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 - 결혼을 배운 적이 없는 모든 당신들을 위하여
강수돌 외 지음 / 샨티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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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소울 메이트가 될 만한 남자는 이들이 미국 생활을 하면서 만난 몇몇 부부의 남편 같은 유형의 사람을 말한다. 남성적 성취욕은 약하고, 선하며, 관계 중심적이면서 가사 노동과 육아 행위를 즐기는 이들이다. (...) 대부분 사회적 성공이나 돈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대안적 삶과 가치를 찾고 맛있는 음식 만들어 먹고 친구들과 사교하고 자기 공부하는 것에 만족하며 살던 이들이다. (...) 진보적인 중상류층 가정에서 자라 남자는 이래야 한다는 요구를 가족에게 별로 받지 않았고, 남녀 간의 구별이 심한 또래 문화에서는 좀 겉돌면서 성장했다. 정치적으로 좌파라 미국의 돈 중심 성공 문화에는 냉소적이다. 게다가 거의 모두 페미니스트였다. 커리어에 대한 욕망이 적어서인지 부인 조건에 자신을 맞추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고 타인의 삶을 배려하는 데 만족을 느끼는, 이들 이른바 소울 메이트 남자와의 삶은 편안해 보였다. -권인숙, <결혼은 복불복이다> 中에서

 

그런 거군. 그런 거였어? 흥미로운 일반화로군. '결혼 전 물어야 할 한 가지'는 영 중구난방이고 필자들의 조언은 때때로 상충되기마저 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결혼 생활의 실체에 대해 가장 몸 사리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사람만 밑지는 분위기가 되어버린 책이다. 안건모 씨에게 원고료를 특별히 좀 더 얹어드려야 할 듯. 어떤 이는 책으로 수영을 공부하여 접영까지 마스터했다던데 어디 그럼 나도 한 번 책으로 결혼 5년차까지 속성으로 밟아봐? 하는 심사로 읽었으나 역시 얄팍한 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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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31 13: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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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31 15: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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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1 13: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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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2 16: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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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연애해볼 기회가 좀처럼 안 생기거나 별거 중이거나 사별했거나 이혼한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권면하고 싶다. 특히 탱고. 탱고 오래 춘 사람들은 탱고야말로 위로와 치유의 춤이라고들 하니까. 그리고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춤판 사회는 의외로 보수적이다. 보수적이다 못해 고리타분할 지경으로 심지어는 바로크 궁중사회 같다. 결국, '제스처'인 것이다.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사회가 민주주의를 헌법에 대대적으로 명시하고 있듯이. 유교 이상에 반하는 일이 다반사였던 조선 왕실의 역사가 겉으로는 언제나 유교 사상에 근거하였듯이. 거대한 역설이 체제를 굴러가게 한다는 점은 춤판도 마찬가지여서, 춤 자체가 실질적으로는 섹스의 승화된 형태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춤판 사회의 법도는 과도하게 엄격할 수밖에 없다. 아무튼 요는, 춤이라는 게 생각보다 건전하므로 무람없이 권할 만 하다는 것.

 

그러나 춤은 근본적으로는 지극히 쓸쓸하고 허망한 것 같다. 극도로 강한 자극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데 대한 냉정한 대가일까. 세계의 실체가 어느 소설가의 주장대로 도넛 같은 거라면, 나는 춤(정확히는 소셜댄스겠지만)이야말로 도넛의 한가운데- 그러니까 무(無)를 감각적으로 온전히 체험해 볼 수 있는 심오한 신체 활동이라고 장담하련다. 그런 면에서 춤 역시 일종의 구도의 여정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생을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춤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생을 완성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섹스를 권하지는 않듯이. 춤은, 늙기 전에, 그러니까 기력이 어느 정도 있어서 제 몸의 움직임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시기에 해볼 만한 근사한 활동임에는 틀림없지만 자신의 전부를 걸기에는 너무도 덧없다 슬프게도. 영혼의 의지처는 될 수 있을 지라도 구원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다. 내 생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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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7 10: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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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7 14: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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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30 16: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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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그 막힘과 트임 또하나의 문화 6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엮음 / 또하나의문화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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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필자들이 대부분 50년대 생이다. 엄마뻘 이야길 듣고 있으려니 격세지감이 몰려오면서 책을 좀 잘못 고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동안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던 데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딱히 부당함이나 불편을 느껴본 경험이 없었던 점이 큰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인적으로 이십 여년의 세월을 가히 격리 수용이나 다름없이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사회 집단 내에서만 머무르고 있는 통에 이성과 업무적으로 부딪히거나 경쟁해야 일이 거의 없었고 큰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러할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계급 갈등이 더 눈에 들어오면 들어왔지 젠더 문제에 대한 관심은 여간해선 갖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역시 인간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도무지 사유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부'가 되고 나면 어찌 될까. 여성학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될까.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내가 읽어나가는 책들이 내 상태를 어느 정도 반영해주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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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Japan - Jealousy
엑스재팬 (X-Japan)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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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트랙 say anything. 슬픈 노래다. 듣다 보면 몸둘 바를 모르겠다. 슬퍼서. 옛날에 어떤 낡은 레간자 앞좌석에 앉아서 이 노랠 처음으로 들었었다. 그때도 참 슬펐는데. 간자, 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 차가 얼마 전 폐차장에 갔단 소식을 들었다. 임종을 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는 가장 눈부신 차였다. 앞으로 그런 차를 또 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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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5-2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든 뭐든 달리는 그 어떤 공간에서 음악을 들으면 뽕(죄송;그래도 이 단어을 안쓸 수 없네요) 맞은 것처럼 되는데, 그래서 전 택시를 탈 때도 조심을 한답니다. 멋진 음악이 나오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서요.ㅎㅎ

