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는 아이들 6명을 데리고 근처 체육공원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고
점심은 도시락 싸가서 해결.
저녁은 친정집 코딱지만한 마당에서 숯불피워 고기먹기로 함.
추석이나 설같은 명절에도 친정집 식구들하고는 모이기 힘든날이 대부분이었는데...
수원사는 막내남동생은 추석 직전에야 오고
근처사는 여동생도 제부가 장남이다보니 제사 준비에 늘 바쁘고,
나? 장남은 아니지만 8대장손집 며느리인지라 추석전후로 무지 바쁨.
그러다보니 친정은 항상 추석 당일날 저녁쯤 돼야 겨우 얼굴을 보게 되지만 그때는 또 남동생이 처가엘 가야하니 저녁식사만 한끼 겨우 하거나 아니면 어떤 때는 잠시 얼굴보는게 다일때가 대부분이었다.
근데 이번에는 어쩐일로 명절방학을 하루 해주는 바람에 나도 시간이 나고 동생네도 일찍 오고 하여튼 식구들이 저녁에 다모임.
첫번째 숯불에 돼지목살을 구워먹고
두번째 소세지까지 구워먹고 끝나나 했는데
세번째 갑자기 남은 숯불에 전어가 먹고싶다나 어쩐대나?
집앞 시장에 바로 사러 갔더니 만원에 12마리나 준다.(올해 전어가 진짜 싸긴 싸다)
근데 전어 손질해주는 아자씨 - 비늘만 톡톡 쳐서 주니 전어가 아직도 살아서 팔딱거린다.
나 - 저기요 아저씨. 그 전어 숨은 좀 죽여주세요. ㅠ.ㅠ
아저씨 - 집에 가는 동안 죽어요. ㅎㅎ
근데 집에 와서 소금까지 쳐도 팔딱 팔딱...
고 불쌍한 녀석을 구워먹어야 하다니... ㅠ.ㅠ
그래도 먹긴 먹었다.
집나간 며느리가 전어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데 정말 냄새 하나는 끝내준다.
난 전어는 맛보다는 냄새가 더 끝내주더라..
이걸로 끝나는가 싶었더니 다시 남은 숯불로
감자를 구워 수정과와 함께 먹어주고 나니 밤 10시다...
영화 즐거운 인생을 보고 있는데 오늘 하루는 즐거운 하루였나?
내일부터는 시댁의 명절노동(즐겁다고 해야겠지만 솔직히 아니다. 절대적인 노동의 양도 장난 아니지만 노동의 심각한 불균형이 더 힘들다고 해야겠지. )
힘내서 가야지.... ^^;;
다들 살살 꾀도 부리고 뭐 적당히 힘들고 대신 많이 즐거운 그런 명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