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내가 참 좋아하는 선생님의 강의에서 들은 얘기다. 마음에 상처를 받은 아이들에게도 치유를 받을 기회가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들어가기 전까지는 부모의 사랑이 절대적인데 이 때 그걸 받지 못하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지 못한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런 아이에게도 완벽하진 않아도 치유의 기회가 있는데 그건 초등학교때는 선생님이 치유해줄 수 있다는 거.  하지만 아이가 그대로 중학교 정도의 사춘기 시기가 되면 더이상 선생님의 힘은 닿지 않는다고 했다. 그 때 아이의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건 '친구'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중학교 이상에서 좋은 교사란 아이들이 자신을 좋아하도록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이 좋은 친구관계를 가지고 서로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글쎄? 내가 이런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니 알수는 없지만, 그래도 난 이 말이 꽤나 맘에 와닿았다. 중학교에 들어오면 성별에 관계없이 아이들이 얼마나 친구관계에 의존하는지.... 이때는 그야말로 부모든 교사든 아이들에겐 별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물론 그들 마음에 상처를 줌으로써 나쁜 역할을 하기는 쉽지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참 힘들다는 얘기다. 어쨌든 나에게 이 말은 내가 학교에서 담임역할을 할 때 늘 마음에 새기고 노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잘한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에바는 몸무게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린다. 에바의 컴플렉스는 그대로 딱 그 시절의 나와 겹친다. 나 역시 이런 컴플렉스를 가졌었고 어른이 된 지금도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다. (다만 워낙에 잘나척하는 성격때문에 표를 덜내고 살뿐이다.)

근데 우리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 열등감이 없는 아이가 어디있는지.... 얼굴이 못생긴 것 같아, 머리가 남들보다 좀 큰 것같아, 성적이 나빠서, 성격이 소심해서 집안이 가난해서..... 온갖 열등감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천지다. 하지만 그런 열등감을 가진 아이들 모두가 자기속의 세계로 빠져들지는 않는다. 그런 열등감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놀고 즐거워할 줄도 안다. 그건 부모나 교사의 애정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 자신을 좋아해주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단짝 친구가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컴플렉스를 이겨내고 살아간다.

다시 에바에게로... 에바는 자신이 뚱뚱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고 비웃는다고 생각한다. 에바의 엄마는 충분히 사랑이 가득하고 딸에게 좋은 엄마이지만,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주지는 못한다.

그런 에바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녀를 자신만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건 역시 친구다. 새로 사귀게 된 남자친구 미헬은 "그래 너는 뚱뚱해, 그래도 난 네가 좋아"라고 진심으로 말해준다. 그리고 늘 에바에게 인사를 해주고 손을 잡아주는 친구 프란체스카. 결국 이들이 에바가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오게 해준다. 그렇다고 해서 에바가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가 되듯이 변신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전히 에바는 뚱뚱할 것이고 가끔 기름진 음식을 못견뎌 먹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에바는 달라질 것이다. 그걸로 자신을 학대하지 않을것이며 뚱뚱한 몸을 가리기 위해 우중충한 옷으로 자신의 몸을 뒤덮지도 않을 것이며 교실안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움추러 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 이게 나야!! 그게 어때서? 세상에는 뚱뚱한 사람도 있고 날씬한 사람도 있고 다 있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에바라면 그녀는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에겐 이 이야기가 싱거울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사실 나도 좀 싱거웠다.) 하지만 아이들은 좀 다르게 느낄 것 같다. 아이들은 좀 더 자신의 이야기로 더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요 책을 읽고 있을때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 있어 빌려줬는데 재밌단다. 다 읽고 나면 아이들은 어떻게 느낄지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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