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느티나무 > 부산의 작은 서점 한국 인문학 강타

   "감격했습니다. 제가 외쳐 온 '(교육)혁명'이 여기서 이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장 3시간 동안 50여명이 꽉 들어차 콩나물시루처럼 돼버린 공부방에서, 쉬는 시간 한번 없이 강연과 대담을 진행한 강수돌('나부터 교육혁명'의 저자·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지난 6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인디고서원에 딸린 공부방에서 이 서원의 대화·토론 프로그램인 '제8회 주제와 변주' 행사가 열렸다. 장소가 좁아 주최측은 몇달 전부터 참가인원을 50명으로 제한했고, 그것도 초청된 저자의 책을 읽고 한 페이지짜리 독서소감을 제출하지 않으면 입장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 역시 만원이었고 복도까지 들어찼다.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서점'인 인디고서원은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이번 달로 개원 1년을 맞았다.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청소년 인문학 전용 서점인 인디고서원을 1년 동안 이끌어 온 허아람(34) 대표는 "서원을 연 뒤 많은 일이 있었고 아주 바쁘게 보내고 있다"며 "1주년을 맞는 28일을 전후해 기념행사를 다채롭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3평 남짓한 인디고서원은 더 이상 부산의 작은 서점이 아니다. 단 1년 만에 전국에 널리 알려진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면모를 잘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가 '주제와 변주'다.

   '주제와 변주'는 뜻깊은 인문·예술 책을 펴낸 저자를 초청해 서원의 회원 등 청중들이 토론형식으로 진행하는 행사. 매달 한번 꼴로 지금까지 8회 열린 이 행사에는 철학자 이왕주(부산대 교수) 김용석(영산대 교수), 미학자이자 시사평론가 진중권, 동물학자 최재천(서울대 교수), 역사학자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박정대 시인, 영문학자 장영희(서강대 교수), 그리고 노동경제학자이자 생태·교육운동가인 강수돌(고려대 교수)씨 등이 다녀갔다.

   자기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이들은 인디고서원의 취지를 듣고 바쁜 일정을 쪼개 이 작은 서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막상 행사가 시작되면 청소년 청중과 토론자들의 날카롭고 수준 높은 질문에 혀를 내두르기 일쑤였다. 이왕주 교수는 "청소년들의 독서 수준과 논리, 진지함이 놀랄 만큼 훌륭해 처음에는 당황했다"며 "제도권 교육에서 산산이 부서진 희망을 발견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1주년을 맞은 인디고서원의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신문>조봉권기자

   부산의 인디고서원의 인터넷주소는 http://www.indigoground.net 입니다. 방금 놀러갔더니 아주 예쁘네요. 남천동에 있다고 하죠? 한 번 가 본다 가 본다 하면서도 아직 못 가본 곳입니다. 저도 이런 꿈이라도 꾸며 살아야겠어요.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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