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O.S.T. [코리안 캐스트] - The Korean Cast
김소현 외 노래, 앤드류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작곡 / 유니버설(Universal)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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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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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의 저항
이인성 지음 / 열림원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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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언어는 아마도, 살로 살아내고 있음을, 살아내면서 살아서 가고 있음을, 살아가면서 다른 살이 되어가고 있음을 드러내는, 실존의 실감과 질감의 언어일 것이다."(146) 그렇다면, 나는 언젠가부터 (문학의 언어가 나를 허락하기도 전에) 문학의 언어에 도달하고자 하는 노력을 스스로 철회해버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존의 구체적 양상을 드러낸다는 것은 곧 삶의 가장 예민한 속살을 허물없이 내보이는 일이리라. 이 ‘드러낸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나를 점점 더 침묵하게 한다. 부끄러움은, 드러내는 행위 자체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드러낼 만한 내용 자체의 빈궁함 때문이기도 하다.

 

문학의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익히기. 그리하여 나를 둘러싼 구체적 삶에 대해서, 즉 나 자신의 "실존의 실감과 질감"에 대해서 함구하기. 보다 차갑고 무표정한 언어로 연막을 피우기. 그렇게 스스로에게 딴청을 부리며 살기. 언젠가부터 나는 이것을 성인이 되기 위한 심리적인 훈련의 일부로 여기게 된 것 같다. 자잘하고 궁색한 비밀들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토할 것 같으면서도 애써 차분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해대는 것은, 어쩌면 자존심과 오기 때문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로맹가리의 말로는, 다른 모든 곳에서 실패한 자들이 마지막으로 모여드는 데가 문학이라고 하니까. 내 알량한 자존심은, 나의 실패를 아직까지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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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권유 - 시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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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어떻게 오는가. 장석주 시인에 따르면 "간밤의 노름판에서 판돈을 몽땅 털리고 터덜거리며 돌아오는 탕자의 빈 가슴에 쌓이는 상심처럼" 온다. 12월이 그러한데 하물며 삼십대의 첫 12월은... 판돈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빚더미에 올라앉은 기분이다.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온통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들 투성이고. 이곳 서재에 소꿉질처럼 써 놓은 걸 다시 읽어보면 이 얄팍한 기웃거림의 기록이 다 무어냐 싶다. 그러나 아무튼, 시인의 글은 탄식마저도 화려하고 낭만적이다. 여전히 미모를 간직한, 때로는 소녀스러운, 그러면서도 원숙한 여배우 같은 문장들. 미문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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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2012.12
우먼센스 편집부 엮음 / 서울문화사(잡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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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으로 들어있는 내년도 가계부가 실하다는 네이버 부녀자들의 극찬에 혹하여 구입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다. 나에게 가계부란 가계가 도무지 수습이 되질 않는 상황에 대한 알리바이 같은 것이기 때문에 일단 가계부가 생기니 적이 안심이 된다. 짧은 식견으로 판단해 보건대 주부 잡지의 탐구 주제는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인간사의 드라마틱한 비밀과 미스터리를 추적하거나 아니면 범접할 수 없는 세계의 환상적인 의식주를 보여주거나. 파헤치고 파헤쳐도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비밀과 환상 사이 그 어디쯤에서 매달 잡지 부록을 저울질하며 방황하고 있는 여인네가 비단 나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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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의 집
김남주 지음 / 그책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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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느니 가진 자의 삶을 전시한다느니 투덜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우리는 바로 그 위화감을 느끼기 위해서 이 책을 집어든 것이니까 말이다. 위장이 고생할 줄 알면서도 매운 음식을 찾는 사람들처럼. 그리고 그걸 또 울면서 먹는 사람들처럼. 차라리 이 책에서는 김남주가 '뭘 샀는지' 보다는 '어떻게 샀는지'를 눈여겨보는 게 낫겠다. 어차피 그녀가 구입한 고가의 물건을 우리도 똑같이 장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구태여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평소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충분한 안목을 쌓은 뒤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여 최적의 물건을 장만하는 수집가형 소비 자세만큼은 배워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배우는 마음에 든 물건을 참으로 끈기와 인내와 정성을 다 바쳐 구입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모습에 대해 몹시 긍지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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