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미스 나이팅게일은 그를 바라보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걸 깨달았다. 그 미스터리 자체가 경이였다. 그녀는 거기서 아무런 권리가 없었다. 인간의 나약함이 사랑과, 혹은 천재가 가져다주는 아름다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이해하는 데만 너무 골몰했으니까. 균형이 이루어졌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 P17
장애인을 그리워할 사람도, 호젓한 곳을 찾아올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일 그 여자는 페인트칠 값을 치를 것이다. 내일 그들은 다시 여행길에 오를 것이다. - P42
결국 죽음의 드라마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고통은 낭만의 수의를 입기엔 너무 둔감하다는 걸 자신은 알고 있었다는 것도 고백하지 않을 것이다. 용기가 그 별것 아닌 일에 마법을 걸 수도 있었으나, 기상대방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우스꽝스러운 것이 되어버린다. - P153
그는 기다렸다. 왜 기다리는지,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채 기다렸다. 그가 붓을 씻고 아침을 위해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내는 소리만이 밤의 정적을 깼다. 물감은 말랐고, 그는 전등을 하나만 남기고 다끈 후 다시 그림에 시선을 돌리고 자신의 천사들의 완전함을 보았다. 그가 침대에 누웠을 때 정적을 깨는 바스락거림은 없었고, 그의 살결을 더듬는 손길도 없었다. 그는 잠을 자면서도 여전히 기다렸지만, 꿈속에서 오직 천사들만이 자신에게 위안이 되어준다는 걸 알았다. - P176
그 편지는 소중했고, 그녀는 편지를 그가 접은 그대로 다시 접어서간직해두었다. 그녀가 답장을 할 수 없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돌아왔던 것이다. - P190
밤이 되면 연민이 그녀를 침묵하게 만드는 사랑에 도전장을 내밀며 예전처럼 예상된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고 주제넘게 나섰다. 그래도 연민을 버릴 수가없었다. - P201
끝나지 않았다. 기억이 허락하지 않을 테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점잖게 사라지지 않고 악마들을 풀어놓는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고, 그녀는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 P202
"우린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는 자신을 잘 몰라요." 메리 벨라가 긴침묵을 깼다. "우리가 뭘 할 수 있고 결국 할 수 없는지, 무엇이 우리를계속 괴롭히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 경계가 너무 모호해요."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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