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나무 뿌리 앞에서 - 캄보디아에서 박정희를 보다 유재현 온더로드 3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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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가면 물론 앙코르와트가 있다.
어쩌면 사람들은 앙코르와트는 알아도 캄보디아는 그게 나라 이름이었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들에게 앙코르와트 말고 캄보디아에 뭐가 더 있을까를 물어선 안되는 걸까?
하지만 캄보디아에는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의 슬프고도 추악한 과거, 그리고 어쩌면 현재, 미래가 있다.

캄보디아에는 무엇보다도 훈센이 있다.
그는 캄보디아의 수상이며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이며 독재자다.
그리고 부정부패의 중심이며 무엇보다도 박정희의 충실한 후계자다.
아직도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것들은 사악하다.
그래도 밥은 먹게 해줬지 않냐고?
경제가 이만큼 되게 된게 누구 덕분인데?
그저 박정희같은 힘있는 사람이 나와야 나라가 되지?
그래서 이명박이라고?
박정희때 시바스리갈을 입에 물고 빨던 것들은 여전히 그러하다.
아니 더 비싼 양주로 옮겨갔다.
그 시대에 외롭고 고통스럽던 이들은 여전히 그러하다.
전체 노동인구의 55%에 달하는 비정규직에게 물어보라.
훈센정권은 장기집권중이다.
정적을 죽이고 군부를 장악하고 부정선거와 해외원조금을 이용한 제 뱃속 챙기기와 부하들 뱃속 챙기기까지...

그리고 캄보디아에는
돈이 없어 학교에서 쫒겨나는 아이들이 있다.
초등학교 취학률 84%, 중학교 진학률 17%,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들 중에서도 65.5%는 졸업하지 못한단다.
그 아이들은 당신이 관광을 즐기는 길거리에서 페트병을 줍고 벽돌을 나르고, 피를 뽑고 넝마를 줍는다.
그리고 소녀들은 몸을 판다.
가끔은 소녀가 아니라 어린아이도 몸을 판다.
길거리의 말단 교통경찰이 될려도 3,000달러가 필요하다. 짬짜미(뇌물)이다.
이 나라에서 노조를 하거나 정부에 대한 반대를 하는 것은 언제든지 죽어주세요라는 신호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그냥 살해당한다.
심지어 권력자의 정부가 되는 것은 그 권력자의 부인에게 나를 죽여주세요. 내 얼굴에 염산을 뿌려주세요라는 말을 하는것과 다름없다.
그래도 그들은 살인자가 되지 않는다.
농촌지역의 절대 빈곤률 91% 사람들은 도시로 꾸역 꾸역 모여든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그들이 가는 곳은 안전시설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위험천만한 직장들이다.
그나마도 가게 되면 다행이다.
도로공사중에도 땅만 파면 나오는 불발탄들.
그걸 전시해놓기까지 하면서도 그 불발탄들의 원래 주인
미국의 캄보디아 무차별 폭격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 없었던 일인듯 하는 정권이 거기에 있다.

당신은 오늘 훈센독재정권을 찬양할 수 있는가?
아 그렇다면 당신은 박정희를 이명박을 찬양할 조건을 충분히 갖췄다.
왜냐고?
훈센독재하 캄보디아의 모습은 박정희하 우리의 모습과 똑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자칭 박정희의 후계자가 정권을 잡은 우리의 현재는 미래는 어떠할까?
지나간 일이라고?
부디 너무 낙관하지 마시길....
마음의 준비라도 없으면 어떡할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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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0-06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되는 리뷰예요~ ㅜㅜ
캄보디아 정권도 저런 지경이라니!

바람돌이 2008-10-06 20:14   좋아요 0 | URL
정말 놀랍도록 박통시대랑 비슷해서 더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아이들은 어찌나 맑은 눈빛을 보여주는지.. 그 눈빛이 얼마 못가 휑하게 변할걸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전호인 2008-10-0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곳이든지 권력 앞에 인간의 존엄성은 처참하리 만큼 묵살되네요.

바람돌이 2008-10-06 20:15   좋아요 0 | URL
권력이란거 그렇게 좋은 것일까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게 아무렇지도 않을만큼.... 잘 모르겠어요. 이런 식으로 도덕성 문제로 접근하는게 별 도움 안된다는거 알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2008-10-06 2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0-0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재현 씨 글 저도 좋아합니다.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략해서 훈센을 괴뢰정권으로 세웠음을 알게 되었죠.자신들이 프랑스와 미국에게 당했던 일을 그대로 캄보디아에 했습니다.리영희<전환시대의 논리>로만 베트남 전쟁을 이해한 이들은 유재현 씨 글을 함께 읽어야죠.

바람돌이 2008-10-08 23:06   좋아요 0 | URL
전환시대의 논리로만 베트남 전쟁을 이해한 이들이라... 딱 저네요. ㅎㅎ
유재현씨 글을 만나기 전에 제가 아는 베트남은 저게 다였거든요.
유재현씨의 이런 시각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지금이기 때문이겠지요. 예전 같으면 좌우익 어느쪽에서도 못받아들였을듯.... 세상을 제대로 본다는건 단순하지만 참 어렵다는걸 느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0-09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베트남-중국 전쟁,베트남의 캄보디아 침략 등에 관해 안 뒤에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인상을 못 받았어요.유재현 씨 글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베트남이 자신들의 캄보디아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킬링필드를 과장하여 서방 언론인들에게 전했다는 거죠.

바람돌이 2008-10-09 23:29   좋아요 0 | URL
순서가 바뀌면 그렇군요. ^^ 저의 경우 전환시대의 논리를 대학1학년때 읽었어요. 그 땐 정말 기존의 모든 가치관이 뒤집어엎어지는 충격이었죠. 뭐 저에겐 내 인생의 책 정도 될거같군요.ㅎㅎ
저도 유재현씨 글에서 킬링필드의 흔적들이 전시되는 방식의 문제를 제기하면 한 얘기 - 그니까 사건의 원인도 문제도 아무것도 없이 그저 그 참혹함을 보여주기만 하는 방식이 현재 정권과 베트남 그리고 미국을 어떻게 옹호하는지를 다시 볼 수 있었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10-10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쟁,군사,외교 분야 책을 많이 보기 때문인지 특정이념이나 이런 것에 열광을 못해요.내 인생의 책이라...저는 글쎄요....딱히 떠오르지 않는군요.전환시대의 논리는 1974년에 나온 책이라 1975년(베트남 통일이 해) 이야기가 없죠.우상과 이성은 1978년 판이라 1975년 상황도 나와있습니다만 이상하게 우상과 이성은 전환시대 만큼은 잘 안 읽는 것 같습니다.저는 두 책 모두 몇 년 전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님은 베트남 전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인물이 누구던가요?

바람돌이 2008-10-12 23:02   좋아요 0 | URL
제가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열광을 했던건 20살이라는 그때의 나이가 많이 작용했겠지요. 게다가 기존의 고등학교까지에서 듣던 모든 가치관을 뒤엎었던 책이니....이제 나이가 드니 그런 열광은 정말 별로 없어요. 뭘 보든 그래? 두고보자 뭐 이런... 이거 별로 좋은거만은 아닌긋합니다. ^^
베트남 전쟁속 인물이야 뭐니뭐니해도 호치민이고, 가장 인상적 아니 비감했던건 베트남인들이 미군을 피해 이동로로 이용하던 그 터널이죠. 베트남인들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