, 그랑 같이 있지 않았다면) 흐음..
신기하고, 좀 무섭기도 했다. 여튼, 이렇게 마주친 것도 예삿일은 아니니..
페루 남자, 음악하는 그의 이름은 라파엘. 앞으로 행운이 가득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