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니커폴스대회에 참석한 여성과 남성 약 300명 사이에서 유일하게 큰 논란을 불러온 내용은 여성의 선거권 문제였다. 참정권 결의안만이 만장일치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 P95

 하지만 백인 중간계급 여성의 딜레마에 대한 자각으로 철두철미하게 응집된 세니커폴스 선언은 남부와 북부 모두에 있는 흑인 여성들의 처지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백인 노동계급 여성의 곤경 역시 거의 외면했다. 그러니까 세니커폴스 선언은 이 문서의 성안자들이 속한 사회계급 밖에 있는 여성들의 상황은 도외시한 채 여성들의 여건을 분석했던것이다. - P99

트루스는 네 번에 걸쳐 "나는 여자가 아닌가요?"라는 질문을반복하면서 새로운 여성운동의 계급 편향과 인종주의를 폭로했다.  - P112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근거로 노예제에 반대하던 가장 급진적인 백인 폐지론자들조차도 급성장중인 북부의 자본주의 역시 억압적인 시스템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들은 노예제를 구태의연하게 정의를 거역한, 혐오스럽고 비인도적인제도로 여겼지만 북부의 백인 노동자들이 누리는 ‘자유로운‘
노동자라는 신분 역시 남부의 노예화된 ‘노동자‘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두 집단 모두 경제적 착취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윌리엄 로이드 개리슨처럼 전투적인 인물도 임금노동자의 조직결성권을 격렬하게 반대했다. 「리버레이터」창간호에는 정당을 결성하려는 보스턴노동자들을 규탄하는 기사가 실렸다. - P114

 대다수 노예제 폐지론자들은 노예제를 제거해야 할 고약한 오점으로 바라보았고, 대다수 여성 권익 운동가들은 남성우월주의를 이와 비슷하게, 그러니까 그것만 없으면 만족스러워질 사회의 비도덕적인 결함으로 바라보았다. - P115

북부 자체가 인종주의에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 전에는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해도 1863년 폭도들의 폭력 행위는 흑인에 대한 적개심이 깊고 넓으며 목숨을 앗아갈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남부가 노예제를 독점했어도 혼자서 인종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 P117

전쟁은 남부의 그릇된 엄살처럼 인종전쟁이, 분파전쟁이, 정당의 전쟁이 아니라 원칙들의 전쟁, 백이든 흑이든 노동계급을 대상으로 한 전쟁입니다. (…) 이 전쟁에서 흑인은 최초의 피해자였고, 어떤 색이든 노동자가 그 두 번째요, 이제는노동의 권리, 자유로운 발언, 자유로운 학교, 자유로운 참정권, 자유로운 정부를 옹호하는 모두가 (…) 이것들을 지키기위해 전투를 벌이지 않으면 이들과 함께, 두 세기 동안 흑인들을 전쟁포로로 잡아두었던 것과 동일한 폭력의 피해자로 전락할 상황입니다. - P118

남북전쟁 이후는 남부의 흑인에게는 비상사태였다. 흑인참정권에 대한 프레더릭 더글러스의 주장의 바탕에는 투표권이 긴급 대응 수단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공화당 내에서 투표권이 갖는 잠재적 힘에 대해 그가 순진했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그는 흑인 참정권 문제를 정치적 게임처럼 취급하지 않았다. 더글러스에게 투표권은 남부에서 공화당 헤게모니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생존 수단이었다. 숱한 자기 인종 사람들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수단. - P135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수정헌법 제15조의 통과를 "우리가 하려는 요구의 절반의 성취" 이자 "성별 제한 없이 동일하게 신성한 권리를 보장하는더 나아간 수정안을 얻어낼 우리의 에너지"를 촉진하기 위한발판으로 바라보았다.  - P138

그리고 새로운 흑인 투표권을 토대로 남부에서 급진적인 재건이 이루어진 10년은 옛 노예들에게도 가난한 백인들에도 유례를 찾을수 없는 진보가 이루어진 시기였다.  - P142

북부의 자본가들이 남부에서 헤게모니를 잡은 뒤―자본가의이익을 대변하던ㅡ공화당은 남부 흑인들의 선거권을 체계적으로 박탈하는 작업에 가담했다.  - P142

평등권협회 내 흑인 참정권을 둘러싼 논란의 진정한 비극은 참정권이 흑인들에게 거의 만병통치약 같은 역할을 하리라는 더글러스의 입장이, 어쩌면 여성참정권에대한 페미니스트들의 인종주의적 완고함을 부추겼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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