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안 하겠다고?"
"안 하는 편을 택한다고요." - P41

 내가 최초로느꼈던 감정은 순전한 우울과 진심 어린 동정심이었다. 그러나 바틀비의쓸쓸함이 내 상상 속에서 점점 커져갈수록, 그만큼 바로 그 우울은 두려움으로, 그 동정심은 혐오감으로 녹아들었다. 비참함에 대한 생각이나 비참한 광경은 어느 선까지는 우리에게 가장 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몇몇 특별한 경우 그 선을 넘어서면 그렇지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동시에 끔찍한 진실이다. 그 이유가 예외 없이 인간의 마음이 선천적으로 이기적인 탓이라고 단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오히려그것은 과도한 구조적 악을 고칠 희망이 없다는 데 기인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에게 동정심은 때로 고통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동정심이 효과적인 구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상식은 영혼에게 동정심을 떨치라고 명한다. 그날 아침에 본 것으로 인해 나는 그 필경사가 선천적 - P50

 핵심은, 그가 나를 떠나리라는 가정을 내가 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그렇게 하는 편을 택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는 가정보다는 선택과 관계있는 사람이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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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9-21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읽었어요. 흥미롭게 읽었죠.
읽은 책이 나올 땐 댓글로 흔적을 남겨 쥐야 해요... 하하~~

바람돌이 2022-09-22 13:33   좋아요 1 | URL
처음에 다읽고는 좀 황당해했다가 다시 읽으면서는 이거 뭔가 좀 굉장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햇다가 뭐 그러고 있습니다. 어쨌든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에요. ^^ 페크님의 흔적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