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
함민복 지음 / 풀그림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함민복시인이 촛불시위중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 미안하다.
그는 세상만사에 미안하다는데 나는 그에게 참 미안하다.

함민복시인을 처음 알게 된건
시 한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라고 노래했던 그의 시 <긍정적인 밥>에서다.

시에서 그의 따뜻함이 사무치게 느껴져 울먹이게 하는 시였다.
강화도에서 강화도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그의 삶은 글쎄 소박하다 진솔하다 이런 말이 참 얼마나 부질없는 말인가를 느끼게 한다.
그는 그저 살뿐이다.
사람에 대해 자연에 대해 늘 겸손함과 애정을 담뿍 담아내는 그의 생활은 어쩌면 진부한 참 착하다는 말이 오히려 더 어울릴듯하다.

그의 글에서는 강화도가 물씬 배어나온다.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활이 손에 잡힐듯 배어나온다.
집앞 텃밭은 고추며 상추며 토마토며 고욤나무 조차도 말을 하는듯하다.
아마도 그래서 그가 시인일게다.
다른 이는 듣지 못하는 동물이며 식물이며 바다의 목소리까지 들려주니말이다.

그의 시를, 그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은데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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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05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감이에요~~~ 큰일이 없기를...
.
.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도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우리도 시인의 이런 마음, 십분의 일이라도 갖고 산다면...

바람돌이 2008-07-05 10:29   좋아요 0 | URL
이런 시를 쓸수 있는 마음이란 어떤건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 인간됨이 너무 못미치는거겠지요. 그래도 이 시를 보며 이런 마음 한자락을 닮고싶은것 보면 제 맘이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것은 아닌듯도 합니다. ㅎㅎ

책먹는냥이 2008-07-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에서 함민복시인의 부상소식을 듣고 멍~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함민복시인의 시입니다.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이 시 말고도 참 좋은 시 많지요. <눈물은 왜 짠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로 시작되는 <꽃>도 좋지요.

더구나 함시인은 학교 선배라서 다쳤다는 소식을 들으니, 천불이 팍팍, 솟습니다.
괜찮겠지요?

바람돌이 2008-07-05 11:12   좋아요 0 | URL
시라는게 그렇긴 하지만 함민복시인의 시는 정말 그 사람이 팍팍 떠오르는 시들이죠. 괜찮으시겠죠? 괜찮아야 하고요.

서재지기 2008-07-0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바람돌이님 서재지기입니다~
이렇게 불쑥 댓글을 드리는 이유는 한 가지 여쭐 말씀이 있어서요.
지금 쓰신 이 글이 마이리뷰인데 이상하게도 별졈이 나오지가 않는데요. 저희가 시스템상 별점이 체크되지 않으면 글이 저장되지 않도록 설정해 두었는데 간혹 이런 일이 있더군요.
혹시 어떤 절차로 글을 작성하셨는지, 작성시 별점은 체크하셨는지 문의드립니다~

바람돌이 2008-07-07 10:46   좋아요 0 | URL
어! 그러고 보니 별점이 없네요.
근데 저 분명히 별점 넣었었어요. 왜 기억하냐면 별점 넣을때 네개로 할까 5개로할까 고민을 좀 했었거든요. 그리고는 4개로 결정했었는데...
리뷰는 제 서재에서 왼편 쓰기 메뉴 - 책 검색 - 별점 - 글 -저장 이런 순서였는데요. 쓰면서 중간에 임시저장 한 번 했던 것 같아요.

chika 2008-07-1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평점이 배꼽이면 서재지기님이 방문을 하시는거였군요;;;

그나저나 숙소는 해결하셨삼?;;;

바람돌이 2008-07-11 11:04   좋아요 0 | URL
잊어먹고 있다가 좀전에 저놈의 평점 고쳐달았어요. ㅎㅎ
안그래도 치카님 서재로 갈려고 했는데...
소개해주신 펜션에 2박 잡았고요. 나머지 1박은 아직 못정했어요. 빨리 정해야 되는데 요즘 정말 눈코뜰새가 없다보니.... ㅎㅎ
1박은 굳이 바닷가가 아니어도 될 듯해서 어찌 되겠지 싶어요.
그래도 치카님 덕분에 많이 고민 안하고 바로 해결했답니다. 고마울따름... ^^

chika 2008-07-1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이예요. 하늘땅물벗,은 곽지해수욕장 바로 앞이고 꽤 괜찮다고 얘기들었거든요. 이름을 좀 팔아먹을 수 있는 직원이 지금 여기 없어서 더 큰 도움을 못 줘서 죄송하네요.
해비치는 한다리 건너서 알아봐야하는데, 그쪽이 좀 바빠서 연락이 좀 그렇네요.
휴가 즐겁게 지내시길...얼마 안남았네요? ㅎㅎ

바람돌이 2008-07-17 13:34   좋아요 0 | URL
덕분에요. 제가 예약을 너무 늦게 한 바람에 바닷가를 구할 수 있었던것만으로도 감지덕지랍니다. ^^ 그리고 해비치는 좀 지나치게 럭셔리해요. 거기선 떠들면 안될 것 같던데요. ㅎㅎ 그냥 중산간쪽에서 하루는 잘려고요. 아이들과 주변 오름도 한번쯤 등반하려고 예약했어요. 신경써주셔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