수양 2014-05-29 15: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슬픔의 뽕을 맞는 기분이었어요.
 
새로 쓰는 결혼이야기 1 또하나의 문화 11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 또하나의문화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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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등을 보거나 여러 인간 관계를 경험하면서 근본적으로 남녀 간의 감성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영화 <클레어 온 더 문>(Claire on the moon)에는 "이방인과 낙원을 나누어 가질 수는 없을 거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다른 종족 사이만큼이나 다른 남녀 사이에서 긴밀한 감정 교류를 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없어서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왜일까? 나는 나의 내부에 어떤 이성에 의해서 내 외로움이 이해되면, 완전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든지 내 삶의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환상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짝짓기의 신화를 내 안에서 깨뜨리며, 남자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낀 나의 심리를 분석했다. 피해자이어 온 여성의 속성을 가지지 않은 남자의 이해를 필요로 했다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어 온 남성적 속성을 더 우위에 두었다는 증거이다. 나는 내 소외감의 원인이 나의 여성성을 부끄럽게 또는 억울하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장하은, <삶의 각본을 찾아가는 과정> 中에서

 

글쎄, 꼭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진단할 필요가 있을까. 여성주의 이데올로기에 지나치게 경도된 가혹한 자아비판이 아닐까. 호연재 김씨(1681~1722)의 글이 떠오른다. 그는 딸에게 주는 가르침을 적은 <자경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남편이 비록 멀리하더라도 스스로 잘못이 없기를 생각하면 사람들이 비록 알지 못하나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대해도 부끄러움이 없으니, 무슨 까닭으로 깊이 스스로 걱정하여 부모님께서 주신 몸을 상하게 하랴? 오직 날마다 그 덕을 높이고 스스로 자기 몸을 닦을 뿐이니, 참으로 장부(남편)의 은의(恩義)와 득실만 돌아보고 연연하여 여자의 맑은 표준을 이지러지고 손상하게 한다면 또한 부끄럽지 않겠는가?" 소외감을 타기하고 자긍심을 고취하는 데 있어서 김씨의 호방한 태도는 귀감이 된다.   

 

이들 여성들이 소위 '바람'이라는 '연애'를 하게 되면서 자식에 대한 애착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남편과의 사이가 멀어지면 자식에 대한 생각도 멀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가족 간에 '정'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없다고 한다. 특히 남편이 먼저 '바람'이라도 나면 여성들은 남편은 물론 자식들에 대해서도 적대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즉 남편과 자녀를 같은 차원에서 간주하면서 일반적으로 '모성'이라고 하는 자녀에 대한 집착은 살펴보기 힘들다. 자식은 남편 것이며, 자신은 남편 집에 와서 식모 같이 일만 해주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남편과 자식을 두고 나가 버리는 주부가 나올 수 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조옥라, <주부들을 위한 사람의 부적> 中에서

 

'외도'는 가장 접근이 쉽고 또 그만큼 환상에 젖어있는 기간이 짧아 허무를 빨리 느낀다는 점에서 급이 낮은 쾌락 같다. 부부 간의 감정 소모를 격하게 일으키는 등 쾌락의 추구에 따른 괴로운 부산물을 너무 많이 발생시킨다는 점에서도 역시 그렇고. 가정을 파탄내지 않고 배우자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누려볼 만한 개인적인 쾌락으로는 뭐가 있을까. 종교나 사상 또는 예술에 빠지는 길이 있을 것이다. 직업이나 육아, 사회 운동, 하다 못해 화초 가꾸기라도 역시 그것이 당사자에게 창조적 활동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면 얼마든지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타인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무언가에 빠져든다는 건 좋은 일이다. 사람을 살아있게 만드니까. 보들레르가 그리 말하지 않았던가. 항상 취해 있으라고. 시간의 중압에 짓눌리지 않으려면 그것보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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