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암흑을 휘젓고,
그림자들을 흐트러뜨리고, 유령들을 소환하는 일이다.
허공에 질문을 하고, 잃어버린 메아리들에 귀 기울이는일이다. - P32

인종차별이 절정에 달하던 1950년대에 비비안 마이어는 흑인, 히스패닉계 사람들의 사진을 찍었다. 소외된사람들, 주변인들, 버려진 사람들, 상처 입은 사람들, 부서진 사람들의 사진을. 그리고 작품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셀 수없이 많은 그 자화상 사진들에 대해서는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녀는 당혹스러운 존재-부재 속에서 육체 혹은 얼굴의 파편들을 드러내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레임 안 그리고 어긋나고 중심에서 벗어난 프레임 밖이, 그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은유처럼,
주제의 해체와 소멸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것과 같은 무에 대한 보잘것없는 저항이다. - P33

자유롭고 대담하고 삶의 광경들이 가득한, 그리고 겸손하면서도 당당한 이 작품들을 만들어낸 여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정점에 달한 감수성과 깊이를알 수 없는 생경한 방식 뒤에, 기묘함과 지나치게 이넓은 옷들 뒤에 고독이 숨겨져 있다. 유모라는 사회적조건과 두려움 가득했던 가정사가 초래한 유폐된 삶을초월하는 힘. - P39

나중에 일자리를 얻어 고용주의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비비안은 딱 하나의 요구 사항을 제시한다. 자기 방문에 자물쇠를 달아달라는 것이었다. 자기 집이 아닌 곳에서 내밀함과 사적인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 P88

그녀의 사진 작업에는 나이 든 여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무엇도 우연히 찍히지 않는다. 예술가는 자신의머릿속에 맴도는 것,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것, 자신을 관통하고 찢어놓는 것을 추적하는 법이다. 그것 말고는 없다. 비비안 마이어는 무엇보다 예술가였다. 그녀가 그렇게 주장한 적이 없었어도 말이다.  - P126

어떤 이유로도, 추하고 절망스러운 유기의 장면들이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작업에 관음증은 존재하지않는다. 그렇게 얼굴에서, 몸짓에서, 세부에서 한 사람의 삶 전체의 전개를 몇 초 만에 알아보려면 스스로 많은 경험을 해야, 존재의 어려움을 알아야 한다. - P132

는 것이 된다. 인생에서 자양분을 제공받은 작품은 인생보다 더 위대하다. 내가 문학을 보는 방식도 이와 같다.
황금 같은 단어들이 평범한 여행을 시베리아 횡단 여행으로 변모시킨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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