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여행기 - Izaka의 쿠바 자전거 일주
이창수 지음 / 시공사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참 젊다.
여기서 젊다는 것은 긍정과 부정을 동시에 포함하는 말이다.
그가 쿠바 여행을 선택하는 이유 - 너무나 젊은이다운 발상이어서 맘에 쏙 든다.
<어느 날 카스트로가 연설을 하고 연단을 내려오다 쓰러졌다..... 그가 죽고나면 더 이상 쿠바다운 쿠바는 없어지리라는 예상에 느닷없이 쿠바행을 결심했다>고.....
젊은 충동, 무모함, 용기....
이런 것들은 당연히 이 책을 빛내는 요소들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쿠바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저자인 이창수가 보인다.
아름다운 청년 이창수라고나 할까?
우리 시대의 아름다운 청년이 전태일이었다면, 오늘날의 아름다운 청년은 아마도 이창수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좋은 변화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지 않으련다.
그의 손에 든건 노동법도, 사회적 책임도 아니고,  자전거 한대이지만 또 그것만으로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그의 책을 지금의 20대가 읽는다면 어떻게 느낄까하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한참이나 늙은 아줌마가 된 나로서는 사실 잘 모르겠다.
그저 지금의 나는 그가 가는 곳마다 그가 그 자신을 만나듯이, 나는 나의 20대를 자꾸 돌아보게 된다는거였다.
지금의 나가 아니라 20대의 나를 말이다.
그 시절은 그래 어떤 의미로든 모험과 충동의 시기였다는 생각도 들고.....
뭐 누구나 자전거 하나들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건 아니지만, 자기 인생의 무게만큼의 모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거니까....
어쨌든 나의 여행은 즐거웠다.
이창수의 여행이 그에게 즐거웠을것처럼.....

다만 쿠바에 대한 여행의 경험이나 쿠바라는 나라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은 그리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은 여행기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 여행은 어디였어도 상관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즉 쿠바라 아니라 대한민국의 어디여도 마찬가지였으것 같다는 거다.
그가 자전거를 타면 가는 곳마다 만나는 것은 자기 자신이지 타문화나 타지역이나 다른 사람이 아닌 것이다.
그의 중심은 언제나 그 자신이다.
하기야 그걸 어떻게 탓하랴.....
20대에 그러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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