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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ㅣ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평점 :
요즘 아이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자란다.
뭐 아이들을 탓할 일이 아니다.
나만 하더라도 우리 신화라고 해서 아는게 몇개나 될까 싶다.
단군신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나오는 몇몇 이야기들정도?
활자화 되지 못하고 할머니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던 이야기들 대부분은 사라졌거나 사라지는 중이다.
남아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생활속에서 구전되지 못하고 문화재전승자같은 이들의 노래속에서만 남아있다면 이미 그것은 죽어있는것과 마찬가지일테다. 역시 사라지는 중.....
아기를 점지해주시는 삼신할머니 이야기도 역시 내게는 사라져가는 신화에 불과했다.
나 역시 아는건 삼신할미의 사전적 의미정도뿐이니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줄까 말이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은 소중한 우리 이야기 하나를 잃어버리고 자랄뻔 했다.
처음 책을 받고는 삼신할머니 얘기가 할게 뭐 있다고 책이 이렇게 길어 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정말 나의 무식함이 이정도였냐 싶다.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를 왜 여태껏 있는지조차 몰랐을까?
왜 한번도 관심조차 가져보지 못했을까?
동해용왕 따님이 귀하게 자라 못된짓만 골라하다가 용궁에서 쫒겨나는 이야기
옛 이야기라면 정해진 공식처럼 개과천선하고 훌륭하게 성장해야 할 용왕따님이 뭐 제대로 하는 것도 없으면서 심술만 부리다가 결국 명긴국 따님한테 밀려 저승삼신으로 물러나는 이야기는 나의 관념의 허를 찌르는 이야기로 무릎을 탁 치게 한다.
삼신아기씨가 된 명긴국 아기씨와 마마대별상의 한판 대결은 그야말로 유쾌통쾌한 한판승이다.
삼신아기씨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아 이 세상에 나온 우리 아이들에게 두고 두고 읽혀주고 싶은 책.
아이들에게 너는 이렇게 소중한 보살핌을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났단다라고 말해주고 싶은 책이다.
더불어 이 책이 <까마득한 이야기1>이라고 되어 있는걸로 봐서 시리즈로 기획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정말로 소나무 출판사 힘내라 힘이라고 응원하고 싶다.
이런 사라지고 있는 우리 이야기들이 길게 길게 시리즈로 나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우리 이야기로 채워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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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정말 모르고 있었던 우리 신화의 풍부함과 아름다움을 한 번에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책
더불어 자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이제 아이를 맞이할 엄마의 태교용 책
아이에게 자신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싶은 모든 부모들과 그들의 아이들에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삼신아기씨 이번에는 마당으로 들어오다가
비단에 주르륵 미끄러져 뒤로 벌러덩 자빠지는구나
"어 괘씸하고 괘씸하다."
"어이구 삼신아기씨 오시는데 버선이라도 더럽힐까봐 비단을 깔았나이다."
"걷어치워라. 우리는 이런 비단길로는 아니 걷느니라."
마마대별상 어쩔 줄 몰라 하는 말이
"그러면 어떤 길로 걷사옵니까?"
"무명 한 필 펴면 좋고 없으면 짚으로 엮어 길게 펴면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