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고? 왜 이집트 문자, 아라비아 문자, 아비시니아 문자, 촉토 문자를 썼냐는 거냐? 흠, 바람이 무슨 언어로 말을 할까?
우는 어느 나라 출신일까? 비는 또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 번개는무슨 색깔이지? 한바탕 울리고 잦아든 천둥은 어디로 갈까? 얘들아, 세인트 엘모의 불을 끄고, 장난꾸러기 고양이처럼 지구 곳곳을뛰어다니는 푸른빛 덩어리에 마법을 걸려면, 그 어떤 말도 통할 수있도록 준비해둬야 해. 이건 세상에서 유일한 피뢰침이야. 모든 언어와 목소리와 표식을 아우르며 폭풍우 소리를 듣고 느끼고 알고대꾸할 수 있지. 다른 나라에서 요란하게 고함치는 천둥이 넘어와도 이 피뢰침이라면 부드럽게 타이를 수 있다고!" - P19

10월의 그주, 둘은 하룻밤 새 훌쩍 자라 다시는 소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 P12

바깥세상에서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지만 이 특별한 밤.
종이와 가죽을 벽돌처럼 쌓아올린 이 땅에서는 언제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잘 들어보면, 개마저 귀를 막을 만큼 날카로운 소리로 일만 군중이 내지르는 비명이 들렸다. 백만 부대가 대포를 나르는 소리와 단두대 날을 예리하게 가는 소리, 중국인들이사열종대로 끝없이 행진하는 소리도 들렸다. 눈에 보이지도 귀에들리지도 않지만, 짐과 윌은 말뿐 아니라 눈과 코의 감각도 타고났다. 도서관은 머나먼 나라에서 온 향신료의 정제 공장이자, 외국의사막이 편히 잠든 곳이었다.  - P25

‘다크 씨가 저 괴물 무리를 이끄는 걸까, 아니면 괴물들이 다크씨 피부에 올라타서 끌고 다니는 걸까?‘ 윌은 문득 궁금해졌다. - P132

"그럼 지금부터는 생각을 달리 해보렴. 마을에서 제일 행복한표정으로 제일 크게 웃던 사람이 실은 제일 무거운 죄를 짊어진 사람일 수 있단다. 웃음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거든. 그 명암을 가려낼 줄 알아야 해. 유독 목청 크고 호쾌하게 웃는 사람은 스스로를감추기 위해 그러는 걸 수 있어 웃음으로 죄의식을 씻어내려는 거지. 하지만 인간이란 죄 짓기를 즐기기도 한단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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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05: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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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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