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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그 막힘과 트임 ㅣ 또하나의 문화 6
또하나의문화 편집부 엮음 / 또하나의문화 / 1997년 4월
평점 :
책의 필자들이 대부분 50년대 생이다. 엄마뻘 이야길 듣고 있으려니 격세지감이 몰려오면서 책을 좀 잘못 고른 것 같다는 생각이;; 그동안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던 데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딱히 부당함이나 불편을 느껴본 경험이 없었던 점이 큰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개인적으로 이십 여년의 세월을 가히 격리 수용이나 다름없이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사회 집단 내에서만 머무르고 있는 통에 이성과 업무적으로 부딪히거나 경쟁해야 일이 거의 없었고 큰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이러할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계급 갈등이 더 눈에 들어오면 들어왔지 젠더 문제에 대한 관심은 여간해선 갖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역시 인간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도무지 사유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부'가 되고 나면 어찌 될까. 여성학에 보다 관심을 갖게 될까. 현재로선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내가 읽어나가는 책들이 내 상태를 어느 정도 반영해주긴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