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오후 시간이 났다. 뭘할까 고민하다가 사람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선택된 영화가 이거다. 선택의 이유? 오로지 하나 시간이 맞는게 이것밖에 없어서....

뭐 감독도 굴곡은 많으나 나쁘지 않구 배우진 화려하고 돈 많이 들였다는 소문 짠하고....그리 큰 기대는 없었으나 또한 그리 실망할 것 같지도 않았다.

나의 경우 영화에 대해서 별로 까다로운 편이 아니다. 배우의 연기, 촬영, 스토리, 음악, 스토리 등 다 만족시키면 물론 좋은 경우지만 나의 경우 이 중 하나만 만족시키면 나쁘다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무 볼 것 없는 댄서의 순정조차도 문근영이 무지 예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가 들인돈 6,500원을 아까워 하지 않는다. 왜냐고? 내가 어디가서 단돈 6,500원으로 이런 즐거움을 살 수 있을까? 그것도 문화의 변방지대인 지방에서... 공연도 잘 없고 있어도 초청공연이란 명목으로 서울에서 1, 2만원이면 즐길 것을 여기서는 최소한 3, 4만원은 줘야하니 나의 주머니는 딱 영화가 내 수준이다. 그나마 좀 유명하다 하면 아예 쳐다보지를 못하게 올라가는 요금. 헉!!!!!!

그러나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무참했다. 영화의 배경은 십자군 전쟁기 - 십자군에 의해 100년간 함락되었던 예루살렘이 이슬람의 술탄 살라딘에 의해 다시 빼앗기는 그 시기이다.

역사적 진실이나 삶의 철학을 제시하는데 자신이 없었으면 차라리 저건 완전히 뻥이야 하도록 그냥 오락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 일이지 어줍잖게  역사적 진실을 쫒겠다고(?) 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헐리웃 오락영화야 항상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분리에 항상 멋있는 영웅에 의해 완성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럴려면 또 절대적인 악이 있어야 하고....그럴려면 당연히 술탄 살라딘이 악이 되어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이 오만한 기독교미국인들고 양심에 좀 찔렸나보다. 그러니 기독교중의 강경세력이 악이되지만 이들은 악으로 주인공과 대적하기에는 역사적 무게도 악인의 품위도 너무 약하다. 악이 이렇게 약하니 주인공인 영웅이 부각될리가 있나? 영화를 보는 내내 아무도 눈에 띄지 않으며 멋있어 보이지 않는다. 반지의 제왕에서 그토록 멋있던 올랜드 불룸은 없다.

그러나 문제가 이것만이라면 욕까지 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내돈 6,500원을 조금 아까워하고 말았을 것이다. 문제는 이 영화가 얼마나 오만한 영화인가 하는 것이다.

십자군 전쟁은 어떻게 보면 서구 기독교 역사가 저질렀던 지워지지 않는 죄악의 상징이다.  그들이 남의 땅을 침략하여 종교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학살했던가? 1차 십자군 때 예루살렘이 그들이 잆성하면서 그들은 이슬람교도 유대교도 심지어 이 지역의 기독교도들까지 엄청난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 이후에도 그들의 학살 행진은 쉰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100년 후 술탄 살라딘은 이슬람교의 종교적 관용정신을 이들에게 베풀었다. 무자비한 학살을 금지하고 기독교도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정도가 되면 진정 무릎꿇고 감사를 올려도 시원찮은 것 아닐까

근데 영화는 이러한 살라딘의 관용이 이슬람의 종교정신이 아니라 이 영화의 온건파 기독교인인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술탄 살라딘에게 대항함으로써 힘으로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못한 살라딘이 할 수 없이 협상용으로 내놓은 것으로 말하고 있다. 결국 이것 역시 기독교도인 서구인의 힘이었던 것이다. (정의여! 영원히 기독교 서구의 것이어라~~~~)

결국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은 십자군 전쟁이라는 기독교의 죄악에 대해서조차도 스스로도 피해자인 척하면서 누구도 만들어 주지 않는 면죄부를 자기들 스스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면죄부의 발행이라..... 세계에 대한 미국의 오만함이 이제 역사에 대한 오만함으로까지 뻗쳐나갈 줄이냐.....

진짜 욕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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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5-1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에요...^^;;;

바람돌이 2005-05-14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기분이 이렇게 자극적이었다고나 할까요? ^^

2005-05-17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5-05-1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진짜 진짜 고마워요. 지금 바꿀래요.
제가 서재 이미지를 바꾸지 않은건 첫째 귀찮아서 둘째 능력이 안돼서 셋째 알라딘에서 제공한 저 뒹굴뒹굴 이미지가 진짜 저랑 똑같아서 게다가 얼굴도 저랑 닮아서였습니다. 그래도 좀 썰렁하긴 했는데 님이 주신 첫번째 이미지 너무 맘에 들어요.
와 오늘 기분 대끼리입니다. 진짜 진짜 고마워요

클리오 2005-05-17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이미지가 맘에 든다시더니, 세번째로 바꾸셨군요.. 그 이미지도 좋지만, 님께서도 이제 얼굴을 가지실 때가 되신 것 같아서요.. ^^ 맘에 드신다니 저도 좋아요...

바람돌이 2005-05-17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이미지는 막상 띄워보니까 그림이 작아서 무슨 그림인지 알아볼수가 없네요. 그래서 세번째로 수정, 이 오리지널 바람돌이도 무지 맘에 들어요. 근데 포토샵으로 이미지 크기를 조정해도 여기에서는 그리 커지지 않네요. 제 능력의 한계를.... 어쨌든 변신도 하고 기분좋은 밤입니다.

아영엄마 2005-05-18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미지 보니까 바람돌이 노래 부르고 싶어져요~ ^^ 그런데 가사가 다 생각나질 않는군요. 나이를 먹은게야...ㅜㅜ;

바람돌이 2005-05-18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방이 생긴 이후로 새로 생긴 집단 망각증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