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 인간기원을 둘러싼 신화와 과학의 격돌
글쎄 이 문제는 굳이 논쟁이 필요한 것일까? 지금에야 인간에 대한 진화론은 기본적인 상식으로 알려졌고, 그것이 고릴라든 침팬지든 아니면 보노보노 원숭이든 - 최재천씨는 침팬지라더만 - 그야 과학적으로 연구하면 더 밝혀질 것이고.... 종교계에서 창조론을 주장한다는건 지금이 만약 중세기독교 사회였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조론을 신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건 생각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논쟁이겠지만...
내가 종교가 없어서인지는 알수 없지만 진화론은 과학의 문제이고 창조론은 믿음의 문제이다. 둘 사이에는 논쟁 자체가 성립되기 힘든게 아닌가? 진화론에서는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뿐 생명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선 사실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자가 누구일까? 결국 아직은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간이 풀수 없는 문제이다. 종교쪽의 창조론 역시 이건 믿는 사람들끼리만 설득력이 있는거고 말이다. 결국 논쟁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서로가 없는 상황에서 이야기는 허공을 맴돌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도정일씨의 의견 중 계속 강조되는 신화나 종교라는 것은 문자적으로 읽으면 안된다. 신화는 과학이 아니라 상징이고 은유이다. 그리고 신화는 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짐으로써 어떤 생물학적 설명보다도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지혜가 담겨있다는 얘기에 공감이 간다.
5장 DNA는 영혼을 복제할 수 있는가
지금 현재 유전체 프로젝트의 문제점 - 지금 밝혀진 것은 어느 자리에 어떤 유전자가 앉아 있다는 위치만 찾아낸 것. 하지만 그 유전자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유전자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현재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는 유전자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최재천 - 다른 실험들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선무당이 사람 잡게 하는 꼴이란 얘긴데... 황박사가 생각나는군...쩝~~)
복제인간에 대한 두사람의 가상풍경이 재밌는데 최재천씨의 경우 만약 복제인간이 만들어진다면 처음에는 신기하고 하겠지만 결국 그것도 익숙해지면 세상에 쌍둥이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는 정도가 아니겠는가라는 낙관론을 편다. 물론 각 개개인의 입장에서만 보면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여기에 국가권력이나 자본의 힘이 개입한다면 상황이 달라질지 어찌 알겠는가? 유전자를 조작하고 그에 따라 인간이 하기 싫은 일을 맡기는 복제인간을 만들어 그들을 노예로 부려먹는다면? 공상과학 같은 얘기지만 뭐 완전히 불가능한 얘긴 아닐 것 같고.... 그럼 세상은 너무 끔찍해지지 않을까?
실제로 도정일씨의 복제기술과 우생학의 결합 얘기는 끔찍하다. 자식에 대한 욕심이 엄청난 우리나라의 경우는 만약 과학이 우생학을 보장한다면 너도 나도 덤벼들지 않겠는가? 결국 개인적으로는 엄청 우수한 인가들이 많아지지만 그로 인해 인간이라는 종 자체의 다양성이 깨지면서 내외부 충격에 상당히 약해지는 그런 인간사회의 등장. - 그렇다면 인류자체가 절멸하는 것도 가능하겠군....
인간의 영혼은 DNA인가? DNA라면 유전도 되는가? 절충안 등장! 영혼은 복제되지 않고 유전되지 않는다. 그러나 영혼이란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고 그 존재를 믿고 싶어하는 성향자체는 인간의 DNA안에 들어 있다. 생물학적으로 복제되고 유전되는 것은 이 성향이다. 그리고 이런 성향이 발현되는건 개개인마다 다른 문화적 유전자 - 종교 사회 신화 등등....-에 의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