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르노는 예상한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도시였다.
체코에서 브르노는 제2의 도시이자 교육도시로 젊은이들이 많단다.
그리고 파격적인 거리 예술품들이 논란을 자주 일으키는 도시란다.
브르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거리의 조각품들이다.
힙한 감성이 넘쳐나는 거리는 그런 예술에서 나온다는 느낌이 물씬했다.

사진 1번 겸손이라는 작품이다. 이런 류의 조각은 곳곳에 널려있다.

사진 2번 지나가다 본 어느 집 문고리와 그 옆의 낙서

사진 3번 성당에서 마주보이는 집 다락방 같은 곳의 심상치 않은 그림

사진 4번 모짜르트가 11살 때 공연한 레두타극장앞 모짜르트 동상. 얼굴은 어른인데 몸은 어린 아이다. 심지어 날개는 그의 불행했던 운명을 상징하며 한개 뿐이다. 수많은 모짜르트나 옛 인물의 조각상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동상이다.

사진 5번 천문시계. 로켓같이 생겼는데 시계란다. 그럼 시간은 어디에 표시했어? 없다. 그냥 시계라고 우긴다. 낮시간 어디쯤 시간을 알리는 구슬이 나오니까 가져가라는데 언제 나오는지도 모르고 그걸 진짜로 주웠다는 사람도 없다. 작가가 시계라고 우기니까 브르노 사람들도 그냥 먹어주기로 했단다. ㅎㅎ

사진 6번 법원 앞의 정의. 정의의 여신보다 더 실감나지 않나? 정의는 무거운 것이다. 그걸 어찌보면 가뿐하게 드는듯이 보이는 것도 정의의 다른 측면일수도 있겠다

사진 7번 요쉬트 후작 기마상. 불균형한 이 작품의 묘미는 저 다리 아래로 들어가야 보인다. 사진 8번이 요쉬트후작 기마상 아래에서 말머리쪽으로 본 모습이다. 우리도 낄낄거리며 웃고 있는데 서양인 할머니들이 배를 잡고 웃는다.

사진 9번과 10번
요쉬트후작 기마상 뒤로 고풍스러운 건물이 하나 있다. 모라비아 갤러리다. 시간이 남아돌아 들어갔다가(공짜다) 의외로 현대적인 내부와 힙한 전시에 깜짝 놀랐다

이 곳에 무려 루벤스의 메두사가 있다.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미술관직원분께 물어봤다. 이거 모조품이냐고. 그런데 진품이란다. 그걸 별 광고도 없이 이렇게 두는구나. 그런데 중요한건 루벤스가 아니라 루벤스의 메두사 바로 앞에 그려진 카툰이다. 시진 10번의 카툰은 루벤스의 메두사 바로 앞에 있다. 현대의 괴물 링의 사다코, 프레디, 스크림 등 현대 공포영화 캐릭터들에 깜짝 놀라 쫒겨가는 메두사라니... 이런 발칙함 너무 좋다. 혹시라도 누가 브르노에 간다면 모라비아 미술관 강추한다.

사진 11 너무 쬐끄매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야 한다. 거리 높은 곳의 시계위에 간절한 자세로 앉아있는 기다리는 아담이다. 이브를 기다릴수도 있고 어쩌면 나를 기다렸을수도....나를 기다리는 사람을 찾는건 어쩌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기다리지 않나? 그런 기다림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간절하다. 그렇게 나는 간절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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