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총서 2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밖에서 롤러코스터를 보고 있으면 360도 회전하는 부분에서 아찔함을 느낀다.
아! 진짜 저렇게 뒤집어지면 정말 끝내주게 무섭겠다라는 생각.
하지만 실제로 롤러코스터를 타보면 진정한 공포는 그 360도 회전에 있지 않다는것을 바로 알수 있다.
정말로 심장이 짜릿짜릿하도록 무서운건 출발 직후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전에 끼릭끼릭 공중으로 공중으로 천천히 올라가는 그 순간, 다가올 전율을 기대하며 온몸의 세포들이 발광을 하고 손가락이 하얗도록 안전대를 쥐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인 것이다.
그런데 그 롤러코스터가 꼭대기에서 내리막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에 멈춰버린다면? 그리고 그것이 언제 떨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면? ㅎㅎ 

내게 아토다 다카시의 <나폴레옹광>은 딱 그런 분위기의 책이다.
무언가가 시작될 것 같은 기묘하고도 음습한 분위기, 마지막 반전과 절정을 향해 천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하는 구조, 그러다가 절정의 순간에 딱 멈춰버리는 마지막 순간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이제 시작이다. 마지막 순간의 아찔한 공포는 머릿속에서 확대되어 상상이라는 녀석으로 스멀스멀 배어나온다. 진짜 무서운 것은 책을 읽을때가 아니다. 한 편의 이야기가 끝나고 난 이후 내 상상속에서 진짜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나폴레옹을 너무나도 숭배하여 나폴레옹에 관한 모든 것을 수집하는 <나폴레옹광>과 자신이 나폴레옹의 환생이라고 믿는 이의 만남은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무도 얘기하지 않지만 독자의 머릿속은 이미 상상의 사건으로 소름이 쫙 끼치고 있을테다. 

이쪽은 아닌데 유난히 친한척을 하는 <뻔뻔한 방문자>는 정말은 왜 여자의 집을 방문했을까? 여자의 집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한 방문자의 진짜 목적은? 마지막 장면 사랑스런 아이를 바라보는 여자의 표정은 어땠을까? 혼란과 애정과 끔찍한 의혹같은 것들? 히치콕의 영화에서 볼 수 있을듯한 표정일까? 

자동차가 말을 한다고? 그리고 알아서 돈을 벌어온다고? 일면 우스운 상황에서 시작한 <딱정벌레의 푸가>는 전혀 웃기지 않은 결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남자가 정말로 미칠상황이다. 독자는 또한 이 남자가 앞으로 어찌될지를 그려보며 그가 느낄 공포에 동참할 차례다. 

<이> 다정하고 착한 아내가 정말로 한 짓은? 작가는 아무 말을 하지 않지만 이야기속 남편은 충분한 공포를 준비하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두고 두고 갉아먹으리라...  

책에 실린 13편의 단편 중 확실하게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는 몇 안된다. 다만 암시를 할 뿐.... 하지만 암시만으로도 아니 오히려 암시이기에 이후의 상황을 온전히 독자의 상상에 맡겨버리고 독자의 머리를 쭈빗거리게 하는 것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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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9-02-0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추..추리소설인가봐요? 여기도 죽이고 살리나요? 헤헷~무서워서 횡설수설..

바람돌이 2009-02-06 22:42   좋아요 0 | URL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추리소설이겠지만 그렇다고 정통 추리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요. 주욱.... 죽이죠. ㅎㅎ
근데 추리소설계의 로알드 달이랄까? 로알드 달의 단편을 추리버전으로 만들면 이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