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역사교육자 선언




정부는 역사학의 전문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라!




  2008년 10월, 한국의 역사교육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의 정상적인 검정과정을 거쳤고,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민주적 절차로 채택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전면적으로 부정당하는 사태를 맞았다. 일부 정치세력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반국가적 통일교재로, 북한교과서를 베낀 책자로 규정함으로써 비상식적인 음해가 극에 달하였다.

  사태의 본질은 보수우익을 자처하는 정치세력과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를 좌편향으로 내몰면서 이념논란을 증폭시키는 데 있다. 소위 뉴라이트 집단은 교육과정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특정 표현을 침소봉대하거나 의도적으로 대비하면서 자극적인 문제제기를 일삼고 있다. 또 정부-여당은 교과서 수정에 따른 상식적 절차와 최소한의 합리성도 무시한 채, 대대적인 수정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검정의 주체였던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신이 합격도장을 찍고 수차례 문제없다고 말해 온 교과서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의 검토의견이 나오기도 전에 수정을 공언하더니 아예 직접 수정에 나서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수정이 역사학계와 현장 교사를 철저히 배제한 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뉴라이트와 정부-여당은 교과서 문제는 교육과정 자체가 잘못된 탓이며, 이는 역사학계가 전반적으로 좌편향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학교현장에서는 일부 교사단체의 영향력 때문에 교과서 채택이 특정 교과서로 편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자신들이 이름 그대로 우익집단임을 직시하지 못한 채, 중도를 자처하며 역사학자 전체를 좌편향으로 규정하는 비상식적인 인식과 역사교사의 자주적, 전문적 교재 채택능력을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뉴라이트 집단은 수정을 주도할 자격이 있는가? 그들은 일찍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였고, 위안부를 자발적 창녀로 묘사하였으며, 419를 혁명이 아닌 의거로 규정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사실상 임시정부의 역사적 의의를 부정하는 건국절 주장을 전개하여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자기모순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정부-여당은 이들과 교과서 수정은 물론 교육과정 전반의 개편까지 논의한 바 있다.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역사교육계는 과거 국정 체제 하에서 정치적 입김이 교과서 서술에 반영되고 내용이 획일적으로 통제되던 불행한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자율화, 개방화 시대에 역행하고, 역사교육의 목적을 도외시하며, 검정교과서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작금의 상황을 보며 역사교육자들은 개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어렵게 이룩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일거에 부정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와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소모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뉴라이트 집단에 대해 엄중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차후에 정부-여당과 뉴라이트 집단이 역사교육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수정시도를 계속 하거나 필자들에게 부당한 수정 외압을 가한다면, 역사학의 전문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우리 역사교육자들은 분연히 일어날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 전반의 양식 있는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미리 밝혀 둔다.

- 우리의 요구 -




1. 교육과학기술부는 절차와 상식을 무시한 교과서 수정 시도를 철회하라!

1. 교육과학기술부는 출판사와 집필자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즉각 중단하라!

1. 교육과학기술부는 역사학의 전문성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라!




2008. 10.   전국 역사교육자 일동















절차와 상식을 벗어난 정부-여당의 일방적 수정 시도, 뉴라이트의 터무니없는 이념 공세, 출판사와 필자에 대한 교과부의 부당한 외압, 일부 학교에서 벌어진 교육감-교장들의 채택 변경 강요 등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관련 논란이 끝이 없습니다. 급기야 믿었던 국사편찬위원회에서조차 원하는 답을 내놓지 않자 교과부가 직접 수정을 하겠다고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짐에 따라 초, 중등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역사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좀 더 강한 어조로 사회적 발언을 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모임은 회원, 비회원을 구별하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포괄하여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과 함께 <전국 역사교육자 선언>을 결행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하였습니다.




첨부된 선언문 초안을 보시고 동의하시는 분들은 성함과 소속 학교를 당당히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뜻과 열정을 모아 가장 필요한 시점에 선언문과 명단을 공개할 것입니다. 이 선언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최종적으로 문안을 수정하여 발표 당일 선언문에 반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선언문은 일간신문 지면광고를 통해 공개하려고 합니다. 그럴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10월 31일까지 성금을 모으고자 합니다. 각자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대로 성금을 내주시면 좀 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행동을 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이 선언에 참여하신 분은 추후 교과서 관련 공동대책위원회에서 추진할 서명운동에 먼저 참여한 것으로 간주하여 명단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선언에 참여하실 분은 아래 계좌로 성금을 본인의 아름다운 이름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의견을 주시면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참여 방법은 사무실로 전화(02-2670-9463)를 주시거나, 핸드폰 문자메세지(011-9737-2913)를 보내주시거나, 메일로 신청(thistory@chol.com) 하시거나, 홈페이지(http://okht.njoyschool.net) 나눔터에 글을 올리시는 등 각자 편리한 방법으로 참여의사를 밝히시면 됩니다. 별도의 서명용지는 없습니다.




계좌번호 : 농협 023-02-501401  예금주 김신영

국민 406202-01-344642  예금주 김신영

하나 117-910225-86307  예금주 김신영




역사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역사교육자 여러분의 뜨거운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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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0-24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계신 역사선생님들 같이 해주세요. 아님 다들 하셨을라나? ^^

2008-10-25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8-10-26 23:29   좋아요 0 | URL
요즘 참 갑갑하죠? 누군들 안그렇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