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어떻게 봐야 할까. 황현산 선생의 글처럼 이 글도 일종의 담묵법(?)으로 쓰인 거 같고 어느 한 문단만 가지고 매섭게 물어뜯는 건 이 글의 격조에 어울리는 대응은 아닌 듯하다. 이 글을 읽고 화가 난다면 이 글에 견줄 만한 기법으로 그러니까 담묵법의 깊은 맛이 우러나는 글로 맞대응을 해야 (적어도 이문열한테는) 호소력을 갖지 않을까.
몰매 맞아야 할 글까진 아닌 거 같은데. 더 이상 능멸을 자초하지 말고 이제 그만 보수의 존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품위있게 내려오라는 얘기를 문학적으로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거 같은데. 현실인식은 떨어져 보인다. 촛불을 보고 아리랑 축전을 연상하는 것은 아버지 컴플렉스로 깊어진 반공 정서 때문인지 파시즘에 과민한 개인주의적 기질인지 몰라도 지나친 알러지 반응 아닌가. 솥뚜껑을 자라로 착각해도 유분수지.
내 보수주의자 친구는 지금 이 사태를 보수의 문제로 보는 시대착오적 프레임 자체가 이 사람이 이제 맛이 간 증거라고. 고루한 자기 프레임에 갇혀 근본적으로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는 거라고. 한편 메스컴에서 누군가는 자기가 가진 이문열 책을 다 불지르고 싶다고도 하더라만 그래도 솔직히 불태워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책들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