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에 시집온 칭기즈칸의 딸들 표정있는 역사 3
이한수 지음 / 김영사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김영사의 <표정있는 역사>시리즈 중 1권
여태까지 이 시리즈는 <조선최대갑부 역관>과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그리고 이 책을 봤는데 꽤 괜찮다.
편하게 쉽게 읽기에 적당한 깊이와 분량, 그리고 별로 알려지지 않은 주제들의 선택
책 하나하나로 따진다면 그렇게 훌륭하거나 뛰어난 책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우리 역사에서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빠진 부분들을 콕콕 집어내는 주제들, 한마디로  출판사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책이랄까?
이 외에도 첩자이야기나 조선의 재산상속, 여몽연합군의 일본정벌 등이 더 나와 있는데 챙겨보고 싶다.  (아 전에 조선의 재산상속이 표절논란에 말렸던게 생각난다. 그래서 절판이로구나....ㅠ.ㅠ)

고려시대 중 근 100년간은 거의 몽고의 식민지였다고 해도 좋은 시절이었다.
우리는 그래도 왕실은 유지했다고 뻔뻔스럽게 우리 민족의 자주성 운운하는건 정말 아니올시다다.
왕실이름만 유지했지 우리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었다고....
백성들은 이중의 고통 - 왕실과 권문세족들의 착취에 대해 몽고의 착취까지 부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러 온 천지에서 피맺힌 고통의 울음이 진동을 했거늘....
고려가 그나마 왕실의 이름이라도 유지할 수 있었던건 백성들의 힘이었다. 지배층이었던 무신정권과 왕실이 강화도에서 떵떵거리며 살고있을때 직접 피를 흘리고 고통받고 싸웠던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민중들이었다.
결국 고려는 몽고에 항복했고 운이 좋아서 그 시기가 쿠빌라이 칸이 친족을 죽이고 황제위에 오르는 쿠데타의 시기와 겹친다. 고려의 항복을 천명으로 선전하며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확인하는데 이용할 수 있었던 쿠빌라이칸은 기분좋게 고려왕실의 독립을 보장해준 것. 이 과정에서 고려 왕실의 외교력도 한 몫한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몽고 내부의 정치변혁의 시기에 쿠빌라이의 손을 들어준듯한데..... 

그럼으로써 고려는 이제 몽고의 속국이 되고 몽고의 부마국이 된다. 사실상 이것은 몽고라는 대제국속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쿠빌라이 칸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확연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점령자의 딸로서, 새로운 지배자로서 이 땅에 온 몽고의 공주들은 행복했을까?
기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공민왕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받았던 노국대장공주 정도인데 그나마 행복했던건 그녀 뿐인듯하다.
아니 왕의 사랑 대신 권력의 힘을 맘껏 누리며 고려를 쥐고 흔들었던 제국대장 공주도 행복했을까?
하지만 우리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다른 공주들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머나 먼 이국땅에 와서 남편의 사랑이나 정은 거의 모른 채 권력을 추구하거나 질투의 화신이 되어 온갖 이들을 괴롭히고 죽이거나 또는 비밀리에 맞아죽거나....
정복자의 딸들조차도 여자라는 운명앞에서는 그리 순탄하지 않은 것을 보니 한편으로 애틋하기도 하다.  

이런 공주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원 내부의 권력변동이 그대로 고려에 반영되어 나타나는 과정을 쫒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표정있는 역사시리즈 이 다음엔 고려 공녀들의 이야기도 나왔으면 싶다.
늘 하는 기황후 얘기만 말고 끌려갔던 수많은 평범한 여인들의 이야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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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19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사의 기획력을 돋보이나 별로 만족스럽지 않으셨던 책인가요? ^^

바람돌이 2009-01-19 22:17   좋아요 0 | URL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쉽게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 하지만 저자의 일관된 관점이나 새로운 해석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여기까지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