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그림 같다 - 미술에 홀린, 손철주 미셀러니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저는 떠들게 있으면 더 뜨들어라 하는 주의입니다. 창피당하면 어떻습니까. 연습이 천재를 만드는 거나 무쇠가 두들겨맞고 단련되는거나 같은 발버둥 아닙니까. 수업료 안내고 익히려 드는 게 도둑놈 심보지, 클 놈치고 좌충우돌 안 하는거 봤습니까. 그림도 마찬가집니다. 보이는대로 한 마디식 지껄이고 쥐꼬리만한 지식이라도 갖다 붙여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그러면서 눈이 트이는 겁니다.(7페이지)

미술이라고 하면 주눅부터 드는 사람에게 저자는 참 시원하게도 주눅들지 말라고 첫마디를 내질러준다.
그러면서 한국미술과 서양미술, 미술평론가 동서양의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참 부지런히도 종횡무진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그의 이야기 보따리는 소재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풀어놓는 주제도 내용도 다 참 부지런하다.
칼럼형식의 글들인지라 뭔가 일관된 주제하에 일목요연하게 풀어놓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시종일관 강조하는게 있다.
바로 어려워말것. 자기가 느끼는대로 느낄 것, 그리고 그 느낌을 이야기하는데 부끄러워 말 것.
독자가 오역을 한다고 항의할 미술가는 없으니....

그래도 뭔가를 느끼려면 부지런히 잡다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이것 저것 읽고 알아나가는게 또 그림을 보는 방법이란다. 
관련된 신변 에피소드라도 하나 알면 다시 보이는게 그림이고 그러면 못보던게 보인다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책은 아주 잘 쓰여진 책이다.
온갖 장르의 미술을 넘나들면서 그는 미술의 세계로 독자와 여행을 한다.
마치 미술과에서 아주 친절한 큐레이터와 동행하는 기분이랄까
그림에 대한 에피소드나 그림이야기도 탁월하지만 그 그림을 넘어선 사람이나 삶에 대한 이야기도 어느 하나 놓칠 것 없는 명강사라고나 할까?

가끔은 그런 자의식이 강해서인지 느닷없이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가 툭툭 튀어나와 독자를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지만 뭐 그쯤은 그의 친절함에 비하면 참아줄만하다.
책을 덮을때쯤이면 그를 따라 나도 미술관에서 황당하면 황당한대로 창피하면 창피한대로 한 번 떠들어볼까 싶은 생각도 새록 새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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